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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서지현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런 경우는 그녀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지난 18년 동안 그녀는 하수구의 쥐처럼 살았고, 주동적으로 사람을 해치지는 않았지만, 때로는 이익과 자기 보호를 위해 무언가를 팔아야 했다.

예를 들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의식이다.

정상적인 사람이 칼에 찔린 유찬혁을 만났더라면 첫 번째 반응은 바로 경찰에 신고하여 병원에 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가 죽는 것을 볼 수 없었지만,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도 않았다.

유찬혁을 끌고 와서 붕대를 감아 주고 출혈 과다로 길거리에서 죽지 않게 하는 것이 이미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서지현은 심장이 쿵쾅거리며 잠시 멍하니 있었다. 갑자기 그녀의 머릿속에 사악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 돌아서서 문을 잠그고 그 사람이 그 안에서 죽도록 내버려둘 수도 있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밖으로 끌고 나가 어딘가로 던지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서지현은 자기 자신에게 놀라 그 사악한 생각이 머리를 점령하고 있을 때 갑자기 혼자서 뺨을 두 번 세게 때렸다.

한참 후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두 손을 떨면서 유찬혁을 향해 걸어갔다.

먼저 그가 숨을 쉬고 있는지 체크해 봤는데 다행히 없는 것은 아니고 미약했다.

서지현은 돈이 들어 있는 철제 상자를 찾아내고 유찬혁을 자신의 몸에 업히려고 시도했다.

그녀는 나이가 어리고 몸집이 가늘어서 몇 번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그녀는 밖으로 뛰어나가 도움을 청했다.

지하실에 있는 모든 방을 두드렸지만 여기 사는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어려움이 있어서 그녀를 돕고 싶어 하지 않았다. 집시 할머니는 그녀를 약간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 사람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했잖아! 네가 이 사람을 병원에 데려간다면 우리는 모두 끝장이야!”

“할머니!”

서지현도 마음이 급해서 소리를 질렀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좀 도와주면 안 돼요?”

“이러다 경찰까지 부르겠어! 죽고 싶으면 너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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