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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서지현은 입을 꾹 다물고 경직된 사지를 약간 떨면서 잠시 그 경찰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그의 눈을 피했다.

낯이 익은데...

아마도 이 경찰관은 자주 달동네를 돌아다니며 집시들을 도둑처럼 노려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서지현의 용모는 사람들로 하여금 잊지 못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큰 눈을 껌벅이었다. 평소에는 머리가 빨리 돌아갔는데 지금은 정신이 딴 데 가 있다.

그러나 어깨의 힘이 갑자기 세지더니 곧이어 남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낯익은 얼굴인가요?”

나석진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더 꼭 끌어안았다.

“저와 제 약혼녀는 직업이 모두 배우예요. 우린 같은 영화에도 출연했어요!”

경찰은 눈살을 찌푸리며 반신반의했다.

“저희 쪽에서도 일부분 영어로 번역되어 해외에서 방영되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래서 경찰관님께서는 제 약혼녀가 낯이 익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자주 대중 앞에 나서는 스타이기 때문에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래요...”

경찰은 잠시 망설이다가 여권을 나석진에게 돌려주고 마지막으로 서지현을 한 번 더 보았다.

그는 아직도 그다지 믿지 않았지만 부하가 그의 귓가에 몇 마디 말을 속삭였다.

“나석진 씨는 사모님의 사촌오빠로서 남양 배경을 가지고 있어 보통 신분이 아닙니다.”

경찰은 즉시 얼굴을 바꾸고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나석진은 예의 바른 미소를 잃지 않았고 서지현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오랫동안 놓지 않았다.

몇 명의 경찰이 떠날 때까지 서지현의 그 텅 빈 머리는 여전히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두려움이 없었고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던 보호받는 따뜻함이 있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그녀의 세계에 들어온 남자는 나석진이 처음이었다.

예전에 그녀는 경찰을 마주할 때면 늘 길을 잃은 쥐처럼 허겁지겁 도망쳤다.

그런데 오늘 그녀는 뜻밖에도 당당하게 경찰과 마주 서 있었고 당당하게 한 남자의 보호를 받았다.

경찰이 그녀의 신분증을 조사하려고 하자, 그의 곁에 있던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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