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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김유정은 순간 흠칫했다. 강서연과 두 눈이 마주친 순간 저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지금까지 봤던 다정하고 부드러운 눈빛이 아니라 날카롭기 그지없었고 얼굴에 지어진 미소도 복잡미묘했다.

이 모습은... 최연준과 어딘가 닮아있었다.

김유정은 정신을 가다듬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

“허, 언니를 부르지 않으면 누굴 불렀겠어요? 저한테 새언니가 몇이나 된다고.”

“행정부 매니저가 됐다면서요?”

강서연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묻자 김유정은 멈칫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 행정부는 아주 중요한 부서예요. 그런 부서의 매니저라면 회사의 제도와 규정을 잘 따라야죠. 여긴 회사지, 집이 아니에요.”

강서연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

“날 부르는 호칭이 너무 버릇없는 거 아닌가요?”

“당신...”

김유정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속으로는 내키지 않았지만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강서연의 말이 구구절절 일리가 있으니 말이다. 다만 강서연이 호칭을 문제 삼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회사에서 김자옥을 고모라고 불러도 김자옥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김유정에게 쏠렸고 뭔가 수군거리는 것 같았다.

뒤에 서 있던 이효연이 심드렁한 얼굴로 비웃었다.

“매니저님, 갑자기 호칭을 뭐라 할지 모르겠다면 저희처럼 사모님이라고 불러요.”

김유정은 그녀를 째려보기만 할 뿐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사모님이라는 호칭도 좀 아닌 것 같아요.”

이효연이 차갑게 웃었다.

“직급으로 따진다면 매니저님은 사모님을 이사님이라고 불러야 해요.”

강서연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한참 후에야 불만이 가득한 ‘이사님’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사님.”

김유정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회의를 시작하셔야죠.”

“그래요?”

강서연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세팅이 채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해요?”

김유정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회의실 세팅은 이미 다 마쳤는데요?”

강서연의 시선이 테이블 위의 명찰에 머물렀다.

김유정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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