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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임산부가 잘해봤자 얼마나 잘하겠는가? 과실을 찾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

김유정이 정신을 가다듬고 가볍게 웃었다.

“맞아요, 엄마. 아직 앞길이 구만리잖아요. 강서연이 쭉 잘 풀릴 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너 어찌할 생각이야?”

손미현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유정아, 지금은 절대 걔랑 등을 돌려선 안 돼. 알았어? 먼저 고분고분한 척했다가 강서연과 최연준이 경계심을 늦춘 다음에...”

“알았어요. 저 다 알아요.”

김유정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엄마는 늘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게 문제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

처음부터 강서연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앞으로의 날들이 아마 더 힘들어질 것이다.

...

며칠 후, 강서연은 김중 그룹의 맨 꼭대기 층 회의실에 제시간에 도착했다.

오늘은 패션 프로젝트의 정례회의 날이자 그녀가 프로젝트 팀원들과 만나는 날이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질 생각만 하면 강서연은 온몸에 힘이 샘솟는 것 같았다. 배를 만지는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 배 속의 아이도 엄마의 기쁜 마음을 느꼈는지 발을 내밀며 응원을 보냈다.

“걱정하지 마. 엄마가 너무 힘들게 일하지는 않을게.”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얌전하게 잘 있어. 몇 달 후에 엄마가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다음에 그때 만나자, 응?”

“사모님, 계속 밖에 서 있을 거예요?”

이효연이 뒤에서 다가와 히죽 웃었다.

“회의 곧 시작해요. 얼른 들어가요.”

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인 후 자신만만하게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곳은 김중 그룹에서 가장 큰 회의실이었는데 아주 성대하게 세팅되어 있었다. 각 측 대표들이 참석했고 몇몇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도 함께 자리했다.

이효연은 자료를 강서연에게 건네며 낮은 목소리로 소개했다.

“이쪽은 패션 브랜드의 대표들이고 저쪽은 우리 사람들입니다... 사모님은 가운데 자리에 앉으시면 돼요. 테이블에 명찰이 있는데 사모님의 직함은 이사입니다...”

강서연이 고개를 들었다.

‘가운데?’

그녀가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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