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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손미현은 정신을 차리고 목청을 가다듬은 후 다가가 천천히 말했다.

“연준아, 가족끼리 얼굴을 붉혀서야 하겠어? 아무튼 이 주문은 남에게 줄 수는 없는 거잖아. 너 평소에도 무척이나 바쁠 텐데 우리 손 잡는 건 어때? 수익은 5대 5로 하고. 네가 절대 밑지는 일은 없을 거야.”

최연준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보며 웃었다.

“이건 꽤 괜찮은 방법인 것 같네요.”

손미현의 두 눈이 반짝이더니 안색도 다시 환해졌다.

“하지만 5대 5는 동의할 수 없어요.”

최연준이 싸늘하게 말했다. 손미현은 잠깐 생각하다가 헛웃음을 지었다. 이익 배당 얘기까지 나왔다는 건 호전의 조짐이 보인다는 뜻이다.

“허, 그럼 연준이 너는...”

“외숙모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손을 잡는 형식은 아니에요. 이 프로젝트는 담당자가 따로 있으니 담당자가 시키는 일만 하면 돼요.”

“뭐라고?”

손미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니까.”

최연준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면 와서 시키는 일을 해요. 다른 건 논의할 필요도 없어요.”

...

손미현과 김유정이 비틀거리며 별장 대문을 걸어 나왔다.

더운 날씨였지만 두 사람의 낯빛은 백지장처럼 새하얬고 식은땀까지 뻘뻘 흘렸다.

최연준은 그들에게 그 어떤 기회도 주지 않았다. 주문에 대해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았고 참여하고 싶다면 자세까지 낮추라고 했다.

손미현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입술을 어찌나 꽉 깨물었는지 피가 다 날 지경이었다.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심호흡을 여러 번 했다.

“엄마, 인제 어떡해요?”

김유정이 조급하게 물었다.

“집에 돌아가서 그 바보에게 이 일을 해결하라고 할까요?”

“소용없어.”

손미현은 최연준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최연준은 김자옥과 그야말로 판박이였다. 마음을 굳게 먹으면 가족이고 뭐고 눈에 뵈는 게 없다. 김성주가 아니라 김씨 가문 영감이 나선다고 해도 최연준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그... 그럼 그냥 이렇게 받아들여야 한다고요?”

김유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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