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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최연준은 어색하게 웃으며 얼른 풀어주고 다시 강서연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서연아, 또 다른 반응은 없어?”

“글쎄...”

강서연이 다시 기억을 돌이켜보며 고개를 저었다.

“없는 것 같아요.”

“휴!”

최연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긴장한 얼굴에는 마침내 한 가닥 미소가 드러났다.

“없으니 다행이야!”

“네?”

“내 말은...”

최연준은 눈썹을 움직였다.

“반응이 없으면 임신이 아니잖아!”

“그렇게 단정 지을 수도 없어요.”

신석훈은 금테 안경을 밀면서 전문가의 모습으로 설명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서 임신 반응도 똑같지는 않아요. 어떤 사람은 많이 먹고 많이 자고 구토 반응이 없어요.”

“석훈 씨.”

최연준은 그를 째려보았다.

“오늘 말이 너무 많네요.”

신석훈은 어이가 없어 제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사실 최연준의 마음은 극도로 모순적이었다. 어른들의 입을 틀어막을 아이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과 강서연과의 둘만의 시간을 아이가 방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했다.

특히 꿈에서 나온 아기를 생각하면... 그는 더욱 마음이 답답해졌다.

유찬혁은 그가 심각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기 시작했다.

“연준 씨, 이렇게 합시다.”

신석훈이 제안했다.

“이따가 주변 약국에 가서 서연 씨에게 임신 테스트기를 사다 주고 내일 아침에 내 진료소에 오세요. 내가 자세히 검사해 볼게요.”

“맞아요.”

유찬혁도 찬성했다.

“우리가 여기서 함부로 추측하는 것도 방법이 아니니 그래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어요.”

“나는... 아닌 것 같아.”

최연준은 두 번의 기침을 하며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이미 당황하고 있었다.

한 명이 더 나타나 아내를 두고 싸우고 싶지 않았다!

유찬혁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웃었고 신석훈과 함께 에덴을 떠났고 그들 둘은 상가의 길목에서 헤어졌다.

신석훈은 진료소에서 야간 근무를 해야 해서 인사를 하고 사람들 틈으로 사라졌다. 유찬혁이 시계를 보니 저녁 8시가 조금 넘었을 뿐이고 상가가 한창 떠들썩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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