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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그때 곽보미가 나서서 호통쳤다.

“두 사람 약 잘못 먹었어요?”

나석진과 유찬혁은 일제히 그녀를 쳐다보며 뭐라 얘기하려다가 다시 눈짓을 주고받고는 꾹 참았다. 이런 상황에 누가 먼저 입을 열었다간 괜히 불똥이 더 튈 게 뻔했다.

“됐어요. 여기서 그만 싸워요.”

곽보미는 두 사람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면서 손을 흔들었다.

“얼른 가요, 얼른.”

“알았어요.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요.”

나석진이 한발 먼저 그녀 옆에 섰다. 그 모습에 유찬혁은 잠깐 멈칫했다.

‘난 왜 하필 이럴 때 반응이 이렇게 늦은 거야?’

“보미야, 내가 데려다줄게.”

유찬혁이 웃으며 말했다.

“경찰서에서 밤새 고생하느라 아침도 못 먹었잖아. 일단 아침부터 먹으러 가자... 학교 앞에 있던 그 죽집 어때? 네가 예전에 좋아했잖아.”

나석진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유치하긴. 지금 두 사람의 추억으로 날 이기겠다, 이거지?’

“변호사님은 아무래도 먼저 사무실로 가서 에이스 변호사의 이미지부터 회복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어쨌거나 변호사 바닥이 그리 큰 것도 아니고 어젯밤의 위대한 공적이 한순간에 쫙 퍼져나가면 어떡해요?”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유찬혁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변호사 업계는 연예계와 달라서 이깟 작은 일은 크게 문제 삼지 않아요. 허, 다들 바쁘고 또 머리를 써야 돈을 벌거든요. 누구처럼 얼굴만 믿는 게 아니라.”

“네, 그렇군요.”

나석진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바쁘신 분이니 보미 씨는 제가 데려다줄게요. 보미 씨와 먼저 호텔에 가서 뭐 좀 먹으면서... 대본에 관한 것도 상의 좀 하고요.”

“아 참!”

곽보미도 그제야 문득 떠올랐다.

“보충해야 할 신이 있다고 얘기했었죠? 하지만 어떤 앵글로 할지, 어떻게 편집할지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럼 천천히 생각해요.”

나석진이 우쭐거리며 웃었다.

“어차피 오늘 스케줄도 없어서 종일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

“석진 씨, 아무리 그래도...”

유찬혁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석진은 곽보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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