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22화

분위기가 갑자기 무르익었고 주변의 공기마저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주아의 귀여운 얼굴이 화려한 불빛 아래에서 색다르게 보였다.

유찬혁의 얼굴은 이미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주아가 가까이 다가가면 자꾸 옆으로 피한 바람에 몸이 기울다 못해 더는 피할 곳이 없었다.

“주... 주아 씨.”

유찬혁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제발 진정 좀 하면 안 돼요? 진정해요...”

주아는 그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갑자기 자세를 고쳐 앉고 시무룩한 얼굴로 술을 마시며 툴툴거렸다.

“정말 재미없네요.”

유찬혁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뭘 그렇게 긴장해요? 내가 뭐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요?”

주아가 피식 웃었다.

오늘 그녀는 몸에 붙는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어두운 레드 톤에 수놓아진 큼지막한 금색 꽃이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옷깃에 풀어놓은 단추 사이로 하얗고 기다란 목이 드러났고 가끔 쇄골이 보일 듯 말 듯 했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고혹적이었다.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유찬혁의 모습만 보면 주아는 웃음이 새어 나왔다.

“방금 그건 다른 새 작품의 한 신인데 어때요? 오케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게...”

유찬혁은 말을 잇지 못했다.

“거짓말 아니에요. 이것 봐요, 아직 촬영 때 입던 옷도 갈아입지 않았잖아요. 이따가 다른 신도 촬영하러 가야 해요.”

“그래요.”

유찬혁이 멋쩍게 고개를 끄덕였다.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랄게요.”

주아가 사랑스럽게 눈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녀도 유찬혁의 마음속에 아직 곽보미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단지 성설연에게 속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은 것뿐이다.

평소 예리하던 변호사도 사랑 앞에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러니 사랑이라는 감정은 절대 쉽게 건드려서는 안 되고 일단 건드리게 되면 푹 빠져 헤어 나올 수 없게 된다.

주아는 어깨를 들먹였다. 유찬혁에게 호감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사랑보다는 일이 더 좋았다. 그리고 그녀가 남자를 고르는 기준은 돈이 많고 얼굴도 잘생긴 건 물론이고 무엇보다 마음에 담아둔 사람이 없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