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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그와 같은 재벌 집 남자라면 밖에 다른 여자가 있고 또 혼외 자식이 있는 것도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그나저나 정재 아저씨에게 진짜 애가 있다면 어떻게 엄마에게 소개해 주지?’

강서연은 풀이 죽은 모습으로 회를 집어 먹었다. 그런데 최연준의 표정이 어딘가 이상했다.

그는 임수정을 보며 어두운 목소리로 물었다.

“진짜 딸이 있는 게 확실해요?”

“확실하진 않아요.”

임수정이 어깨를 들먹였다.

“아무튼 자기 집 계집애 때문에 저의 병을 치료해 준다고 했어요. 정확히 누구인지는 저도 모르죠.”

최연준은 쿵쾅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강서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얼마 전 강서연과 함께 갤러리에 갔던 때가 떠올랐다. ‘반딧불의 빛’이라는 작품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걸려있었는데 강서연은 어머니의 작품이라고 그에게 자랑했었다.

최연준은 작품의 아래 끝에 문희라고 적혀있는 이름을 발견했다.

“장모님 성함이 문자 희자셔?”

장모님과 알고 지낸 지 오래됐지만 이름을 안 건 그때 처음이었다.

“네.”

강서연이 웃으며 대답했다.

“윤문희예요.”

‘윤문희... 다 성이 윤씨야.’

성남에 남양에서 건너온 약이 있었는데 약병에 아주 정교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강서연의 어머니가 강서연에게 준 나무 상자에 그 무늬가 새겨져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윤정재, 윤문희.

게다가 그 약은 윤제 그룹 계열사인 재희 제약에서 제조한 것이다.

재는 윤정재의 재이고, 희는 그가 사랑했지만 함께 할 수 없었던 여자라면...

최연준은 갑자기 발을 헛디딘 것처럼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머릿속에 온통 이 생각뿐이라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젠 단서도 명확해졌고 확인하는 일만 남았다.

그는 강서연을 집에 데려다준 후 회사에 일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김자옥을 찾으러 부리나케 어진 엔터테인먼트로 달려갔다.

서류 한 뭉치를 들고 복도를 거닐던 김자옥은 마주 향해 오는 최연준과 하마터면 부딪칠 뻔했다.

“최연준, 깜짝 놀랐잖아!”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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