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68화

최연준은 시무룩한 얼굴로 배경원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연준 형.”

배경원은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움찔했다. 지금 이 순간 최연준은 그를 모른 척하고 싶었다.

‘누구세요?’

최연준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그 한마디를 꾹꾹 누르고 마지못해 대답했다.

“응.”

배경원은 그가 왜 이러는지 알 리가 없었다. 임수정은 종업원에게서 같은 머리띠를 건네받고 배경원에게도 하나 건넸다.

잠시 후 드디어 그들 차례가 되었고 네 사람은 한 테이블에 앉았다.

“어쩌다가 만났는데.”

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 드시고 싶은 거 다 시켜요. 제가 쏠게요!”

“그건 안 되죠.”

배경원도 따라 웃었다.

“형수님의 돈을 써서야 하겠어요? 쏴도 제가 쏴야죠.”

그들은 메뉴판을 펼치고 메뉴를 고르기 시작했다. 강서연은 임수정이 밖으로 나온 걸 보고 무척이나 기쁜 마음에 그녀의 손을 잡고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다.

“요즘 많이 좋아졌죠? 병원은 정기적으로 가요? 정재 아저씨가 언제쯤이면 약을 끊을 수 있는지 알려주던가요?”

옅은 미소를 짓는 임수정의 두 눈은 샘물처럼 맑고 반짝였다.

“수정 씨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배경원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요즘 병원에 갈 때도 저와 함께 가요.”

“네.”

강서연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수정 씨가 많이 좋아진 게 경원 씨의 공이 아주 컸네요?”

배경원은 머리를 긁적이며 배시시 웃었다. 최연준의 차가운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쟤는 어릴 적부터 뭘 제대로 한 게 없지만 이 일 하나만은 아주 잘했어.”

“형, 그만 좀 디스해요.”

배경원은 억울하다는 듯 그를 노려보았다.

“제가 형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요. 예전에 형의 감방 동기 역할도 했었잖아요.”

감방 동기라는 소리에 강서연은 박장대소했다. 무슨 말인지 알 리가 없었던 임수정은 막연한 얼굴로 배경원을 쳐다보았다.

“감방 동기요?”

“아주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나중에 천천히 들려줄게요.”

임수정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