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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조금만 더 줘...”

“안 돼요!”

“여보, 조금만.”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이 두 사람의 얘기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다 큰 남자가 애처럼 유치하게 왜 저래...”

“저 여자는 아들을 데리고 나왔나 봐. 하하.”

그들의 수군거리는 소리에 강서연은 웃음을 터트렸다. 최연준은 그녀의 눈치를 힐끗 살피더니 마지막 동물 쿠키 한 조각을 내려놓고 단정하게 앉았다.

번호가 불리는 속도가 여전히 매우 늦었다. 종업원은 손님들에게 머리띠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앞에서 기다리던 한 커플은 이미 머리띠를 하고 있었는데 안에 전구가 반짝거리는 머리띠였다.

해 보고 싶어 안달 나 하는 강서연의 모습에 최연준은 큼지막한 손으로 그녀의 두 눈을 가렸다.

“뭐 하는 거예요?”

“보지 마.”

최연준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달라고도 하지 마.”

‘난 저런 거 죽어도 안 해. 너무 창피해!’

“두 분, 안녕하세요.”

종업원은 두 사람에게도 나눠주었다.

“어떤 스타일 좋아해요? 울트라맨과 몬스터 어때요?”

강서연은 최연준의 손을 떼어내려 애를 썼다. 하지만 최연준은 끄떡없었고 싸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우린 필요 없어요.”

“주세요!”

“안 주셔도 돼요.”

종업원은 멋쩍은지 마른기침을 했다.

“이건 저희 가게에서 드리는 서비스예요. 점장님께서 손님들이 오래 기다리신다고 지루해할까 봐...”

“아무래도 연준 씨의 블랙 카드를 다시 가져와야겠어요.”

이 협박은 그 무엇보다도 효과가 짱이었다. 최연준은 결국 하는 수 없이 손을 내려놓았다. 그에게서 벗어난 강서연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종업원이 건네는 울트라맨과 몬스터 머리띠를 받았다.

“하려면 혼자 해. 난 싫...”

하지만 그가 싫다고 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 차갑고 도도하기만 하던 최연준이 사람들 속에서 줄을 선 것도 모자라 머리에는 몬스터 머리띠까지 하고 앉아있었다.

강서연이 버튼을 누르자 몬스터가 반짝이기 시작했는데 그의 체념한 듯한 표정과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감격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모습에 강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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