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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부상이 있는 몸으로 아직 해외에 있는 수현이 떠올라 윤아의 입가에 웃음이 조금 사라졌다.

“자, 다른 건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하루 종일 비행기 탔더니 배고프지? 음식 거의 다 됐을 거야. 이따가 아무 생각 말고 밥이나 꼭꼭 씹어먹어. 나머지 일은 내일 얘기하자꾸나.”

외국에서 먹었던 것과 달리 저녁은 푸짐하고도 익숙한 냄새를 풍겼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의 맛이 뜻밖에도 윤아에게 아주 익숙한 맛이었다...

윤아는 고개를 들고 이선희와 진태범을 바라봤다. 비록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긴 했지만 서로 떨어져 있었던 시간이 길어 윤아는 조금 쑥스러워하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아버님, 어머님, 혹시 집안의 주방장이 아직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에요?”

이선희는 윤아를 다정하게 바라봤다.

“주방장이 진씨 가문에 오래 일한 것도 있고 우리도 맛에 익숙해져서 안 바꿨어. 왜? 익숙한 맛이 느껴져?”

“네, 엄청 익숙한 맛이네요.”

음식도 익숙하고, 집안의 장식품조차도 변한 것이 없어 5년 전과 거의 똑같게 느껴졌다.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아마... 밥상에 꼬맹이 두 명이 더 생긴 것이다.

두 꼬맹이는 진태범과 이선희 사이에 앉아있었다. 두 사람은 윤아의 질문에 대답한 후 다시 아이들에게 반찬을 집어주기 시작했다.

“자자. 윤이야, 이거 네가 좋아하는 거지? 많이 먹거라.”

“훈이야. 이것도 먹어.”

아이들은 이미 윤아가 돌볼 필요가 없었다. 윤아는 자기 밥만 잘 먹으면 됐다.

저녁 식사 후, 이선희는 윤아에게 말했다.

“방은 원래 너랑 현이가 쓰던 방이야. 도우미가 매일 청소하고 이불도 모두 새것으로 바꿨으니까 바로 그 방을 쓰면 된단다.”

“네.”

“참, 너랑 상의할 일이 있단다.”

이선희는 쑥스러운 듯 윤아를 바라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어머님, 무슨 일이세요?”

“그게 말이다, 너희들이 오늘 하루 종일 피곤했잖니. 그래서 오늘 밤이라도... 윤이랑 훈이를 우리가 데리고 잤으면 하는데, 네 생각은 어떠니? 물론 네 의견이 더 중요하단다. 네가 싫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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