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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집에 돌아온 후에도 이선희는 윤아에게 아주 친절했다.

윤아의 손을 맞잡고 몇 번이고 입술을 달싹였다.

윤아도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지,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서 말을 꺼내기 어려웠다.

두 아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라고 부르지만 윤아는 어머님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어쨌든... 벌써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으니깐.

눈빛이나 표정을 통해 윤아의 생각을 눈치챈 이선희는 손을 뻗어 윤아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살며시 넘긴 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가야, 그동안 밖에서 고생했어.”

이선희의 한마디에 윤아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선희가 어떤 말을 할지 상상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말과 마음속에 있는 털어놓을 수 없는 수많은 억울함에 윤아는 마음이 괴로웠다.

윤아는 어릴 때부터 늘 자신에게 엄마가 있기를 바랐다.

지금 이선희한테 예전에는 없었던 가족 같은 친근감이 있었다.

윤아가 눈시울을 붉히자 이선희도 괴로운 마음에 손을 뻗어 윤아의 얼굴을 만졌다.

“아가야, 괜찮아. 돌아왔으면 됐어. 예전에 현이가 너를 힘들게 했지? 앞으로 어머니가 잘해 줄게.”

어머니?

윤아는 이미 눈앞이 흐릿해져 이선희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어렴풋이 안쓰러운 표정을 한 이선희가 보였다.

문득 이선희가 자신을 가리키는 호칭에 윤아는 어리둥절했다.

‘방금 자신을 어머니라고 한 거야?’

‘그러면... 앞으로도 계속 어머님이라고 불러도 돼?’

윤아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나직하게 말했다.

“저는... 5년이 지났으니 어머님이 저를 미워하실 줄 알았어요.”

“아가야, 그럴리가 있겠니? 넌 내가 너 어릴 때부터 봐온 아이야.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도 알고 있잖니. 네가 떠났을 때 나도 한동안 많이 자책했었어. 너희 둘 사이의 문제를 어머니라는 내가 제때 알아차리지 못하고 제때 해결해 주지 못한 건 내 잘못이지.”

“아니에요.”

윤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눈에 맺혔던 눈물이 순간 실이 끊어진 구슬처럼 뚝뚝 떨어져 하얀 얼굴을 더 청초하게 만들었다.

“어머님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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