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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현아의 목소리가 손쓸 새도 없이 방에 가득 울려 퍼졌다. 윤아가 황급히 핸드폰을 꺼버리려고 했으나 이미 현아의 음성메시지는 자동으로 재생된 이후였다.

윤아:“...”

현아가 급한 업무를 마치고 돌아와 평소처럼 또 사장님 욕이라도 하려는 건 줄 알았는데 아직도 윤아의 일에 관해 얘기할 줄이야.

그때 윤아는 문득 뭔가 떠오른 듯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문을 열어 아무도 없이 텅 비어있는 복도를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연수에게 문을 잘 닫고 나가라 당부했으니 아마 문밖에서 서성이진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조금 전 음성메시지도 듣지 못했겠지.

하지만 그렇다곤 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윤아는 몇 걸음 더 걸어나가 주위를 살핀 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야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바로 전에 현아의 메시지를 삭제하고 그녀에게 한 소리 해줬다.

윤아가 화를 내자 현아는 방금은 너무 흥분해서 그런 거지 다음부터는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눈치 빠르게 사과했다.

윤아와 현아가 한창 문자를 주고받던 그때,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비상계단에는 일남일녀가 서로 마주 본 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성민과 연수 모두 표정이 가관이었는데 성민은 웃던 그대로 경직되었는지 웃는 것도 안 웃는 것도 아닌 괴상한 표정이었고 연수는 눈이며 입이며 동그랗게 커져 계란 하나 정도는 거뜬히 삼킬 것 같았다.

둘은 그렇게 한참 동안 서로를 마주 보며 서 있었다.

일 분 정도 지나자 그나마 진정이 빠른 성민이 먼저 마음을 가다듬고는 말을 꺼냈다.

“저희 아까부터 계속 여기 있었어요?”

연수는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 되물었다.

“네?”

“제 말은 그니까 저 방금 심 비서님 사무실에 간 적 없죠?”

연수:“...”

연수의 표정을 보고서야 성민은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었다. 지금 눈앞의 연수와 자신이 얼떨결에 알면 안 되는 엄청난 비밀을 알아버린 것이다.

잠시 후 성민이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심 비서님 아이 아무래도 저희 대표님 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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