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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어릴 때부터 수현과 윤아는 수많은 냉전을 거쳐왔지만 매번 둘 사이의 얼음을 먼저 깨는 건 수현이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차가운 표정까지는 어찌하지 못하는 듯했지만 말이다.

만약 이때 윤아가 고집스럽게 수현을 모른체 한다면 그는 아마 더 화가 나 이를 바득바득 갈며 그녀와 얘기할 거다.

생각 끝에 윤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제야 얼굴이 좀 펴지는 수현.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윤아와 수현은 어김없이 함께 집을 나섰다. 윤아는 원래 스스로 운전 해서 출근할 생각이었으나 그녀가 차에 타기도 전에 수현이 차를 몰고 스르륵 다가왔다. 이윽고 창문을 내리더니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말하는 수현.

“타.”

생각해 보니 저녁에 함께 모임에 갈 예정이니 윤아도 거절하지 않았다.

둘은 회사로 향하는 차 안에서 한마디도 주고받지 않았고 회사에 도착해서는 각자 갈 길을 갔다.

윤아가 사무실에 들어서고 얼마 안 돼 그의 베프 현아가 보내온 문자를 받았다.

「요즘 어때? 어르신 수술이 미뤄졌단 얘기는 들었어. 그럼 너희 이혼도 뒤로 미뤄졌겠네?」

「응.」

「그럼 수술은 얼마나 미루기로 한 거야?」

「아직 모르겠어. 할머님은 아직 쉬고 계시니 아무래도 할머님 뜻에 따라야겠지.」

「...」

의미심장한 점 세 개. 윤아는 단번에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고 말을 이었다.

「내 걱정은 하지 마. 알아서 잘할게.」

윤아의 문자를 끝으로 한동안 답장이 오지 않았지만 바쁜 일이 있겠거니 하고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침 그때 서류를 한 무더기 들고 나타나는 연수.

“윤아 님.”

연수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윤아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어젯밤 대표님과는 별일 없으셨어요?”

“별일 없었어요.”

“다행이네요.”

연수는 들고 있던 서류들을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어젯밤 연수는 택시에 탄 후 바로 떠나는 대신 밖에서 윤아가 나오기를 기다렸었다. 이윽고 윤아와 수현이 함께 나오는 모습을 봤는데 둘은 곧장 떠나는 대신 길가에서 한참을 대화를 나눴었다. 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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