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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덕분에 방 준비는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윤아가 집사와의 통화를 마치자 때마침 수현의 핸드폰이 울렸다.

유유히 울리는 핸드폰 벨 소리가 차 안에 가득 울려 퍼졌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윤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입가에 머금고 있던 미소가 점차 걷혔다. 그녀는 창문 쪽으로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방금까지 활기가 넘치던 차 안이 삽시에 조용해지며 오직 핸드폰 벨 소리만이 외롭게 울려 퍼졌다.

분위기가바뀐 걸 눈치챈 수현은 곁눈질로 윤아를 슬쩍 보고는 말했다.

“심 공주. 전화 좀 받아줘.”

그의 말에 윤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거절했다.

“직접 받아.”

“나 운전하잖아.”

“차 옆에 세우고 받아.”

수현은 그녀의 말에 실소를 터뜨렸다.

“전화 좀 대신 받아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아니.”

이렇게 된 마당에 윤아도 더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근데 내가 도와주기 싫어.”

수현은 윤아의 막무가내인 모습이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마침 주변에 차를 세울만한 곳이 있어 그는 어쩔 수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차를 세운 수현은 검은 눈동자로 윤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전생에 네 원수지.”

수현은 투덜대며 핸드폰을 꺼내 들어 발신인을 확인했다.

“어머니네.”

수현의 말은 들은 체도 안 하던 윤아가 어머님이라는 말에 몸을 발딱 세우며 물었다.

“그럴리가...”

한참동안 받는 사람이 없는 탓에 전화벨 소리는 자동으로 끊겼다.

수현의 시선은 윤아의 청초한 얼굴에 머무른 채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누군 줄 알았어?”

윤아는 얼굴을 돌리며 화제를 바꿨다.

“어서 전화나 다시 걸어.”

수현도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어머니께 다시 연락했다.

신호음이 울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전화를 받는 이선희. 수현이 스피커모드로 해놓은 덕분에 그녀의 목소리가 차에 울려 퍼졌다.

“현아. 나와 네 아빠 방금 비행기에서 내렸어. 지금 바로 요양원으로 갈 건데 네 할머니는 좀 어떠시니?”

“수술 못 했어요.”

수현은 오늘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고는 미간을 찌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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