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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정우!”

허유영은 거의 무너질 듯한 심정으로 김정우의 이름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마지막으로 정우의 이름을 불렀던 때는, 정우가 유영에게 고백했을 때 부끄럽게 대답했던 순간이었다. 유영은 정우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정말로 몰랐다. 그러나 현실은 내 눈앞에 놓여 있었다. 정우는 정말로 악마였다.

“만약 내 엄마를 손톱만큼이라도 건드리면, 널 반드시,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

“나를 죽인다고?”

정우가 비웃듯이 말했다.

“유영, 넌 참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구나.”

유영은 멍하니 텅 빈 계단실을 바라보았다.

‘그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결국 유영은 정우가 원하는 모습으로, 정우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몸을 맞춰가며 비굴하게 구걸할 수밖에 없었다.

“제발, 내가 다 들어줄게.”

반항은 소용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우가 예전의 방식에 싫증을 내는 듯했다.

이윽고 밀폐된 차는 유영을 정우의 집으로 데려갔다. 그제서야 겨우 소정화와 전화가 연결됐다. 소정화는 방금 누군가와 잠시 산책을 다녀왔다며, 이제 병원으로 돌아왔다는 말을 했다.

유영은 순간 온몸에 힘이 풀려, 소파를 붙잡고 있어야 겨우 몸을 지탱할 수 있었다.

한편, 정우는 유영의 손목을 잡고 유영을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들였다.

이윽고 이어지는 정우의 입맞춤은 마치 폭풍처럼 거칠고 강렬했다.

정우는 정말 미쳤다.

유영은 정우의 혀를 깨물어 피를 냈다.

정우는 고통스러워했지만, 유영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피 냄새는 점점 강해졌다.

유영은 온 힘을 다해 정우를 밀쳐내고, 정우의 뺨을 후려쳤다.

찰싹-

순식간에 방 안은 정적에 휩싸였다.

정우가 남한테 맞은 것은 아마도 몇 년 만의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우는 혀로 뺨을 밀어내며, 오히려 조용히 유영을 응시했다. 정우의 검은 눈동자 속에서 무슨 감정인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일렁이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에 유영은 서서히 두려워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때, 정우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유영, 네 아버지가 저 위에서 네가 내 곁에 있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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