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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저희는 지시를 따를 뿐입니다. 제발 저희를 곤란하게 하지 마십시오.”

허유영은 분노로 몸을 떨었고, 심장이 가슴을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 김정우를 천 번, 만 번 죽여야 이 분이 풀릴 것 같았다.

“당장! 정우를! 여기로! 데려오세요!”

30분 후, 유영은 정우를 만났다. 정우가 거실로 들어왔을 때, 유영은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놓인 날카로운 과일칼을 집어 들어 정우의 목에 댔다. 그리고는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정우, 지금 당장 날 풀어주지 않으면, 여기서 죽어버릴 거야!”

정우의 눈빛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었고 한 걸음 한 걸음 유영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유영을 벽 모서리까지 몰아세우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유영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이윽고 유영의 손에 들려 있던 칼은 그 순간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편, 정우는 마치 우스운 것이라도 보는 듯 유영을 내려다보았다.

“유영, 네 엄마가 죽었다고 해서 네가 떠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허씨 가문이 저지른 죗값은 네가 평생을 바쳐 갚아야 해! 잊었으면 내가 기억나게 해줄게!”

정우는 유영을 벽에 강하게 밀어붙이고, 펜을 꺼내 유영 어깨 위에 네 글자를 썼다.

등 뒤 거울을 통해 유영은 어깨 위에 적힌 부정부패 네 글자가 선명하고 붉게 눈에 박혔다.

그리고는 몸을 일으켜 유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유영, 사람은 자기 죄에 대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어.”

엄청난 수치심이 유영을 덮쳐왔다. 유영은 글자를 지우려고 손을 휘저었지만, 아무리 문질러도 사라지지 않았다. 피부가 새빨개지도록 반복해서 문질러도 마찬가지였다.

그날 밤, 유영은 악몽에 시달렸다. 꿈속에서 유영의 아버지가 유영에게 큰 소리로 설명했다.

[영이야, 난 억울해, 유영은 억울하다고! 영이야!]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유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듯 울음을 터뜨렸다. 유영은 알고 있었다. 이 악몽은 그 네 글자와 함께 평생 유영을 따라다닐 것이라는 것을.

그렇게 유영은 한참동안 목욕을 했다.

그러나 어깨에 새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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