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화

허유영은 마지막 힘을 다해 외투를 벗어 땅에 던졌다. 이제 유영 몸에는 속옷만 남았다.

김정우가 봤던 상처, 그리고 보지 못했던 상처들이 유영 몸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유영의 몸은 마치 부서졌다가 다시 붙여진 도자기 같았다. 정우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허겁지겁 옷을 벗어 유영의 몸을 감싸는 정우의 손끝은 계속 떨렸다.

“이러지 마. 미안해! 정말 미안해!”

“엄마는 무서웠던 거야, 네가 내게 남긴 이 상처들을 직접 보는 게.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야! 너 때문이야, 아빠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이제는 내 엄마까지 죽음으로 몰아간 게 다 너때문이라고!”

유영은 찢어질 듯이 울부짖었다.

정우의 신경이 조금씩 무너져 가고 있었고, 그의 눈에도 핏줄이 터져 붉게 물들어 있었다. 이윽고 정우는 유영에게 칼을 내밀었다.

“만약 나를 죽여서 네가 조금은 편해질 수 있다면 날 죽여!”

칼날은 날카롭고 눈부시게 번쩍였다.

그러나 유영은 정우의 옆으로 몸을 돌려, 정우의 얼굴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충격에 휩싸인 정우의 표정을 보며 말했다.

“이 키스는 내가 한때 좋아했던 정우와의 작별이야.”

그리고 유영은 눈을 내리깔았다.

유영은 칼끝을 돌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심장에 꽂았다.

유영은 힘껏 칼을 밀어 넣었고, 붉은 피가 쏟아져 나와 셔츠 위에 꽃잎처럼 번져나갔다.

유영은 침대에 쓰러졌다. 정우는 완전히 얼어붙어 입을 벌리고 울부짖었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너는 내 마음을 붙잡으려고 한 거야. 그렇다면 내가 직접 내 마음을 도려내 줄게.’

이렇게 유영은 죽었다.

유영의 영혼은 허공을 떠돌았다.

경찰이 병실에 들이닥쳐 정우를 수갑에 채우는 모습을 유영은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번, 유영이 수면제를 삼키기 전에 이수현에게 보낸 이메일 속에는 그동안 유영이 모아온 정우의 범죄 증거들이 있었다.

그동안 정우는 사업을 확장하면서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해왔으니까.

정우는 결국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유영은 저승길로
잠긴 책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