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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이때 주시언도 일어서더니 묘비 위의 사진을 어루만지고 나서야 몸을 돌렸다. 나도 얼른 그를 따라갔다.

주시언의 차는 묘지 밖에 세워져 있었지만, 놀랍게도 그는 오히려 정반대의 방향으로 향했다.

난 눈을 부릅뜨며 그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집이 하나 있었고, 내가 키우던 그 화분은 지금 그 집 창가에 놓여 있었다.

난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이 집은 묘지기가 지내는 곳이었다.

전에 어머니를 따라 아버지에게 제사를 지내러 올 때, 난 이곳에서 지내는 할아버지와 인사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주시언은 왜 여기에 온 것일까?

이때 귓가에서 갑자기 그가 한 말이 울렸다.

“난 줄곧 너와 우리의 붉은 장미를 지킬 거야...”

난 얼른 안으로 달려갔다. 비록 질서정연한 방안에 물건이 많지 않았지만, 난 여전히 그것이 주시언의 물건이란 것을 알아차렸다.

난 멍하니 침대 옆에 있는 화분을 바라보았다. 안의 흙은 이미 새로운 흙으로 바뀌었고, 물도 다시 주었으며, 심지어 비료 찌꺼기가 남아 있었다.

주시언은 정말로 붉은 장미의 씨앗을 심었고, 날 향한 그의 사랑을 심었던 것이다...

이때, 주시언도 들어왔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그 화분을 들고 자세히 살폈는데.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왜 아직도 싹이 안 트는 거지? 햇빛이 부족해서 그런가?”

그는 생각하다가 다시 나의 산소 앞으로 돌아왔다.

햇빛 좋은 곳에 화분을 놓은 다음, 주시언이 말했다.

“지민아, 아직 날 원망하고 있겠지? 괜찮아, 난 이 붉은 장미와 함께 계속 네 곁에 있어줄 거야. 전에는 비록 네 곁에 자주 있어주지 못하고, 너의 사랑에 응답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 조금씩 돌려줄게, 응?”

주시언은 집에 돌아가서 한참 바삐 돌아쳤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난 마음이 씁쓸했다. 비록 이런 그를 보고 싶지 않았지만, 나도 이렇게 알려줄 수가 없었다.

오후가 될 때, 밖에서 또다시 큰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주시언은 하던 일을 멈추고 재빨리 내 산소 앞으로 달려갔다. 그는 외투로 화분을 덮어준 다음,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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