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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주시언은 떨리는 두 손으로 내 팔을 흔들었다.

“지민아, 눈 좀 떠봐, 응? 왜 이런 모습으로 여기에 누워있는 거야? 이곳에 꽃이 많으니 많이 불편하지? 우리 같이 집에 돌아가자, 응?”

그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붉어진 두 눈으로 계속 내 팔을 흔들었다.

난 이토록 당황해 하는 주시언을 본 적이 없어 일시에 넋을 잃고 멍해졌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이때 오빠도 달려오더니 주시언을 한쪽으로 끌고 가려 했다. 그러나 그는 이곳에 박힌 큰 바위처럼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주시언, 이제 그만 좀 하지 그래? 지민이 편히 떠나게 할 순 없는 거야? 굳이 와서 소란을 피워야 하는 거냐고?”

주시언도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씁쓸하게 입을 열었다.

“그럴 리가 없어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지민은 약을 사오라고 저에게 전화를 했었는데. 멀쩡한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죽을 리가 없잖아요?”

이 말을 듣자, 오빠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주시언의 멱살을 잡으며 호통을 쳤다.

“그 입 닥쳐. 지금 뻔뻔스럽게 그 일을 언급하다니. 네가 그날 네 첫사랑과 함께 있지만 않았어도, 지민은 천식 때문에 외롭고 비참하게 집에서 죽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까 다신 내 앞에서 그 얘기 꺼내지 마!”

주시언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고개를 돌려 멍하니 나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지민은 그저 약을 사달라고 말했을 뿐, 병이 발작했다고 알려주지 않았어요. 만약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저는...”

그는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고, 고개를 드리웠다.

난 저도 모르게 허리를 굽히며 주시언에게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다. 그러나 손을 내밀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그렇게 난 그가 고통스럽게 우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결혼한 지 1년이 됐지만, 난 처음으로 주시언이 우는 것을 보았다.

난 가볍게 웃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그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말했다.

“네가 날 위해서 눈물을 흘리다니, 그래도 나에게 감정이 조금 있는 거구나? 나도 이제 한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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