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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난 오빠가 차갑게 코웃음 치는 것을 들었다.

[지민이 남긴 물건은 우리가 잘 알아서 보관할 테니 너와 아무런 관계도 없어.]

주시언은 말을 하지 않고 직접 차를 운전하며 내 집으로 달려갔다. 나도 묵묵히 조수석에 앉은 다음,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주시언은 가속페달을 밟으며 신호등까지 무시했는데, 예전 같으면 난 벌써 위험하다고 그를 경고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난 그 사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주시언은 무사히 내 집 앞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내 어머니가 문을 열어주었다.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 보였고, 낭패하기 그지없는 주시언을 바라보며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문이 닫히자, 주시언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어머니, 지민이가 이렇게 된 건 다 제 잘못입니다. 만약 지민이 뭐라도 남겼다면 제발 저에게 알려주세요.”

이 말을 듣고, 눈이 부은 어머니는 또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원래는 남기고 싶었겠지, 하지만...”

주시언은 영문을 몰라 계속 무릎을 꿇고 있었다.

어머니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따라와.”

주시언은 내 어머니를 따라 내 방으로 들어갔다. 탁자 위에는 검사 보고서와 내 핸드폰이 놓여 있었다. 보고서에 적힌 검사 결과를 바라보며, 주시언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고개를 돌려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민이는 이미 임신을 했어. 우리도 지민이가 떠난 후에야 이 사실을 안 거야. 그 아이만 불쌍하지...”

주시언은 검사 보고서를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오랫동안 통곡을 했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며, 나도 마음이 답답했다. 난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며 애써 슬픔을 참으려고 눈을 감았다.

주시언은 또 내 핸드폰을 들어, 안의 메모를 확인했다.

마지막은 산부인과 의사가 신신당부한 임신 주의사항인데, 난 열심히 들으며 전부 적어두었다.

아래로 훑으면 내 일기였다.

[5월 20일. 이번 달 생리가 아직 오지 않아서 오후에 병원에 갔는데, 글쎄 내가 임신을 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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