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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백미러로 고정재의 외로운 뒷모습이 보였다.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나의 건강이 좋지 않아도 당신은 날 가여워할 자격이 없다고요.”

다른 사람은 날 가여워해도 고정재와 고현성은 그럴 자격이 없었다.

연씨 별장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늦은 밤이었다. 나는 씻은 후 침대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았다.

선양 그룹에서 올린 영상이 맨 위에 있었고 이런 댓글이 눈에 띄었다.

[때린 게 사실인데 이유가 필요해요?]

처음으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정면으로 맞섰다. 게다가 아주 강경한 태도로 말이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대성 그룹에서도 묵묵히 리트윗하고 있었고 같은 문구를 덧붙였다. 그리고 작은 기업들에서도 리트윗했다.

선양 그룹과 대성 그룹에서 입장을 밝혔으니 다른 기업들도 우리에게 잘 보이려면 줄을 잘 서야 했다.

그들은 전부 상업계에서 능구렁이 같은 사람들이라 머릿속엔 이익뿐이지 진실이 어떻든 중요하지 않았다.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람이야말로 옳다고 생각했다.

강해온에게 댓글을 쓰라고 할 때부터 이미 예상했던 바였다. 다만 대성 그룹이 이 일의 성공에 박차를 가했을 뿐.

여론이 한순간에 기울기 시작했다. 이젠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이 영상의 진실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업들이 다 선양 그룹의 편을 들고 있어요. 영상 속 이 여자 연기한 거 아니겠죠?]

의심의 목소리가 한 번 나타나자 뒤이어서 봇물 터지듯 터졌다. 임지혜는 아무런 이득도 보질 못했다. 그리고 놀라운 건 고현성이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고현성은 한 번도 임지혜를 위해 나서지 않았고 어젯밤에도 경찰서에서 나만 데리고 나갔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한가지 가설이 있긴 했는데 바로 고현성이 날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이 가설이 성립된다면 고현성이 이젠 임지혜를 싫어하게 되었고 나를 사랑한다는 뜻이었다.

섣달그믐날 전에 고현성이 날 찾아와 재결합하자고 했었다. 임지혜가 자살 소동만 벌이지 않았더라면 임지혜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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