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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난 더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아요.]

이 문자를 보낸 후 나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더는 복잡한 일들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고 과거로 자신을 가두지 않기로 했다. 나는 다른 남자를 만나 짧은 연애를 하고 싶었다.

설령 나를 가여워한다고 해도 상관이 없었다. 날 예뻐해 준다면, 사랑을 받는 느낌이 어떤 건지 알게만 해준다면 다 괜찮았다.

나는 휴대전화를 넣고 오래된 마을에 저녁까지 있었다. 외곽이라 그런지 저녁이 되니 칠흑같이 어두웠고 거리에도 사람이 별로 없었다. 여자 혼자서 다니려고 하니까 조금 무섭기도 했다.

나는 재빨리 택시를 잡았고 가는 길에 반경우의 전화를 받았다. 그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자기야, 어디야?”

평소 반경우와 연락을 자주 하는 건 아니었지만 여자 마음을 참 잘 달래주었다. 그는 나와 함께 있을 때면 항상 나의 기분을 생각해주었다. 이 또한 내가 동성에 오자마자 그에게 가장 먼저 연락한 이유였다. 반경우는 나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었고 마침 나에게 가장 부족했던 것도 사랑이었다.

어차피 살날이 제한되어 있으니 마음대로 하고 싶었다. 나는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대답했다.

“택시 안이야.”

“그래? 위치 보내봐봐.”

반경우는 할 얘기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때 최희연이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어디야? 오늘 운성에 왔거든. 만나자.]

나는 바로 답장했다.

[나 지금 동성이야.]

나는 택시 운전 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한 후 돈을 낸 다음 길옆에서 반경우를 기다렸다.

동성의 날씨가 조금 쌀쌀하여 코트를 입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았다. 최희연이 캐물었다.

[동성 어딘데?]

나는 웃는 이모티콘을 보내면서 물었다.

[자세한 위치는 알아서 뭐 하려고?]

[너 혼자 있는 게 걱정돼서 그러지.]

최희연이 당당하게 대답했다. 나는 호텔 주소를 그녀에게 보냈다.

잠시 후 반경우가 도착했다. 검은색 벤틀리를 타고 왔는데 라이트 때문에 눈이 다 부셔 손으로 눈을 가렸다. 차에서 내린 반경우가 나의 어깨를 잡고 장난쳤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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