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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반경우가 차 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차에 올라탄 후 그에게 물었다.

“어디 가?”

그가 입꼬리를 씩 올렸다.

“알아맞혀 봐.”

나는 두 손을 펼쳐 보였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맞혀?”

반경우는 차 문을 닫고 운전석에 탔다. 가까이 다가와 안전벨트를 해준 후에는 또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가 얼마 전에 또 내가 만나던 여자를 도망가게 했어.”

나는 사실을 콕 집어 말했다.

“도망가지 않아도 그 여자랑 결혼하지 않을 거면서.”

반경우는 옆에 여자가 없었던 적이 없었고 심지어 누구에게도 다 친절했다. 그런데 가장 매정하고 잔인한 사람이기도 했다. 조금 전까지 좋아서 죽고 못 사는 사이였더라도 결혼 얘기만 나오면 바로 가차 없이 차버렸다.

반경우가 나에게 물었다.

“결혼이 재미있어?”

나는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가정을 이루는 게 재미있긴 해...”

반경우는 나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처럼 이렇게 이혼해도?”

나는 말을 잇지 못했고 더는 반경우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는 나를 동성시의 유명한 유흥가로 데리고 왔다.

불빛이 번쩍이는 게 아주 번화했다. 반경우는 나의 손을 잡고 어느 한 술집으로 들어갔다. 무대 위에 춤을 추는 젊은 남녀들이 가득했다.

종업원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자리를 안내했고 반경우는 술을 주문했다. 종업원이 간 후 반경우가 웃으며 물었다.

“연수아, 이런 데 처음 와보지?”

나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

평소 늘 정직하게 살았고 선양 그룹을 물려받은 후에는 집, 회사, 식당뿐이었다. 고현성과 결혼한 후에는 고현성과 회사만 신경 쓰느라 이런 곳에 발도 디딘 적이 없었다.

“너 엄청 궁금한 게 많은 것처럼 여기저기 두리번거리잖아.”

반경우가 웃으면서 나를 놀렸다.

“긴장해 하지 마. 내가 여기 있으니까 마음껏 놀면 돼.”

그때 종업원이 술을 가져왔다. 반경우가 술을 건네자 나는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

“안 돼. 맨날 약 먹어서 의사 선생님이 술 마시지 말라고 했어. 술은 네가 마셔. 난 보기만 하면 되니까.”

반경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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