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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Author: 동과
어머니한테는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

들키면 어머니는 마음 아파할 게 분명하니까. 나를 탓하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으시겠지.

내 머릿속에서 문득 한 단어가 스쳐 갔다.

“경찰서에 간 거야?”

“선배를 보러 갔어요. 그러다가 본 거예요. 선배의 사건이 엄청 어려운가 봐요. 무죄판결이 나기 어려울 정도래요.”

“유희진 씨는 뭐라고 하셨어?”

“아직 조사 중이래요.”

담현아는 말을 마친 후 나한테 또 물었다.

“수아 언니, 처음은 피가 나요?”

“갑자기 그건 왜?”

“어젯밤에... 그런데 피가 안 났어요.”

“피가 안 날 수도 있어.”

아니, 잠깐만

담현아와 고정재가...?

나는 속으로 기뻐했다.

“그럼 다행이네요. 어제 피가 안 나서 아저씨가 저를 엄청 위로해줬거든요. 이것 때문에 기분도 안 좋았어요.”

나는 고정재가 이런 일로 다른 사람을 위로해주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았다.

마치 모든 사람들이 나한테 사랑을 속삭이는 석지훈을 상상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남자는 참 신기한 동물이다. 평소에는 차갑고 도도해 보여도 운명적인 그 상대를 만나면 입안의 사탕처럼 달달하게 구니까 말이다.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좋네.”

담현아가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뭐가요?”

“우리 모두 사랑받고 있잖아.”

전에 얼마나 힘들게 살았던지, 얼마나 고통스러웠던지. 적어도 지금은 사랑받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건강하고 귀여운 아들과 딸도 있고.

“나는 인생이 그냥 다 쉬웠어요.”

담현아가 만족한 듯 얘기했다.

“사업도 문제없었고 모든 일에 걸림돌이 없었어요. 만난 남자도... 너무 좋은 사람이고요. 태어나서부터 유복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

“부럽네.”

“하하, 자랑하려고 한 말은 아니었어요. 이런 삶에 감사하다는 거지. 이제 경찰서로 갈까요?”

“지금 경찰서로 가면 내 어머니랑 마주치는 거 아니야?”

“그러면 먼저 어머님께 연락해봐요.”

내가 어머니한테 연락하려는데 조민수가 전화를 걸어왔다. 서오가 죄를 지어서 경찰서에 있다고 말이다.

“까다로운 일이야.”

난 아무것도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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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거짓 하나 섞이지 않은 문자를 보냈다.연시혁은 바로 답장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내가 별장으로 가고 있을 때 갑자기 전화를 걸어왔다.“어디야.”나는 밤바람을 맞으면서 물었다.“무슨 일이야?”송이연의 일로 전화를 건 것이 분명했다.나는 문자 속에서 똑똑히 얘기했다.송이연에게 남은 날이 많지 않다고 말이다.“지금 운성에 도착했어.”그렇게 말하는 연시혁의 목소리는 약간 젖어있는 것 같았다.“수아야, 이제 어떡해?”하지만 그렇게 물어도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건 없었다.“오빠, 그냥 옆에 같이 있어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말이야. 그렇지 않으면 부담스러워 할 거야.”연시혁의 울먹임을 들으면서 나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수아야, 나 죽을 것 같아.”차는 바닷가에 멈춰 섰다. 나는 연시혁이 전화를 끊기를 기다렸다가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절벽 위의 호화로운 별장이 눈에 들어왔다.석지훈이 아침에 별장 얘기를 했을 때, 나는 이 별장을 머릿속에서 떠올렸다. 서늘한 밤바람을 맞으며, 나는 별장 근처로 걸어갔다.300미터쯤 남았을 때, 나는 별장의 수영장에 두 남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 명은 수영장 끝에 앉아있었고 한 명은 허리를 곧게 세운 채 서 있었다.서 있는 사람은 바로 석지훈이었다.나는 단번에 그의 뒷모습을 알아보았다.하지만 앉아있는 건...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그들의 대화 내용을 들었다.“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돌이킬 수 없어. 모든 걸 버리고 여길 떠날 거야.”진유겸의 목소리였다.“희연 씨는 네가 준 것들에 대해 흥미가 없을걸?”진유겸이 최희연에게 뭘 준다고?나는 갑자기 진유겸이 나한테 준 서류가 생각났다.“희연이가 원하든 말든 나랑은 상관없어.”석지훈이 물었다.“상처는 좀 어때?”“왕자현이 미친개처럼 내 뒤를 쫓고 있어. 상처는 장난 아니지. 그래도 왕자현도 무사하지는 못할 거야.”왕자현이 진유겸에게 복수하고 있는 건가?“왕자현은 보기엔 부드러워도 사실을 아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796화

    다소 친하지 않은 오빠 말이다.예지한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이 얘기는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좋은 남자가 있다면 소개해줘요. 난 결혼하고 싶어요.”나는 웃으면서 얘기했다.“이제 나이가 몇이라고 그래요.”“빨리 결혼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예지한은 그저 담현아보다 한 살 정도 많아 보였다.나는 일부러 예지한을 떠보려 말했다.“피하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맞아요. 그러니까 얼른 남자친구를 찾아야겠어요.”예지한이 고개를 들어 나를 보면서 물었다.“소개해줄 사람 있어요?”“소개해줄 사람이 있을 리가 없죠.”예지한이 실망한 듯 얘기했다.“그렇게 어려워요?”그리고 묵묵히 계속 일했다. 나는 카운터에 앉아있는 최희연이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야. 자현 씨가 아이스랜드로 갔어.”왕자현이 갑자기 아이스랜드로 갔다니?지금 아이스랜드로 가는 게 최희연에게 얼마나 큰 상처인지 알 텐데...최희연은 왕자현이 자기를 피한다고 생각할 것이다.나는 애써 담담하게 물었다.“급한 일이 있으셨나 봐?”“잘 모르겠어. 자세히 얘기하지는 않아서. 아마 처리할 일이 있는 모양이야. 어젯밤에 떠났는데 여태까지 아무 소식도 없어.”“쓸데없는 생각 하지마.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최희연은 내 말의 뜻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쓸데없는 생각을 한 게 아니라... 그냥 자현 씨가 떠나니까 마음이 복잡하고 기분이 이상해.”담현아가 물었다.“왜 복잡해요?”“요즘 꿈에서 자꾸만 진유경이 나와.”“...”카페에 있는데 갑자기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왔다. 원래는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전화를 받았다.“엄마, 무슨 일이에요?”“서오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생겼어. 좀 도와줄...”나는 어머니의 말을 끊고 얘기했다.“그 일에 대해서 이미 들었어요. 민수 오빠가 연락했거든요. 아까 사람을 시켜서 알아보게 했는데 서오를 노리고 있는 건 현성 씨와 유희진 검사예요. 한 명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795화

    유희진이 고현성의 약혼녀라니.나는 어젯밤 골목에서 한시윤을 때리던 여자가 떠올랐다. 그 여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한시윤을 때리고 있었다.그럼 그때 이미 날 알아봤을 텐데...게다가 그 여자는 그때도 고현성을 위해 싸우고 있었다.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 여자는 악의 하나 없이 이 사건을 받겠다고 했다.하지만 유희진은 유씨 가문 사람 같지 않았다.오히려 유서정보다 더욱 고급스러웠다.하지만 유서정이 더 예쁘긴 했다.유희진에게서는 사람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흘러내렸다.그런 카리스마는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아마 오랜 시간 검사를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담현아가 설명했다.“고현성 씨는 정신을 차려보니 약혼녀가 생긴 상황이었어요. 그러니 너무 뭐라고 하지 마요.”나는 담현아를 보면서 물었다.“무슨 뜻이야?”“고현성 씨는 이 결혼을 수긍하지 않았지만 또 혼약을 깨트리지도 않았어요. 그냥 유희진 검사를 방패막이로 쓰고 있는 느낌이에요.”“그럼 유희진 검사는 어떻게 생각하는데?”“아무렇지 않아 하더라고요. 그 사람 조금 이상한 것 같아요. 그날 밤 골목에서 한시윤을 때린 이유는 분명 고현성 씨 때문인데, 고현성 씨 앞에서는 차갑게 구니까 말이에요.”“차갑게 군다고?”“아저씨가 알려줬는데 두 사람은 거의 연락하지 않는대요. 오늘도 서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결국 서오의 일로 엮인 거래요.”유희진이 서오를 주시하고 있는 건 분명 고현성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유희진이 어떻게 우리 사이의 일을 알고 있는 거지?신비스러운 여자가 아닐 수 없었다.“알다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유희진은 본인 신념이 뚜렷한 사람이에요. 유서경처럼 멍청한 사람이 아니라요.”“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 가자. 일단 희연이를 만나러 가자. 아마 카페에 있을 거야. 아마 지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을걸?”최희연을 떠올리면 저번의 일이 생각났다.마음속 상처가 잘 치유됐을련지. 걱정되었다.그 사건이 일어난 후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다.나는 담현아와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794화

    어머니한테는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 들키면 어머니는 마음 아파할 게 분명하니까. 나를 탓하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으시겠지.내 머릿속에서 문득 한 단어가 스쳐 갔다.“경찰서에 간 거야?”“선배를 보러 갔어요. 그러다가 본 거예요. 선배의 사건이 엄청 어려운가 봐요. 무죄판결이 나기 어려울 정도래요.”“유희진 씨는 뭐라고 하셨어?”“아직 조사 중이래요.”담현아는 말을 마친 후 나한테 또 물었다.“수아 언니, 처음은 피가 나요?”“갑자기 그건 왜?”“어젯밤에... 그런데 피가 안 났어요.”“피가 안 날 수도 있어.”아니, 잠깐만담현아와 고정재가...?나는 속으로 기뻐했다.“그럼 다행이네요. 어제 피가 안 나서 아저씨가 저를 엄청 위로해줬거든요. 이것 때문에 기분도 안 좋았어요.”나는 고정재가 이런 일로 다른 사람을 위로해주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았다.마치 모든 사람들이 나한테 사랑을 속삭이는 석지훈을 상상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남자는 참 신기한 동물이다. 평소에는 차갑고 도도해 보여도 운명적인 그 상대를 만나면 입안의 사탕처럼 달달하게 구니까 말이다.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좋네.”담현아가 의아해하면서 물었다.“뭐가요?”“우리 모두 사랑받고 있잖아.”전에 얼마나 힘들게 살았던지, 얼마나 고통스러웠던지. 적어도 지금은 사랑받고 있으니까 말이다.그리고 건강하고 귀여운 아들과 딸도 있고.“나는 인생이 그냥 다 쉬웠어요.”담현아가 만족한 듯 얘기했다.“사업도 문제없었고 모든 일에 걸림돌이 없었어요. 만난 남자도... 너무 좋은 사람이고요. 태어나서부터 유복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부럽네.”“하하, 자랑하려고 한 말은 아니었어요. 이런 삶에 감사하다는 거지. 이제 경찰서로 갈까요?”“지금 경찰서로 가면 내 어머니랑 마주치는 거 아니야?”“그러면 먼저 어머님께 연락해봐요.”내가 어머니한테 연락하려는데 조민수가 전화를 걸어왔다. 서오가 죄를 지어서 경찰서에 있다고 말이다. “까다로운 일이야.”난 아무것도 모르는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793화

    “그저 물어본 거예요. 거기 외전에 썼잖아요. 날 예쁘다고 생각한다고. 그래서 오빠의 의견이 궁금했어요.”나는 석지훈의 반응이 궁금했다.석지훈은 내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누워서 얘기했다.“이제 좀 졸리네. 너도 얼른 자. 내일 다시 얘기하자.”“...”석지훈이 새벽에 먼저 일어났다. 나는 멍한 상태로 겨우 눈을 떴다. 눈앞에서는 두 의사가 석지훈을 치료해주고 있었다.나는 몸을 벌떡 일으켜 석지훈의 상처를 확인했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치료를 받은 후 석지훈은 나더러 물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송이연이 아래층에 있었기에 석지훈은 아래층에 내려가려 하지 않았다.하긴 익숙하지 않으니 그럴 법도 하다.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물 한 잔을 따랐다. 이때 마침 원태웅이 전화 와서 억울한 목소리로 얘기했다.“내 트위터 계정, 결국 사라졌어!”난 의아해하면서 물었다.“해결한 거 아니었어요?”“형이 아침에 트위터를 다운 받았나봐. 그리고 내 계정이 있는 걸 보고 또 윤승민한테 전화를 걸었다. 윤승민도 놀라서 얼른 처리하겠다고 했지. 그래서 결국... 심지어 윤승민은 근무 태도 불량으로 월급까지 깎였다. 하지만 공식계정은 아직 남아있어!”“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그러게. 내 트위터 계정을 삭제할 생각은 했지만 공식계정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나 봐.”석지훈은 그저 원태웅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그런 것이었나?나는 윤승민에게 문자를 보내 물었다. 그러자 윤승민이 대답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아직 공식계정이 있다는 걸 발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원대감 트위터만 먼저 삭제했습니다.]윤승민이 일부러 공식계정을 지우지 않은 것이었다.[고마워요, 윤 비서님.]그리고 생각하다가 한마디 덧붙였다.[깎인 월급은 함승윤 씨한테 얘기해서 더 얹어드리라고 할게요. 그리고 3개월 치 보너스도 드릴게요.]나는 기쁜 마음으로 위층으로 올라가 석지훈에게 물 한 잔을 건네주었다.그리고 물을 마시는 석지훈의 모습을 물끄러미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792화

    지금의 우리는 이미 이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석지훈은 그 문자를 보고 오해한 것 같았다.그리고 나한테 물었다.“둘이 자주 연락해?”나는 고개를 저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자주 연락하는 건 아니지만 친구로서 가끔 몇 마디 하긴 해요. 하지만 다른 일은 없어요. 그냥 오늘 장모님 만난 게 어땠냐고 물어봤을 뿐이에요. 아니면 위의 대화 기록도 확인해봐요.”나는 핸드폰 잠금을 풀고 석지훈에게 주었다. 그러자 석지훈은 오히려 미안해하면서 핸드폰을 돌려주려 했지만 내가 강경하게 확인해보라고 했다.그러자 석지훈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핸드폰 기록을 확인했다.확실히 선을 넘는 대화는 없었다.석지훈은 문자를 다 확인하고 내 트위터를 확인했다. 그러면서 얘기했다.“질투하는 건 아니야. 그저 두 사람이 사이가 좋은 게 신기해서...”질투가 아니라고?나는 석지훈이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건지 몰랐다. 난 그저 웃으면서 대답해주었다.“지나간 일은 더이상 돌아보지 않기로 했어요.”돌아본다고 해도 그건 지나간 일일 뿐이다.나는 나의 과거를 부정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석지훈은 내 트위터에 들어가 ‘원대감’이라는 계정이 나한테 보내온 문자를 확인했다.“윤아야, 그 사람은 형의 속마음을 완전히 꿰뚫어 보았어. 내 생각에도 맞는 것 같아.”그러자 나는 공식계정에 어떤 콘텐츠가 올라온 건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내 핸드폰은 석지훈의 손에 있었다. 석지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원대감이 혹시 원태웅이야?”이크.나는 좋지 않은 직감이 들어서 얼른 부정했다.“아니요.”석지훈은 원대감의 트위터를 보고 그가 올린 콘텐츠들을 보더니 다시 나와 원대감의 대화 기록을 확인했다.표정은 너무 차가워서 얼음장 같았다.“아이디가 뭐야.”석지훈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나는 멍해서 물었다.“네?”“공식계정 아이디가 뭐냐고.”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내용들은 석지훈이 봐서 좋을 게 없으니까 말이다.석지훈은 직접 석지훈 외전2를 확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791화

    그날 밤, 담현아를 데려다주고 헤어지면서 나는 담현아와 내일 만나기로 했다. 대충 서오에 맞서기 위한 작전을 짜기 위해서였다.담현아가 흔쾌하게 허락했다.“내일 봐요.”담현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집으로 달려들어 갔다. 나는 거실에 돌아가 핸드폰을 챙겼다. 고정재가 보낸 메시지가 있었다.[끝.]고정재는 이미 본인의 장모와 얘기를 끝낸 것 같았다.나는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고정재 같은 남자는 나이가 많다는 것만 제외하면 흠잡을 곳이 없는 사람이다.게다가 대인관계도 능숙하다.고정재가 일을 끝냈다는 것을 안 나는 한숨을 돌리고 대답했다.[다행이네요.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다은 씨가 정재 씨를 많이 좋아했던 거로 알고 있는데 결국 현아를 선택할 줄은...]그렇게 생각해보니 윤다은과 연락하지 않은 지도 꽤 오래되었다.임신했다고 들었는데... 아마 곧 출산일일 것이다.고정재는 아직 나의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았다.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승아와 놀아주다가 윤승민과 영상통화를 했다.윤아와 윤민은 다 윤승민의 품에 안겨있었다.난 웃으면서 물었다.“어때요? 아이들이 귀찮게 굴진 않았죠?”“두 분 다 얌전해서 괜찮습니다.”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윤아도 말을 잘 듣나요?”윤승민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얘기했다.“윤민 도련님보다 훨씬 활발한 편입니다.”“윤아 오늘도 울었나요?”“아니요. 오늘은 체력이 좋아서 계속 같이 놀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와 정우 씨가 두 분을 데리고 근처의 놀이공원에 다녀왔습니다.”현정우는 부상 때문에 핀란드에 남게 되었다.난 걱정되어서 물었다.“현정우 씨 상처는 어때요?”“회복이 빠른 편입니다. 오늘 한민영 씨도 같이 놀이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을 아주 귀여워하시던데요.”한민영도 놀이공원에 갔다고?나는 의아해하면서 물었다.“혹시... 현정우 씨 때문인가요?”“네. 한민영 씨가 현정우 씨와 꼭 함께 가겠다고 해서요.”그러면 두 사람은 설마...난 무슨 말을 해야 할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790화

    때로는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했다.고정재는 사 온 선물을 들고 담씨 가문 별장에 들어가려던 참에 메시지를 받았다.그는 선물을 내려놓고 담현아에게 답장을 보냈다.[괜찮으니 너무 많이 먹지 마. 이따가 집에 가면 내가 만들어 줄게.]담현아의 소원은 항상 하나하나 다 이루어 주었다.결국 그에게 시집가기에는 담현아가 아까웠다.고정재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손을 뻗어 문을 두드렸다. 한 남자가 문을 열어줬다.고정재가 전에 조사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담현아의 오빠인 담현우였다.그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자신을 소개했다.“안녕하세요. 저는 고정재입니다. 현아에게는 오라고 하지 않았어요. 제가 직접 방문하러...”담현우는 그의 말을 끊고 표정을 찡그리며 속삭였다.“알죠. 알죠. 현아가 이런 상황에 부닥치는 걸 원치 않으시잖요! 매부, 내가 미리 말해 주는 건데. 우리 엄마 절대 다루기 쉽지 않으니까 조심해야 해요. 좀 있다가는 제가 절대로 도와줄 수 없으니까요!"처남은 아주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고정재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상기시켜 줘서 고마워요.”담현우가 옆으로 물러나자 고정재는 담현아의 부모님이 거실의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봤다.그는 신발을 벗어서 슬리퍼로 갈아 신고 안으로 들어가 두 분 앞에 앉았다. 두 어르신은 온화한 모습이었다.고정재는 정중하게 말했다.“아버님, 어머님. 사실 제가 어떻게 불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저를 받아들이지 않으신 것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담현아의 어머니는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우리가 자네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무슨 배짱으로 우리 담씨 집안에 찾아왔나?"담현아의 어머니는 매우 무례한 태도로 말했다.사실 담현아 아버지는 눈앞의 고정재에 매우 만족했다. 그의 외모와 몸매는 물론 그의 성품은 최고 중의 최고였다.단지 나이가 조금...사실 서른네 살이면 괜찮았다. 담현아에 비해 많아 보일 뿐이다. 고정재를 밖에 내놓으면 얼마나 많은 아가씨들이 뒤꽁무니를 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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