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약의 신기함이 프랭크를 굴복시킨 것이다.프랭크가 스스로 허리를 굽혀 사과하자, 운기도 더 이상 따지진 않았다.“임 선생님, 이렇게 신기한 약을 가지고 계시면서 왜 판매하지 않으신 거죠? 이 약을 판매하신다면 분명 전 세계를 뒤흔들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게다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도 구하실 수 있을 거예요.”프랭크가 흥분된 표정으로 물었다.그러자 이정진도 입을 열었다.“임 선생님께서 이 단약을 외부에 판매하신다면, 아무리 비싸게 팔아도 분명 살 사람이 있을 거예요.”운기는 그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어르신, 이 거병단은 정제하기가 매우 어려워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할 따름이에요. 그러기에 절대로 대량으로 생산할 수는 없어요. 전 그저 제 친구와 가족들에게만 줄 것이지, 외부에 판매할 생각도 판매할 만한 단약도 없어요.”이정진은 그제야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하, 그렇다면 전 엄청난 행운을 가진 것이네요. 제가 임 선생님을 믿지 않아 하나를 낭비하게 되었으니, 정말 너무 죄송하고 부끄럽네요.”이정진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어르신께서 절 도와 은씨 가문을 처리할 수만 있다면 낭비가 아니죠.”운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하, 물론이죠. 이 일은 제가 반드시 책임지고 처리할 것이니 걱정 마세요. 그리고 전 임 선생님과 친한 사이가 되고 싶은데, 혹시 괜찮으신 가요?”이정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정진은 이미 운기가 연단사라는 것을 굳게 믿었다.더욱이, H국에는 절대로 운기 빼고 다른 연단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운기와 친해질 수만 있다면 앞으로 자신이 또 다른 병에 걸리거나, 자손에게 안 좋은 병이 생길 때 운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지금은 운기가 이정진과 친해지려는 게 아니라, 이정진이 운기와 친해지려는 것이다.“그럼요.”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운기도 당연히 이정진과 친해지고 싶었다. 이정진과 친해진다는 건 아주 큰 뒷배를 가진 것과 마찬가지다.서남에서 이정진
금도에서 명성이 자자한 정기철도 그 자리에 있었다.지난번에 화정을 무너뜨릴 때, 정기철은 독고 가문의 부름에 은씨 가문을 도왔다.“사장님들, 먼저 은 회장님께 한 잔을 올리고자 합니다. 은 회장님, 금도를 통일시킨 걸 축하드립니다.”정기철이 일어서서 말하자, 현장에 있던 사장들도 분분히 일어나 술잔을 들어 은광덕에게 술을 권했다. 모두 은씨 가문이 조윤 그룹과 화정 그룹을 통합한 뒤, 유니콘 같은 존재가 된 것을 알고 있었다. 더불어, 그 뒤의 독고 가문을 봐서라도 그들은 은씨 가문을 우러러볼 수밖에 없다.“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제가 화정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은 기철 형님의 공로가 큽니다. 그런 의미로 기철 형님에게 한 잔을 올리고자 합니다.”은광덕이 잔을 들며 말했다. 그러자 경수도 술잔을 들고 일어나 은광덕과 함께 술을 권했다.“펑!”이때 큰 소리가 들려왔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문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가 별장 문을 차고 들어온 것이다.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바로 운기와 샤크다!“저, 저 사람은 류충재의 외손자, 임운기 아니야?”“맞아! 저 사람 임운기야! 내가 지난번 자선 파티에서 한 번 본 적이 있어!”“임운기는 죽었잖아, 죽은 사람이 어떻게 나타난 거지?”……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운기를 보자 저도 나도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모두 운기가 죽은 줄 알았기 때문이다.주국건은 운기를 보자 얼굴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운기가 바로 그의 아들을 죽인 범인이기 때문이다.“임운기!”경수와 은광덕은 운기를 보자 두 눈을 크게 뜨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경수는 운기가 절벽에서 뛰여내린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기에, 운기가 나타난 것에 깜짝 놀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임운기, 너, 너 도대체 사람이야 귀신이야?”경수가 큰 소리로 외치자 홀 전체가 조용해지더니 모두 운기를 바라보았다.운기는 홀 중앙에 도착한 후 발걸음을 멈추고는 차가운 미소를
“지금 네가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하하, 정말 웃기는 놈이네! 너 따위가 나랑 싸울 자격은 있다고 생각해?”경수가 큰 소리로 웃자 옆에 있던 사람들도 그를 따라 웃기 시작했다.“하하, 정말 웃긴 사람이네. 은경수는 무예 시합에서 우승을 따낸 특전사야. 게다가 임운기는 싸움을 할 줄도 모른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은경수를 이길 수 있겠어? 지금 죽고 싶어 환장한 거나 다름없잖아.”“아마 싸우는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은경수를 이기려는 거겠지, 하하.”“지난번에 자선 술자리에서 봤을 땐 머리가 똑똑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우리가 과대평가를 한 모양이네.”“임운기는 오늘 반드시 죽을 거야.”……모두 운기가 주제 모르고 덤벼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운기는 전혀 그 소리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곧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모두에게 보여줄 것이다.‘도대체 누가 강자인지 똑똑히 지켜봐!’이때 경수가 외투를 벗고 중간으로 걸어가자 운기도 그를 향해 걸어갔다.“은경수, 내가 널 직접 때려눕혀 밟아버릴 거야!”운기는 눈을 가늘게 뜬 채 경수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 속에는 온통 차가운 기운이 가득했다.“하하, 그럼 어디 한번 날 이겨보든지.”경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운기를 전혀 상대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경수는 한 주먹만으로 운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어디 한번 막아봐!”운기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경수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이 주먹에는 엄청난 힘이 담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스피드도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뭐야!”방금 그 주먹의 위력을 알아차린 경수는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졌고 놀란 듯한 눈빛을 보였다. 겁에 질린 경수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임운기가 이렇게 큰 힘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잖아.’“쿵!”운기의 주먹이 빠르게 다가오자, 경수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들어 막을 수밖에 없었다.“펑!”경수는 힘을 못 이겨 멀리 날아가 뒤에 있는 책상에 부딪히고 말았다.“윽!”땅에 쓰러진 경수의 입에서 순
반면 용일은 허단을 돌파한 지 6년이 된 데다가, 실력이 매우 탄탄했기에 허단 중에서도 엄청 강한 편이었다. 그러기에 운기를 이기는 건 엄청 쉬운 일이었다.용일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운기를 향해 걸어갔다.“네놈이 울프를 죽인 거지? 오늘 내가 네 목숨으로 하늘에 있는 울프를 위해 제사를 치를 거야.”운기는 주먹을 꽉 쥔 채 눈빛에 짙은 살의를 드러냈다.울프가 죽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운기는 마음이 괴로워 미칠 지경이다.“복수를 한다고? 고작 그 실력으로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용일은 비꼬듯이 말했다.이때 샤크가 다가와 운기에게 말했다.“운이 형, 이 사람도 허단인 것 같아요. 게다가 나이가 적어도 40이 넘어 보이는데, 분명 수련 기간이 길어 허단 중에서도 실력이 강한 편일 거예요. 형 혼자서 상대하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제가 함께 나선다면 분명 이길 수 있을 거예요.”같은 허단이라 할지라도 분명 실력 차이가 있을 것이다. 방금 허단에 돌파한 것과 돌파한지 오래된 것은 더더욱 차이가 선명했다.샤크는 말하면서 주먹을 휘두르며 싸울 준비를 했다. “샤크야, 일단 나 혼자의 힘으로 상대해 볼 거야. 내가 질 것 같아 보인다면, 그때 나서도 늦진 않을 거야.”운기는 수사가 된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실력을 검증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더불어, 자신과 같은 허단인 수사와 겨루기 때문에 더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네, 알겠어요.”샤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운기와 용일은 같은 허단이기에, 설사 운기가 이기지 못할지라도 격차가 너무 크진 않을 것이다. 샤크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상황이 위험하다 싶으면 언제든지 나서서 운기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독고 용일, 죽어!”운기는 고함을 지르며 용일에게 주먹을 날렸다.용일도 주먹을 휘두르며 운기와 맞붙었다.“펑!” 두 주먹이 부딪히자 용일은 연거푸 뒤로 물러섰다. 그는 무려 다섯 걸음을 물러서고 나서야 멈추었다.“이렇게 강할 수가!”용일은 팔이 조금 떨렸는데, 팔 전체가 조
또 한 번 맞붙은 후.용일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때의 용일은 이미 부상을 입어 기껏해야 70%의 실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결국 승패는 정해졌다.“당신이 졌어.”운기는 차갑게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네가 날 이겨봤자 뭐가 달라질 것 같아? 난 독고 가문의 사람이야. 경고하는데, 순순히 꺼지는 게 좋을 거야. 네가 나를 죽이거나 은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손을 대는 건, 독고 가문에 도전장을 내는 거나 다름없어. 넌 반드시 죽게 될 거야!”용일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미안하지만, 네 목숨과 은씨 가문의 목숨은 내가 모두 없애버릴 거야. 예수가 와도 바뀔 건 없어!”운기의 눈동자 속에는 살의가 가득 찼다.“날 죽이려고? 꿈도 꾸지 마!”용일은 험상궂은 표정을 보이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생명금술!”이 말과 함께 용일의 몸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퍼졌다.생명금술은 시술자의 생명을 소모하는 대가로, 짧은 시간 내에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금지된 기술이다.자신의 생명을 소모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기에, 시술자는 반드시 10년을 못 넘기고 죽게 된다.이 수법은 배우기 쉽지만, 일반 수사들은 절대로 쉽게 이 수법을 쓰지 않는다. 막다른 골목에 몰리지 않는 한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는 수법을 쓸 리가 없다.용일이가 이 수법을 선보인 건 죽을 것을 각오한 것이나 다름없다. “X발, 죽어!”용일은 미친 듯이 운기를 향해 달려들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은광덕과 경수는, 용일이가 특공대 오기 전까지 버틸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묵묵히 기도했다. 특공대가 도착하면 상황이 분명 뒤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팡팡팡!”용일과 운기는 다시 한번 맞붙었다.생명금술을 쓴 용일은 실력이 실단을 돌파한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운기와 한동안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하하, 역시 실전은 다르네!”운기는 오히려 조금도 당황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운기에게 있어서 가장 부족한 것은 실전 경험이기 때문에, 용일과
이때 홀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은광덕, 경수와 용미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젠장, 임운기 저 새끼가 용일 삼촌을 죽여버리다니, 도대체 한 달 만에 무슨 방법으로 이렇게까지 강해진 거야!”경수는 운기의 실력이 부럽기도 하도 질투되기도 했다.예전의 운기는 아무 재능도 없는 재벌 3세일뿐이라, 경수는 늘 그를 업신여겼다.그러나 지금 운기의 실력은 경수가 따라잡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이런 생각에 경수는 마음이 매우 언짢았다.더불어, 용일은 그들이 가장 신임했던 방패막이었기에, 용일의 죽음으로 인해 그들도 큰 위협을 받게 되었다.“특공대는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특공대를 기다리던 은광덕은 몹시 애가 탔다. 용일이가 죽은 이상, 정기철이 부른 특공대가 그들의 마지막 희망이다.특공대가 오면 바로 무기로 운기를 죽여 판을 뒤집을 수 있을 것이다.수사가 대단하긴 하지만, 허단을 돌파한 수사는 아직 현대 무기를 이기긴 어렵다.지금 수사가 갈수록 적어진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현대 무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기에, 수련이 보잘것 없어 보이게 된 것이다.수사는 적어도 10여 년을 수련해야 허단에 이른다. 그러나 보통 사람은 총 한 자루를 가지고 쉽게 수사를 죽일 수 있다. “은 회장님,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곧 도착할 거예요.”정기철은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펑!”바로 이때, 큰 소리와 함께 별장의 문이 열렸다.“드디어 왔어! 우리를 도와줄 사람들이 온 거야!”은광덕이 흥분된 표정으로 입구를 보자, 다른 사람들도 입구를 보며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달려들어 온 집안을 겹겹이 에워쌌다.“이게 무슨 일이야? 이건 이정진 어르신의 사람들이잖아?”모두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들은 정기철이 불러온 사람들이 아니었다.“은 회장님께서 부르신 사람들인가요?”정기철은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은광덕을 보았다.“저, 전 아무도 안 불
“싹 다 데려가!”육서진이 내린 명령과 함께 방금 잡힌 사람들은 모두 별장 밖으로 끌려갔다.바로 이때, 주국건의 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뭐? 회사가 차압되었다고? 회사 계좌도 동결됐다고?”주국건이 가지고 있던 재산들이 모조리 조사된 것이다. 주씨 가문은 늘 부당한 수법으로 회사의 이익을 챙겨왔기에, 제대로 수사를 한다면 모조리 들통날 것이 뻔했다.그래서 주씨 가문은 늘 은씨 가문의 보호를 받기 위해 은씨 가문의 시중을 들었던 것이다.이때 은광덕의 전화 벨 소리도 울렸다. 보아하니 회사 본부장에게서 걸려온 전화다.“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본사를 포함한 모든 회사가 차압되었다고? 회사 계좌가 동결된 데다가 네가 당장 끌려가게 생겼다고?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은광덕이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전화를 끊자마자 또 새로운 전화가 걸려왔다. 은행에서 걸어온 전화다. 전화가 연결되자 마자, 은행의 직원은 은광덕의 불법 혐의로 개인 카드가 동결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회사가 차압되고 계좌가 동결된 것도 모자라, 뒷배마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었다. 은씨 가문이 순식간에 처참히 무너지게 되었다.“도대체 누구 짓이야? 누가 꾸민 짓이야?”경수가 화를 가라앉히지 못한 채 소리를 질렀다.“아직도 모르겠어? 당연히 내가 한 짓이지.”운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라고? 웃기지 마. 네가 뭐라고 이정진 어르신께서 널 도와주겠어?”경수는 이 사실을 믿기 싫은 눈치였다.“그럼 나 말고 또 누가 있겠어? 내가 오늘 분명히 복수하러 온 거라고 말했었지? 넌 내가 정말 뒷배도 없이 홀로 찾아왔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전에 말했듯이, 오늘 난 은씨 가문을 없애버리러 온 거야!”운기가 매서운 말투로 말했다.경수는 믿고 싶지 않았지만, 운기 빼고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이 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운기가 어떻게 이정진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인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이정진은 줄곧 은씨 가문은 물론 독고 가문마저 거들떠
은광덕은 말을 마친 후 이를 악물고 운기를 향해 무릎 꿇었다.“아버지!”은광덕이 무릎 꿇는 모습을 본 경수가 큰 소리로 외쳤다. 은씨 가문은 단 한 번도 이런 모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 “임운기, 네가 말한 대로 무릎을 꿇고 부탁했어.”은광덕이 고개를 들어 운기를 보았다.“당신 하나로는 부족해. 은경수도 함께 무릎 꿇어.”운기는 말을 하면서 경수를 보았다.이 말을 들은 경수는 안색이 엄청나게 어두워졌다.‘난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무릎을 꿇은 적 없어! 임운기한테 무릎을 꿇어야 한다면, 차라리 죽는 것을 택하겠어.’“경수야, 당장 꿇어!”은광덕이 경수를 향해 호통을 쳤다.“아니! 절대로 못 꿇어요!”경수는 이를 악물고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말했다.“못 꿇는다고? 그럼 네 아버지부터 죽이고 널 죽여야겠어.”운기는 말을 하면서 검을 꺼냈다.“잠깐만! 꾸, 꿇을 게!”경수는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곧이어 경수는 이를 악물고 운기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자존심이 세기로 유명한 경수는 늘 자신을 높이 여기며, 다른 사람을 업신여겼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 경수의 자존심은 운기에게 매섭게 박탈당했다.현장에 있던 사장들은 경수와 은광덕이 무릎을 꿇은 것을 보고,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오늘 이 일이 생기기 전, 금도의 정상에 이르게 된 은씨네 부자는 모두의 부러움을 받았다.그러나 지금 두 사람은 운기의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용서를 빌고 있었다.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변해버렸다.“임운기, 네가 말한 대로 무릎을 꿇었으니 우릴 용서해 주면 안 될까?”은광덕은 부탁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안돼!”운기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의 말을 들은 은광덕과 경수는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너, 너 지금 우리를 갖고 논 거야?”경수는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운기를 향해 소리 질렀다.“맞아, 갖고 논 거야. 내가 언제 무릎 꿇으면 용서해 준다고 한 적 있어?”운기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 너!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