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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조공봉은 얼굴에 몇 번이나 경련을 일으켰다.

윤도훈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이를 갈기도 했다.

“어디 한번 나랑 정정당당하게 싸워! 가만히 서 있지 말고! 그깟 방패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싸우자고! 이번엔, 네가 날 때려!”

윤도훈의 말대로 이게 끝이었으면 하는 것이 조공봉의 진심이다.

계속될까 봐 두렵고 윤도훈을 죽이기 전에 자기 먼저 지쳐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

윤도훈이 어떠한 변태적인 방어 공법을 수련한 건 맞으나 그 전제는 가만히 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무런 반격도 없이 공격을 받기만 한다고 여겼다.

만약 방어를 공격으로 전환한다면 그의 약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때려달라고요? 서두를 것 없어요.”

윤도훈은 그 말에 냉소를 흘리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폐인으로 만들 거예요 말 거예요? 싫으면 저 그만 가봐도 되겠습니까?”

그 말을 듣고서 조공봉의 얼굴이 한껏 더 흐리멍덩해졌다.

한편에서 지켜보던 송영신은 더더욱 달갑지 않아졌다.

이윽고 그는 박씨 가문과 이산문 쪽을 향해 바라보았다.

“선배님들 실력이 대단하시다는 걸 소인 잘 알고 있습니다. 부디 저를 위해 나서 주셔서 윤도훈을 폐인으로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 이산문의 노인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네가 뭔데? 우리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우린 그냥 묘혈에 들어가는 것까지만 도와주려고 온 거야. 너 대신 손에 피를 묻힐 수 없다는 말이야. 흥!”

요염하기 그지없는 그 부인 역시 못마땅하다는 듯 입을 삐죽거리더니 윤도훈을 바라보며 웃었다.

“총각, 보기보다 꽤 강하네?”

순간 송영신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말았다.

이산문의 노인이 그러한 반응을 보이지 박씨 가문에서도 나서지 않았다.

송장남은 기침을 두 번 하고는 어색한 얼굴로 약간의 책망과 노여운 모습으로 송영신을 노려보았다.

그렇다. 이산문도 박씨 가문도 송영신의 말대로 움직일 리가 없다.

윤도훈이 송영신에게 미움을 사든 말든 천운시 송씨 가문 전체에게 미움을 사든말든박씨 가문과 이산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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