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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4화

하늘을 찌를 듯한 양진인 시왕의 흉악함으로 본다면 시왕은 어느새 자기만의 의식과 사상을 지니게 된 것 같았다.

“호!”

누군가 감히 먼저 다가오는 것을 보고 시왕은 포악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으르렁거렸다.

이윽고 주먹을 날리면서 가장 앞장서서 온 청탑을 한방에 무너뜨려 버렸다.

펑-

육신의 강도가 결단 강자에 비견될 정도인 청탑이다.

본래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는 청탑은 그 어떠한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는 존재였다.

하지만 시왕의 주먹 한 방에 힘없이 ‘가루’가 되어 버렸다.

땡-

그와 동시에 부노 장로는 당나귀의 정혈이 묻은 큰 칼을 휘두르며 시왕을 향해 갔다.

철이 부딪히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단번에 울려왔다.

하지만 부노 장로의 실력으로도 시왕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오히려 진동으로 인해 부노 장로는 팔이 저려났고 손아귀에 피가 터지기도 했다.

순간 부노 장로와 시희는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두려움에 벌벌 떨고 있는 기색을 드러냈다.

‘말이 되는 상황이야?’

‘무려 한 방에 청탑을 저 지경으로 만들어 버리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공포스러운 시왕의 실력에 짙은 절망과 두려움이 두 사람을 가득 채웠다.

“부노 장로, 조심하세요!”

정신을 차린 시희는 부노 장로를 향해 소리를 치면서 일깨워주었다.

시희의 비명에 소스라치게 놀란 부노 장로는 얼른 마음을 다잡았다.

도망가기에는 너무 늦어서 서둘러 몸에 있는 법기 갑옷의 힘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간 그 갑옷의 표면에는 빛이 흐르면서 방어력을 크게 높였다.

어느새 영지가 나타난 시왕은 부노 장로를 바라보면서 인간적인 경멸의 빛을 드러내는 듯했다.

시왕이 고함을 지르자 입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면서 바로 부노 장로를 공격해갔다.

이윽고 부노 장로의 갑옷이 또다시 힘없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킥킥킥-

자욱한 빛으로 덮여 있던 갑옷은 빠르게 균열로 채워지더니 바로 조각으로 변해 그의 몸에서 우두득 떨어졌다.

그러한 상황에서 부노 장로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시왕을 바라보는 두 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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