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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그들이 맞이해야 하는 건 무자비하고 끔찍한 살육이었다.

하지만 가장 맨 처음으로 탈출한 시희는 가만히 서 있었다.

포악하고 흉악한 양진인 시왕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희야, 빨리 뛰어! 뭐 하고 있는 거야!”

부노 장로가 그녀를 향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때 시희의 눈빛에는 탐욕과 도전의 빛이 역력했다.

“부노 장로, 조금 전에는 묘혈 안이라 어떻게 할 수 없었고 다른 위험 요소가 있을것 같아 뒤로 물러섰지만, 지금은 이미 밖으로 나왔잖아요. 이대로 도망치는 게 맞을까요?”

시희는 안색이 여러 번 바뀌더니 부노 장로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

부노 장로는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저... 저 시왕을 수복하고 싶습니다! 꼭두각시로 만들게 되면 아마 청탑보다 훨씬더 강할 거예요. 그러니 부노 장로께서 좀 도와주시죠. 어떠세요?”

시희는 이를 악물고 물었다.

그 말을 들은 부노 장로는 안색이 한동안 변화무쌍했다.

미친 듯이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시왕을 돌아보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뭐가 무서워서 망설이는 거죠? 초급 경지 후기 고수잖아요. 그뿐만 아니라 법기 호신도 있고 저한테는 청탑도 있잖아요.”

“시도조차 하지 않고 뒤돌아서는 건 헛걸음한 것과 다름이 없잖아요.”

시희가 부추기듯 말했다.

그러자 부노 장로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어디 한 번 해보자! 근데 조금이라도 상황이 뒤틀어지면 바로 도망가야 한다. 알았어?”

“그럼요! 저도 살고 싶어요.”

“가자!”

시희는 부노 장로를 한번 흘겨보았다.

이윽고 두 사람은 시왕이 있는 쪽으로 향해 돌진했다.

그와 동시에 속으로 중얼거리자, 꼭두각시인 청탑도 함께 따라왔다.

그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윤도훈은 갑자기 두 사람의 돌발 행동에 집중하게 되었다.

‘시왕과 싸울 생각인가?’

‘모처럼 대단하네!’

‘마침 지켜보면 되겠어. 만약 저들이 시왕한테 단숨에 죽는 것만 아니라면 나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걸 설명해.’

윤도훈은 속으로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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