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두-어둠이 내려앉은 것만 같은 그곳은 번개가 쳐야만 푸른 빛이 나타나곤 했다.끊임없이 내리치는 번개는 그대로 윤도훈과 시왕의 몸에 떨어졌다.푸-번개에 맞을 때마다 시왕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피어오르고 번개로 인해 그 연기가 사라졌다.하늘을 찌를 듯한 기운도 어느새 바닥이 나면서 힘없이 누워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푸흡-시왕을 따라 억울하게 당한 윤도훈의 몸에서도 끊임없이 전류가 인체를 흐르는 이상한 소리가 났다.윤도훈의 몸에는 어떤 재질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개인 주머니와 빙하용최검을 제외하고는 옷이 이미 타버린 지 오래다.게다가 온몸이 검게 그을린 듯 시커멓게 타버렸다온몸을 파고드는 번개의 전율에 윤도훈은 하마터면 기절해 버릴 뻔했다.하지만 확고한 의지와 용조의 혼에 의해 영혼이 강해졌기 때문에 내내 정신을 유지하려고 애를 썼다.체내의 후토 힘도 미친 듯이 재촉하면서 후토지체를 유지하게끔 했다.그와 동시에 왼쪽 신장에서는 육체의 손상을 복구하기 위해 강한 활력을 가진 용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물론 이런 복구 속도는 번개에 의해 파괴되는 속도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따라서 윤도훈이 살아 있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무척이나 위급하다는 뜻이다.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그 자신도 모르는 상황이다.시왕과 마찬가지로 행동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죽은 듯이 누워 있을 뿐이다.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계속 흘러갔다.송씨 가문 옛 저택 밖에서 송장헌과 부노 장로, 박씨 가문 사람들은 여전히 떠나지 않았다.번개가 계속되어 그들의 마음을 놀라게 했다.“도훈아... 내가 미안해...”송장헌은 지금까지 이 말만 수백 번 반복했고 얼굴에는 짙은 죄책감과 슬픔이 베어 있었다.그러나 부노 장로와 시희의 표정에는 의문이 더욱 많았다.“부노 장로, 아직 번개가 치고 있는 걸 보면...”시희가 미심쩍은 표정으로 묻자 부노 장로가 바로 대답했다.“그 말인즉슨, 시왕이 아직 살아있다는 말이야!”말하면서 부노 장로는 들숨을 내쉬면서 놀라움
남자의 정체는 송건서이다.송장남의 둘째 아들이자 천운시 경찰서 서장이다.오늘 공무로 인해 집안으로 제때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아버지.”“어찌 된 일입니까? 여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차에서 내린 송건서는 저택 밖에 서서 송씨 가문 옛 저택 쪽에서 번개가 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놀라움과 걱정이 동시에 밀려오는 순간이었다.이윽고 그는 바로 안으로 쳐들어가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송씨 가문 옛 저택에서 살아서 나온 집사가 송건서를 막았다.“도련님, 안 됩니다. 너무 위험합니다.”“번개도 번개지만 안에 시왕이 있습니다.”이 집사는 송건서를 잡아당기면서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송건서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누군가를 찾는 듯했다.이윽고 아무도 찾아내지 못하자 집사를 붙잡고 소리쳤다.“아버지는요? 내 아내랑 아들은요? 지금 어디에 있는 거예요? 어디에 있냐고요!”“왜 아무도 보이지 않는 거죠? 아직 안에 있는 거예요?”송영신이 바로 송건서의 아들이다.집사는 그의 질문에 슬픈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돌아가셨습니다... 어르신도 둘째 사모님도 영신 도련님도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그 외 다른 가족분들도 모두...”“다 죽었어... 다...”집사는 이때 너무 놀라서 멘탈이 나간 채로 횡설수설하며 울부짖었다.“뭐라고? 함부로 지껄이지 마!”탁-송건서는 안색이 크게 변하더니 화가 잔뜩 난 채로 집사의 뺨을 후려쳤다.“당장 들어가서 구조 실시한다! 당장!”이윽고 그는 옆에 있는 동료들과 부하들을 향해 소리치고서 눈을 붉히며 저택으로 뛰어가려고 했다.이때 소방서장이 송건서를 붙잡고 말했다.“송 서장님, 번개가 계속 치고 있습니다. 아직 위험한 상황이니 일단은 안전 지역에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그 말을 듣고서 송건서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소방대장을 향해 소리쳤다.“있긴 뭘 있어! 들어가서 당장 살려내라고!”소방대장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이미 들어가서 확인했습니다. 생존자는 단
“뭐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자업자득한 거라고요!”송건서가 송장헌한테 버릇없이 언성을 높이자 송영태가 바로 나서서 소리를 높였다.“어린놈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송건서는 명색으로 치면 송영태의 삼촌이다.그러나 상황인 상황인 만큼 그러한 것도 신경 쓸 겨를 없이 히스테리를 부렸다.이때 송장헌이 나지막한 소리로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다.“시왕으로 변한 양진인 손에 죽은 거야. 네 아빠가 기어이 그 묘혈을 열겠다고 한 바람에 죽은 거라고. 사악한 기운이 뿜어져 나와서 너희 집안 전체를 엎어버린 거야. 남을 탓할 것도 없어. 영태 말대로 자업자득이야.”그 말을 듣고 나서 송건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꺼풀을 몇 번이나 뛰었다.“시왕이라고요? 양진인 묘혈에 시왕이 있다고요? 보물이 들어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왜 저한테 계속 헛소리만 하는 거죠? 시왕이라니 말도 안 돼.”송건서는 계속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이윽고 송씨 가문 옛 저택 쪽을 보고 무릎을 꿇고 목청을 돋우어 외쳤다.“아버지! 영신아...”하지만 더 이상 뛰어들 엄두도 내지 못했다.오후 1시.번개는 무려 한 시간이 넘도록 계속 내리쳤다.후두두-펑-시왕의 몸에 번개가 또다시 떨어졌다.그 무엇도 시왕을 무너뜨릴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마지막 검은 연기를 피어 올리더니 둔탁한 소리도 함께 울려왔다.시왕은 그렇게 번개로 인해 수 동강이 났다.그 흉악한 시체와 끔찍한 기운은 마침내 번개와 함께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시왕은 결국 천겁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먼지가 되어 홀연히 날아가 버렸으니 말이다.그러나 윤도훈은 여전히 그곳에 누워 있고 시왕처럼 사라지지는 않았다.비록 피부 전체가 타버렸지만 몸은 여전히 온전하기만 했다.육신의 강도만 놓고 보면 윤도훈은 절대 시왕을 이길 수 없다.하지만 직접 번개를 맞은 것도 아닌 데다 용기가 다친 곳을 몰래 회복해 주고 있어서 시왕보다 오래 버틸 수 있게 된 것이다.“제길! 죽은 거야?”“빌어먹을 천겁도
땅에 떨어진 후 원래 몸 표면의 그을린 피와 살의 ‘껍데기’는 번개로 인해 의해 벗겨지고 흩어지면서 갈아지더니 살이 터져 나왔다.그 한 방에 윤도훈은 산산이 조각나는 것만 같았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 빌어먹을!’ ‘왜 아직도 번개를 치고 난리야!’ ‘제가 천겁을 한 것도 아니고 제가 시왕도 아닌데 왜 저한테 이러시는 겁니까!’윤도훈은 속으로 고함을 질렀고 고통과 공포로 표정이 일그러졌다.후두두-곧이어 또 번개가 내리쳤다.꼼짝도 할 수 없는 윤도훈의 온몸에 푸른 빛이 감돌고 ‘전기뱀’이 여기저기를 스치면서 지나갔다.그의 모든 세포를 스치면서 온몸을 빠짐없이 파괴하는 것과 같았다.그와 동시에 일종의 세례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윙-윤도훈은 내심 절망했고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러나 그때 갑자기 머릿속에 동요가 일어났다.천지간의 알 수 없는 힘이 윤도훈을 찾아왔기 때문이다.그 힘 덕분에 ‘용황경’과 ‘용안관천술’두 의술과 음양현술의 절학이 업그레이드되어 새로운 장을 연 것만 같았다.윤도훈은 멍하니 절망은 순식간에 광희와 희망으로 대체되었다.그는 알 수 없는 그 힘이 어쩌면 공덕의 힘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이 힘은 별로 살상력이 없고 전투에 보탬이 되지 않지만 특별한 역할을 한다.의술과 현술의 절학을 이어받은 뒤로 ‘용황경’과 ‘용안관천술’은 모두 완본이 아니라 아직 많은 장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어떻게 해야 다음 장을 열 수 있을지 몰랐는데, 이로써 열게 된 것이다.실력이 계속 발전해도 기억 속의 이 두 절학은 변하지 않았던 같았다.그런데 이때 자신이 얻은 덕으로 새로운 장이 열렸으니 마냥 좋기만 했다.그 또한 잠시 윤도훈은 머리를 빠르게 돌려 보았는데, 그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양진인 시왕.자신이 전에 시왕을 막으면서 간접적으로 그의 살육을 막았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절세의 흉물이 연기처럼 사라지면서 앞으로 다시는 나타나지 못할 것으로 되었기에 한 가닥의 공덕
인체는 영원히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것이다.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인 원기를 가지고 있다.보통 사람들이 수술로 배를 가르면 오랫동안 허약해질 수밖에 없고 평생 체질이 예전보다 약해지는 건 바로 그 자체의 원기가 빠져나갔기 때문이다.무자에게는 ‘원기 대상’이라는 말도 있다.선천적인 원기를 잘 활용하면 예상치 못한 효과를 낼 수도 있다.지금 이 순간 윤도훈은 용기혼원법을 적용하여 신체를 빠르게 회복하게 되었다.후두두-그러나 번개는 여전히 계속되었고 여전히 윤도훈의 육체를 파괴하고 있다.이윽고 무언의 대결이 시작된 것만 같았다.파괴 속도와 복구 속도의 대결로 말이다....송씨 가문 옛 저택 근처에는 먹구름이 가득하고 번개가 계속 쳤다.이 충격적이고 기괴한 광경을 본 사람들은 많았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오후 2시, 어느 경기장 안에서.정부에서 조직한 ‘전국의학 우수 공헌 표창 대회’는 예정대로 개최되었다.이진희는 잠시 율이를 진석진에게 맡기고 그린 제약회사 직원들과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관련 부서에서 별로 큰 의미가 없는 오프닝 멘트를 한참이나 했다.그 후, 그린 제약회사에서 출시한 하트 라이트가 백혈병 치료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에 이진희는 그린 제약회사의 책임자로서 무대에 올라 표창을 받았다.이진희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 장내에는 속삭임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오피스룩으로 차려입은 이진희는 가능한 한 중성적으로 보이려고 했지만 아름다움을 감출 수 없었다.이진희를 보자마자 다들 자기도 모르게 두 눈이 휘둥그레졌으니 말이다.그린 제약회사의 책임자가 이토록 절세의 미인일 줄은 몰랐다면서.무대 위에서 이진희는 단정하게 표창을 받고 당당하게 말했다.그리고 무대 아래서 다른 시선으로 이진희를 지켜보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다리에 깁스를 한 주단성은 이진희를 보고 이를 갈았다.얼굴에 원한과 독기가 가득한 채로 말이다.마침 그때 주단성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전동휠체어를 제어한 채 그곳에서 빠져나와
“만약 그 윤기 도련님과 그의 신변에 있는 고수들의 실력이 이숙과 비슷하다면 윤도훈을 어쩔 수 없어요.”“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너한테 알려준다고 한들 무슨 말인지도 모를 것이다. 넌 그냥 윤기 도련님도 은둔 윤씨 가문의 고수들도 외부에서 천하무적의 존재라고만 생각하면 된다. 걱정하지 말거라. 윤기 도련님이 있는 한 윤도훈이 백 명이 되더라도 어찌할 수 없단다.”“그래요? 그럼 잘됐네요! 아버지, 그 윤기 도련님과 꼭 연락해 주셔야 해요!”주단성의 목소리에는 기쁨과 기대한 빛이 역력했다.상대는 나지막한 소리로 대답은 했지만, 바로 말머리를 돌렸다.“윤기 도련님을 만나게 되면 공손하게 대해야 할 것이다. SJ 의약 상인 협회 회장 손자로서 그 어떠한 오만함도 보여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가 지니고 있는 이 모든 것도 은둔 윤씨 가문에서 준 것이니 절대 그 앞에서 건방지게 굴지 마. 알았어?”“아버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그 정도도 모를 것 같아요? 윤도훈만 상대해 준다면 앞으로 평생 왕처럼 모실 수 있어요.”주단성이 대답했다.이윽고 그는 깁스를 한 자신의 다리를 보고 험상궂은 표정을 드러냈다.전화를 끊은 후, 그는 다시 강당으로 돌아갔다.이때 무대에는 이미 사람이 바뀌었지만, 뜻밖에도 다 같은 미인이었다.상대는 긴 치마를 입고 용모가 놀라울 정도로 예뻤고 몸매도 완벽했다.그뿐만 아니라 행동거지에서 귀족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모르는 이가 봤더라면 미인 대회로 오해할지도 모른다.성시아, P시 화시 바이오테크놀로지 의약의 미녀 회장이자 P시 갑부 성씨 가문의 공주이기도 하다.무대 위의 갑부의 딸을 바라보던 주단성의 얼굴에 원망과 달갑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빌어먹을 년!’ 그는 일찍이 성시아를 추구했었고 꽤 오랫동안 추구했었다.하지만 성시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SJ 의약 상인 협회 회장 도련님인 그를 전혀 상대하지 않았다.한 번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뺨을 맞기도 했었다.그로 인해 주단성은 마음속으로 성시아에 대
이진희도 성시아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방금 성시아가 무대에 오르는 것을 보고 그녀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었다.성시아가 먼저 찾아오지 않으면 이진희가 다가갈 생각이었다.성시아가 설립한 P시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인간 유전학을 연구하는 데 매우 풍부한 전공을 가지고 있다.유학을 하면서 이 방면에 대해 연구를 했었고 수하의 팀들도 모두 이 방면의 전문가들이다.성시아 회사는 올해 인간 유전병 분야에서 큰 돌파구를 마련했고 몇 가지 유전병 난제를 극복한 공로로 올해도 이 표창 대회에 초청되었던 것이다.이에 이진희의 이목이 쏠리게 된 것이다.지금 이 세상에 윤도훈 말고도 율이에게 진심을 다 하는 사람이 한 명 더 나타났다.이진희가 보기에 율이의 저주는 윤도훈 할아버지에게서 내려온 것이니 일종의 유전병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이어서 두 미인은 서로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니다.둘 다 미인이라서 그러한지 대화하고 있는 사이에 감히 끼어드는 남자가 없었다.게다가 서로 협력할 의향이 있어 대화는 더욱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이진희는 성시아 회사에서 유전병에 대한 연구가 마음에 들었고 성시아는 그린 제약회사에서 일 년에 그 많은 약을 내놓은 것에 흥미가 생겼다.그중에서도 ‘하트 라이트’와 같은 백혈병 특효약이 있어서 이진희의 연구팀 역시 매우 대단하다고 느꼈다.그러한 이유로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눌수록 마음이 맞는다고 생각이 들었다.잠시 후, 근처의 비즈니스호텔에서 이진희와 성시아는 두 회사의 협력 의사를 초보적으로 결정했다....같은 시각 한편에서는.후두두-송씨 가문 옛 저택 위에는 여전히 먹구름이 가득하고 때때로 번개가 내리쳤다.밖에는 소방차와 경찰차가 에워싸고 있었고 관계자들도 상황을 묻고 있었다.이때 부노 장로와 시희의 얼굴에 의아한 빛이 가득해졌다.“부노 장로, 그냥 이쯤에서 먼저 떠날까요?”번개가 도무지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말인즉슨, 양진인 시왕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번개가 내리친다고 하더라도 윤도훈에 대한 상해가 줄어들었다.윤도훈은 자신의 몸이 난폭한 번개의 속성을 흡수하고 수용하고 있다고 느껴졌다.마침내 또다시 번개가 내리쳤을 때, 자기 몸에 그 어떠한 상해도 줄 수 없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다만 육신의 무엇인가 활성화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캬! 캬! 캬!다시 번개가 내리치면서 윤도훈 몸 표면에 새까맣게 그을린 ‘껍데기’가 갑자기 갈라지기 시작했다.이윽고 몸을 움직이면서 바로 일어나 앉았다.곧이어 그는 몸을 움직여 땅바닥에서 일어나 앉았습니다.순간 하얀 피부가 드러났고 몸 표면에는 아직도 번개로 인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윤도훈은 마치 누에가 껍데기를 벗겨내는 것처럼 새까맣게 그을린 ‘껍데기’을 완전히 벗겨 나왔다.완벽한 몸이 그대로 번개 앞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윤도훈의 옷은 이미 재가 되었고 지금은 조각이라도 한 듯한 근육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그는 마치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온 인간 병기처럼 보였다.무수하게 내리쳤던 번개가 바로 그 ‘화구’이고 말이다.윙-윤도훈을 오랫동안 가둔 병목 현상이 몸 안에서 부서지는 것 같았다.자신이 뜻밖에도 다른 체질 속성을 깨우쳤다는 것에 기뻐해 마지못했다.그렇다, 뇌 속성을 각성해 낸 것이다.후두두-번개가 계속 내리치고이지만 윤도훈은 그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았다.광포한 뇌 속성은 더 이상 그의 육체를 파괴할 수 없으며 반대로 그의 몸은 번개의 운반체처럼 보이기도 했다.‘뇌 속성을 각성해 낼 줄이야.’‘그동안 금단 경지를 돌파하지 못한 것도 완전히 속성 파악을 못 해서였을까?’‘나 무려 두 가지 속성에 속하는 거야?’지금 윤도훈의 마음은 설렘과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지난번에 후토지체를 각성해 냈지만 금당 경지를 돌파하는 데 실패했었다.결단까지 돌파한 시간이 너무 짧아 기반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인제 와 보니그게 아니었다.후토지체를 각성해 내는 것만으로 부족했던 것이다.자신의 진정한 체질 속성을 완전히 각성해 내지 못했던 것
한연란의 반문을 들은 윤도훈은 순간 멍해졌다. ‘이곳에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있을 텐데, 한연란은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설마, 이곳에 갇혀 있는 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단 말입니까?”윤도훈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연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막 들어오셔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직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 회장님을 만나 뵌 후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한연란의 다른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들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신중함이 서려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들을 도운 윤도훈조차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은 지하 통로를 따라 약 1리 정도를 이동한 후, 마침내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가 이곳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만든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수도원 같은 건물처럼 보였으나, 분명히 과거 흡혈귀 일족이 거주했던 지역인 만큼 일반적인 수도원은 아니었다.건물의 벽에는 각종 사악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흡혈귀의 섬뜩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음울하고 기괴했다.한연란은 윤도훈을 데리고 건물 안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르신 한 명과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어르신은 일흔을 넘긴 듯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년 남자는 차분한 기운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왠지 모르게 윤도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윤도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며 생각했다.‘이상하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왜지?’이윽고 윤도훈은 두 사람 모두 금단 후기 수준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두 사람의 진기와 단전 안에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 즉 기혈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들은 분명 금단
윤도훈은 이찬혁과 노차빈 등 봉화경비 소속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용안관천술의 기운 추적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서는 기운 추적법조차 무용지물이었다.“이런, 어쩔 수 없군.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찬혁과 노차빈이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그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대 시체의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앞장선 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길고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고대 시체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윤도훈을 놀라게 한 점은, 그들이 모두 동양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용병처럼 보이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무기도 냉병기였다. 또한, 움직임은 염하의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흡사했다.‘이런, 염하에서 온 모험가들이나 자유 수련자들인가?’윤도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나 무파나 가문의 지원 없이 활동하는 자유 수련자들이었다. 이들은 세계를 떠돌며 기회를 찾아 나서곤 했고, 어떤 흥미로운 소문이 돌면 먼 곳까지 찾아가기도 했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모두 진기를 운용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그 진기에는 희미하게 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 붉은 빛은 흡혈귀 일족의 기운과 비슷해 보였고, 윤도훈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국외에 나와 이런 익숙한 동양인 얼굴들을 보자, 윤도훈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윤도훈은 빠르게 달려가며 그들을 공격하는 고대 시체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 무리에 있던 파란 옷의 여인과 다른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드러내며 윤도훈을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윤도훈의 등장에 놀란 듯, 몇몇 사람들은 고대 시체와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윤도훈을 휘감았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섰다.눈앞의 풍경은 한순간에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사방이 핏빛 안개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중세 MZ의 도시와도 같았다. 고풍스러운 성채와 중세풍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으며, 멀리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보였다. 시계탑의 커다란 시계추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고, 그 위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피로 물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바람이 휙 지나가며 희미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스쳤다.‘이곳이 바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인가?’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환경 변화로 인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확인을 마친 윤도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얼굴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평소라면 윤도훈은 백 미터 내외의 모든 상황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순간 그의 감각은 마치 억눌린 듯 작동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10여 미터 정도의 상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동시에 윤도훈은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며, 내면에는 폭력적이고 살육적인 충동이 점점 커져갔다.윤도훈은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이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는 용조의 검혼을 정련하며 정신력을 크게 단련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제어에 유리했다.그러나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동요는 윤도훈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모든 것은 윤도훈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힘은 윤도훈을 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인 충동도 불러일으켰다. 이 힘은 그의 몸속에 있던 죽음의 힘과 유사했지만, 그보다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 강력해서 윤도훈조차 강제로 몰아낼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대해 윤도훈은 속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현재 윤도훈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적인 상고 윤씨 가문과,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단맥종과 같은 위협을 생각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기회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따라서 피의 조상의 심장을 얻으면 흡혈귀의 시조인 카인 마왕의 일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윤도훈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흡혈귀 황제 마리의 말 앞부분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가 봉화경비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윤도훈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봉화경비? 봉화경비가 왜?”윤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전에 윤도훈은 이미 이찬혁과 노차빈이 고액의 임무를 수락하고 해외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봉화경비를 언급하다니, 혹시 이게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역시나, 잠시 후 히드 공작이 말을 이었다.“봉화경비의 몇몇 인원이 저희 히드 조직이 의뢰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 탐험 임무를 수락했습니다.”“다른 용병들과 함께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혹한 눈빛으로 히드 공작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이 순간, 히드 공작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치 얼음동굴에 갇힌 것처럼 차가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서둘러 해명했다.“인정합니다. 히드 조직은 과거 선생님께 복수하기 위해 윤도훈 씨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그래서 봉화경비의 배후가 바로 윤도훈 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번 임무는 저희가 봉화경비를 유인한 것이 아닙니다.”“흥!”윤도훈은 크게 코웃음을 치며 공기를 흔들 정도의 낮은 음성을 냈다. 그 소리에 히드 공작은 귀가 아플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내 사람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히드 조직은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고, 흡혈귀
“내가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절대로 윤돈훈 씨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흡혈귀 일족이 현재 가진 자원 중에는 정말로 당신의 눈에 들만한 것이 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시 한번 흡혈귀 일족 영토로 가보세요. 제가 당신께 모든 것을 열어드릴 테니, 마음껏 찾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세요.”“제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은, 윤도훈 씨를 경외하며 우리의 원한을 완전히 끝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피의 조상의 심장에 대해 말씀드린 거고요.” “만약 관심이 없다면, 평범한 다른 자원을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우리 흡혈귀 일족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입니다. 원하십니까?”마리는 약간의 체념과 억울함이 묻어난 표정으로 윤도훈을 향해 간절히 말했다.여자들은 본래 배우라는 말이 있듯, 흡혈귀 황제 같은 흡혈귀도 이 방면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이렇게 불쌍한 척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금의 마리는 전혀 죄가 없는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진심이 담긴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리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윤도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마치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네가 더 이상 좋은 것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일단 믿어보지. 네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먼저 내놔. 그리고 피의 조상의 심장이 어디 있는지 말해.”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른 듯,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었다.‘뭐지? 이 녀석, 정말로 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원한단 말인가? 단순히 허세로 한 말인데, 이 자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다니?’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백 명의 대공 흡혈귀의 척추뼈와 피의 인내를 담은 강철이라는 특수 금속을 섞어 제작한, 매우 희귀한 성스러
이틀 후.서지현이 하이오스 그룹의 냉동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온 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이번엔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켰다. 서지현이 해동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그날, 윤도훈과 이진희는 앨리스의 소개로 그녀와 성시아의 스승을 만났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 유전학의 권위자, 스타인 박사였다.두 사람은 윤시율을 데리고 이 학계의 거물을 만났다. 아이의 몸에 걸린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 만에 하나라도 희망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였다.윤도훈은 생각했다. 상고 윤씨 가문의 이 저주는 몇 세대 간 무작위로 나타나며 마치 유전적 성질을 가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가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스타인 같은 세계 최정상급 인간 유전학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윤도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운 좋게도 앨리스는 스타인 박사의 가장 총애 받는 제자였고, 그녀의 소개 덕분에 박사는 앨리스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스타인 박사는 윤시율의 상태를 듣고 나서, 그 저주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이윽고 하이오스 그룹에 있는 앨리스의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윤시율과 함께 스타인 박사를 만났다. 스타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낀 노인이었으며, 외모로만 봐도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고 일상적인 생활은 거의 무시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였다.잠시 후, 스타인 박사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윤시율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윤시율의 혈액과 골수를 채취해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스타인 박사는 이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다. 물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도훈과 이진희도 이 상황을 죽은 말을 살리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스타인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스타인 박사가 윤시율을 검사실로 데리고 가 여러 검사
흡혈귀 황제 마리는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윤도훈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수백 구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시체를 남겨주었다. 그 후 윤도훈은 그렇게 흡혈귀 일족의 영역을 떠났다.흡혈귀 일족의 영토 전체는 비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 속에는 짙은 피비린내와 죽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원래 흡혈귀 일족들에게 이런 냄새는 매우 황홀한 향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흡혈귀 일족들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사냥감의 피비린내와 자신의 동족이 죽은 뒤 퍼지는 피비린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한편, 흡혈귀 황제 마리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경악을 넘어 깊은 슬픔과 증오가 자리 잡았다. 한 명의 대공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공작과 백작 등의 흡혈귀 일족 중추 세력도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흡혈귀 일족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모든 것은 염하에서 온 윤도훈을 건드린 결과였다.조금 전, 윤도훈 앞에서 타협을 선택했던 마리는 자신의 증오심을 잘 숨겼다. 하지만 이러한 피의 원한을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도훈이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난 후.흡혈귀 일족의 영토 안에 위치한 한 밀실.흡혈귀 황제 마리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묻은 피와 무력함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요염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또한, 마리 앞에는 한 잘생긴 뱀파이어 공작이 무릎을 꿇고 그녀의 부츠에 입맞추고 있었다.“히드 공작,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의 상황은 어떻지?”마리는 자신의 발을 거두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리 여왕님, 제가 은밀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배포한 임무를 이미 많은 전 세계 용병과 모험가들이 수락했습니다. 지금 고대 지역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수가 이미 천 명에 달했습니다.”“그중에는 세계정화 교단과 늑대인간 무리 같은 멍청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그 신비로운 보물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제 생각에 두 달도 채 안 돼, 피의 조상 고대 시체에게 바칠 제물의 수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