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가 내리친다고 하더라도 윤도훈에 대한 상해가 줄어들었다.윤도훈은 자신의 몸이 난폭한 번개의 속성을 흡수하고 수용하고 있다고 느껴졌다.마침내 또다시 번개가 내리쳤을 때, 자기 몸에 그 어떠한 상해도 줄 수 없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다만 육신의 무엇인가 활성화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캬! 캬! 캬!다시 번개가 내리치면서 윤도훈 몸 표면에 새까맣게 그을린 ‘껍데기’가 갑자기 갈라지기 시작했다.이윽고 몸을 움직이면서 바로 일어나 앉았다.곧이어 그는 몸을 움직여 땅바닥에서 일어나 앉았습니다.순간 하얀 피부가 드러났고 몸 표면에는 아직도 번개로 인한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윤도훈은 마치 누에가 껍데기를 벗겨내는 것처럼 새까맣게 그을린 ‘껍데기’을 완전히 벗겨 나왔다.완벽한 몸이 그대로 번개 앞에 고스란히 노출되었다.윤도훈의 옷은 이미 재가 되었고 지금은 조각이라도 한 듯한 근육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그는 마치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온 인간 병기처럼 보였다.무수하게 내리쳤던 번개가 바로 그 ‘화구’이고 말이다.윙-윤도훈을 오랫동안 가둔 병목 현상이 몸 안에서 부서지는 것 같았다.자신이 뜻밖에도 다른 체질 속성을 깨우쳤다는 것에 기뻐해 마지못했다.그렇다, 뇌 속성을 각성해 낸 것이다.후두두-번개가 계속 내리치고이지만 윤도훈은 그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았다.광포한 뇌 속성은 더 이상 그의 육체를 파괴할 수 없으며 반대로 그의 몸은 번개의 운반체처럼 보이기도 했다.‘뇌 속성을 각성해 낼 줄이야.’‘그동안 금단 경지를 돌파하지 못한 것도 완전히 속성 파악을 못 해서였을까?’‘나 무려 두 가지 속성에 속하는 거야?’지금 윤도훈의 마음은 설렘과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지난번에 후토지체를 각성해 냈지만 금당 경지를 돌파하는 데 실패했었다.결단까지 돌파한 시간이 너무 짧아 기반이 불안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인제 와 보니그게 아니었다.후토지체를 각성해 내는 것만으로 부족했던 것이다.자신의 진정한 체질 속성을 완전히 각성해 내지 못했던 것
윤도훈의 또 다른 체질 속성이 번개로 인해 자극해 나왔다.금단을 돌파하는 과정에 따라 윤도훈은 자신의 체내의 힘이 점점 더 난폭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단전과 경맥에는 후토지체와 번개의 힘이 동시에 나타났다.하나는 두껍고 웅장하며 다른 하나는 난폭하기 그지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번개는 마침내 그 사명을 완성한 것처럼 멈추었다.무릎을 접고 앉은 윤도훈의 온몸에 전광이 감돌았다.두 눈에는 번개의 힘을 삼키고 있는 듯 신비로운 푸른 빛이 반짝이고 있다.그의 단전은 더욱 단단해졌고 체내에는 이중 속성의 진기가 융합되어 더욱 웅장해졌다.금단으로 돌파하면서 대지 맥동을 사용하거나 열공비홍 제8식을 쪼개낼 때, 더 이상 진기를 모두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진기 총량의 10%만 소모될 것이다.이러한 변화는 윤도훈은 은근히 놀라면서 경지를 돌파할 때마다 질적인 변화가 생긴다고 느꼈다.지금 이 순간, 그는 이전의 자신이 금단 강자를 상대로 월등히 싸울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윤도훈은 그 전보다 10배 이상은 강해졌다.열공비홍 9식을 연속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고 느껴졌다.잠시 후 윤도훈의 이념에 따라 몸 표면에 감돌던 ‘전기뱀’이 갑자기 몸속으로 들어갔고 그는 원래대로 돌아왔다.그러나 이윽고 그의 얼굴에 어색한 웃음기가 떠올랐다.번개로 인해 알몸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다행히도 주변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윤도훈은 자기 개인 주머니에서 옷을 꺼냈다.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늘 가지고 다녔던 것이다.“다 끝났어?”윤도훈은 옷을 갈아입고 하늘을 쳐다보았다.먹구름이 이미 엷어져 흩어지는 것을 보고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아직 벼락에 덜 맞은 사람처럼...송씨 가문 옛 저택 밖에서.모두가 하늘을 바라보면서 제각각 표정이 다양했다.“드디어 멈춘 걸까?”“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왜 번개가 이 작은 구역에서만 이렇게 오래 지속된 것일까?”바로 그때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
송건서 기억이 맞는다면 이산문과 박씨 가문은 모두 송장남을 도와주려고 온 사람들이다.이치대로라면 지금 자기를 도와주어야 한다는 말이다.근데 다들 하나같이 윤도훈 편만 들어주고 있으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송건서는 이를 갈며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았다.이윽고 그는 이를 악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아주 좋아!”“다들 우리 천운시 송씨 가문 사람들이 다 죽었다고 나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 거지? 다들 감히 윤도훈 편만 들어?”그 말을 들은 시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런 일이 없었어도 나 너를 안중에 둔 적이 없어.”“너...”송건서는 얼굴이 붉게 상기되더니 두 눈을 날카롭게 뜨고 윤도훈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여하튼 이런 엄중한 일이 일어났고 당신은 현장에서 나온 유일한 사람으로서 반드시 조사받으러 가야 합니다!”“윤도훈을 압송하거라!”“허허, 송 서장, 위세가 하늘을 찌르네?”바로 그때, 낮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이윽고 군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기세등등한 전관들을 이끌고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상대를 확인하는 순간 송건서는 잠시 멍해졌고 얼굴빛이 흐려졌다.“양 총수님,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중년은 바로 천운시 군사 구역의 양진석 총수이다.그는 권세가 높은 염하국의 거물이라고 할 수 있다.그리고 바로 이 사람이 윤도훈에게 염하국 영패를 수여해 주면서 명예 총장이라는 칭호까지 달아주신 분이다.양진석은 송건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면서 덤덤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뉘앙스로 말했다.“윤도훈은 나랑 가야 한다네.”이윽고 그는 윤도훈을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웃었다. “그동안 별일 없었어? 이 모든 걸 네가 만들어 낸 거야?”“양 총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윤도훈은 그럴 듯 몸을 쭉 펴고 경례까지 했다. “됐어! 가자, 단둘이 얘기 좀 하자.” 양진석은 퉁명스럽게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이에 윤도훈은 멋쩍게 웃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전용차에 올라탔다.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은 송건서의 얼굴은 어
뒤뜰로 들어온 송건서는 까맣게 그을린 것 외에는 텅 빈 뒤뜰을 바라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원래 그는 시체라도 거두려고 생각하면서 들어온 것이었다.하지만 양진인 시왕의 시신마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으니 송장남과 송영신은 더 말할 것도 없다.‘거두긴 뭘 거둬!’바닥의 재를 긁어서 유골처럼 여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한편, 차 안에서.양진석은 윤도훈을 훑어보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듯하지만 압박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윤도훈, 너 수련자 맞지? 엄청난 소동을 일으킨 네 실력은 도대체 뭐야?”양진석이 물었다.윤도훈은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서 얼굴에 놀란 빛이 떠올랐다.‘수련자를 안다고?’양진석은 윤도훈의 표정을 살피며 덧붙였다.“한 나라의 힘을 우습게 보지 마. 보통 사람들에게는 너 같은 수련자들이 신비롭겠지만, 난 그나마 알고 있는 게 있어. 심지어 많은 실력이 막강한 수련자를 모집하여 국가 기여에 힘을 이바지하게끔 움직이기도 해. 네 실력에 대해서 알리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하면, 나 역시 강요하지 않을게.”“오늘 이렇게 찾아온 건 너한테서 약속을 받고 싶어서야. 명예 총장에 염하국 영패까지 지니고 있는 네가 만약 나라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거부하지 않을 거지?”이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목청을 가다듬었다.“총수님 말씀대로 전 그냥 명예 총장일 뿐입니다. 저한테는 개인의 삶이 있고 그...”“흥!”양진석은 그 말을 듣고 ‘흥’ 하고 퉁명스럽게 윤도훈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다시 한번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 나라에서 권리를 줬으면 마땅한 의무도 이행해야 하는 거 아니야? 염하국 영패를 가지고 다니면서 네가 여기저기 허세를 부리고 있는 거 내가 모르고 있을 줄 알았어? 원수한테 사사로이 쓰기도 했었지? 나라에서 네가 필요하다는 데 이렇게 자꾸 거절만 할 거야?”순간 윤도훈은 이마에 땀이 흥건해졌다.염하국 영패를 지니고 다니면서 사적인 일을 해결한 건 맞는데, 허세는 아니었다.윤도훈은 기침을 몇 번 하더니
‘코브라’라고 하는 조직의 이름을 듣자마자 윤도훈은 바로 결심이 내려졌다.복수의 칼날이 휘날리고 눈빛마저 더없이 차가워지는 순간이었다.지금의 실력으로는 바로 은든 윤씨 가문을 상대로 복수극을 펼칠 수 없는 윤도훈이다.하지만 은둔 윤씨 가문이 지지하고 있는 세력을 상대하기엔 식은 죽 먹기였다.미리 이자부터 받는다는 셈 치고 윤도훈은 양진석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양진석이 옆에서 계속 설명을 이어 나갔다.“근데 따지고 보면 이상한 곳이 한두개가 아니야. 너도 알다시피 금심월 지역은 마약으로 일어난 또 다른 회색 지대잖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그곳과 마찬가지로 세 국가의 교차 지역에 있단 말이지.”“코브라 조직이든 레바도르 무장 세력이든 모두 마약과 관련되는 일을 하고 있어. 재배부터 매매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틀어쥐고 있다고 보면 돼. 그 사람들이 저지른 죄를 한두 마디로 정할 수 없을 정도야.”“그중 코브라 조직의 핵심 인원과 두목은 대다수가 우리 나라 사람이야. 이번 일로 코브라 쪽에서 먼저 변경 지역에 있는 우리 부대에 자수를 하면서 마약까지 대량으로 제출했어. 그뿐만 아니라 그 유적지를 우리 측에 넘기겠다면서 기꺼이 법의 심판까지 받겠다고 약속했어.”“하지만 앞서 말한 것을 조건으로 우리 측의 보호를 바라고 있어. 함께 레바도르 무장 그리고 레바로드 무장 쪽에서 데리고 온 신의 눈물 조직까지 대항하자고 했어.”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였다.“허허, 어쩌면 죽는 게 두려워서 자수한 게 아닐까요? 본국으로 돌아와서 법의 심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자수를 했으니 사형이 내려지지는 않겠죠. 하지만 레바도르, 신의 눈물과 맞서게 된다면 코브라에게 주어지는 건 죽음뿐이잖아요. 처참한 죽음일 수도 있고요.”“나 역시 너랑 같은 생각이야. 지금 상황으로 본다면 신의 눈물 측에서 사람을 보낸건 사실이야. 우리 부대 그리고 코브라 조직과 이미 전투를 벌렸었거든. 우리가 이기긴 했는데, 우리 측 손실도 만만치 않아.”“내가 지금 걱정하고 있는 건 레바도르도
윤도훈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실은 오늘 그리 순탄하고 무안하게 흘러갔던 것도 아니었다.하마터면 미친 듯이 내리치는 번개에 맞아 죽을 뻔했으니 말이다.다행히도 전화위복으로 용케이 살아남았고 실력도 전보다 더 강해지게 되었다.하지만 이진희에게 사실 그대로 말해줄 수 없었다.걱정하고 속상할 것이 분명하니 좋은 소식만 들려주고 싶었다.그러나 윤도훈을 바라보고 있던 이진희는 상대의 변화를 알아차리게 되었다.지금 윤도훈에게서 예측할 수 없는 무거운 기질이 뿜어져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형언할 수 없는 안전감을 느끼게 된 이진희는 외적으로 달라진 윤도훈의 모습도 발견하게 되었다.갑자기 피부가 매끄럽고 탄탄해진 것이 얼굴에서 말 그대로 빛이 나는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여성스러운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윤도훈은 전과 달리 또 다른 특수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하루 못 본 사이에 더 멋있어진 거 같아...’“도훈 씨, 대체 실력이 어느 정도 돼요?”이진희는 몹시나 궁금해하며 물었다.“이제 막 금단 경지까지 돌파했어.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봐?”윤도훈이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다.이진희는 기대에 잔뜩 찬 모습으로 물음을 이어 나갔다.“난 언제쯤 그 차원에 이를 수 있어요? 다른 건 아니고 가끔가다가 우린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같아서 그래요. 도훈 씨 발걸음을 아무리 따라가려고 해도 전혀 잡히지 않아서 그래요... 멀리서 우러러볼 수밖에 없다고 할까요?”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흠칫거리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우리 지금 같은 세상에 함께 살고 있잖아. 그리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실력은 오로지 너랑 율이 지켜주는 데만 사용되어 있어. 그 외에 다른 건 하나도 없어.”감언이설이나 다름없는 말에 이진희는 자기도 모르게 보조개까지 드러내면서 웃었다.이윽고 수줍다는 듯이 입술까지 사리물고서 윤도훈을 흘겨보았다.“하여튼 입만 살아서.”속으로는 무척이나
이것저것 말하다 보니 어느새 화제는 성시아와의 합작까지 오게 되었다.“도훈 씨, 오늘 시아 씨랑 여러모로 서로 얘기를 주고받았었어요. 그중 기술 차원에 대해서 가장 많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우리 측 연구 개발팀도 대단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그린 제약회사랑 기술 교류 같은 걸 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는데, 아직 얘기 중이에요. 바로 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거든요.”이진희는 잠시 멈칫거리더니 달라진 눈빛과 진지한 모습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그린 제약회사의 약품도 모두 도훈 씨가 만들어 낸 거잖아요. 그래서 일단은 도훈 씨 의견부터 듣고 결정하려고 해요.”“그 전에 미리 말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시아 씨네 회사 설립된 지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여러 유전병에서 좋은 성과도 꽤 많이 얻었다고 해요.”“그뿐만 아니라 시아 씨네 회사는 P시 갑부인 성씨 가문이 뒤에서 지지해 주고 있어요. 만약 비즈니스 관계를 맺게 된다면 그린 제약회사에 획기적인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물론 유전과 유전병에 대해서 지금 국내에서 연구가 가장 깊은 회사인데, 만약 합작만 할 수 있다면 율이 몸에 있는 저주에 관해서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도훈 씨 생각은 어때요?”이진희 말에 윤도훈은 흠칫거렸다.율이를 걱정해주고 신경 써주는 그 모습에 감동이 밀려왔다.“그래. 앞으로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만 해. 그 회사와 기술 교류 정도는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어.”이진희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윤도훈의 두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분위기도 점점 무르익자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부드럽게 뽀뽀를 했다.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이진희는 간드러지게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윤도훈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우리 여보한테서 좋은 냄새 나.”“변태...”얼굴이 빨개진 이진희는 마음과 다른 말을 내뱉었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윤도훈은 천천히 더 깊이 들어
백아름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윤도훈은 눈을 뜨고 웃었다.의외라는 모습과 더불어 싸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하판파 소주 백아름 아니야?’‘왜 여기에 있는 거지? 백아름 역시 이번 임무에 동참하나?’윤도훈은 속으로 은근히 놀라기도 했다.은둔 문파를 등에 업고 있는 하란파인지라 수련 조건이 우월한 모양이었다.한동안 보이지 않던 백아름의 실력이 무려 결단 중기에서 금단 초기로 돌파했기 때문이다.그뿐만 아니라 얼음 속성을 각성하기도 했는데 진급 체질로 그 수련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진석진을 비롯한 대원들의 ‘환호’소리를 듣고서 윤도훈의 시선은 늠름한 청년에게로 향하게 되었다.‘창섭 군신이라고 하는 나청현인가?’‘결단 후기 절정 실력인 것 같은데?’일반적인 고대 무림 세가 중에서 요괴급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나청현이다.염하국 부대에서 불과 1년 만에 새로운 군신을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거라고 윤도훈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진석진과 나건운에게서 들은 바가 있는데 창섭 군신이라고 하는 나청현은 적어도 신경 강자라고 했었다.하지만 직접 느껴보니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았다.윤도훈의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듯 나청현 역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두 눈에서 매서운 냉기가 번뜩이며 덤덤하게 콧방귀만 뀌고 말았다.하지만 나청현 옆에 있는 백아름은 윤도훈을 보고서 놀란 모습을 드러냈다.그녀 역시 이곳에서 윤도훈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한 모습이었다.청황 대회 개인 시련에서 윤도훈에게 억울하게 당한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이불킥할 정도였다.백아름은 이를 악물고 턱을 살짝 치켜올렸다.이윽고 도발적인 기색이 역력한 채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나 대위, 그동안 잘 지냈는가?”나청현을 보고서 양진석은 웃으며 인사했다.나청현은 바로 공손하게 양진석에게 군례를 했다.“양 대장님, 대위 나청현 인사드리겠습니다.”창섭 군신인 나청현 뒤에는 기세 당당하고 눈빛이 날카롭기 그지없는 병사들이 잇달았다.그 병사들은 모두 ‘경천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