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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뒤뜰로 들어온 송건서는 까맣게 그을린 것 외에는 텅 빈 뒤뜰을 바라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원래 그는 시체라도 거두려고 생각하면서 들어온 것이었다.

하지만 양진인 시왕의 시신마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으니 송장남과 송영신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거두긴 뭘 거둬!’

바닥의 재를 긁어서 유골처럼 여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차 안에서.

양진석은 윤도훈을 훑어보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듯하지만 압박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윤도훈, 너 수련자 맞지? 엄청난 소동을 일으킨 네 실력은 도대체 뭐야?”

양진석이 물었다.

윤도훈은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서 얼굴에 놀란 빛이 떠올랐다.

‘수련자를 안다고?’

양진석은 윤도훈의 표정을 살피며 덧붙였다.

“한 나라의 힘을 우습게 보지 마. 보통 사람들에게는 너 같은 수련자들이 신비롭겠지만, 난 그나마 알고 있는 게 있어. 심지어 많은 실력이 막강한 수련자를 모집하여 국가 기여에 힘을 이바지하게끔 움직이기도 해. 네 실력에 대해서 알리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하면, 나 역시 강요하지 않을게.”

“오늘 이렇게 찾아온 건 너한테서 약속을 받고 싶어서야. 명예 총장에 염하국 영패까지 지니고 있는 네가 만약 나라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거부하지 않을 거지?”

이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목청을 가다듬었다.

“총수님 말씀대로 전 그냥 명예 총장일 뿐입니다. 저한테는 개인의 삶이 있고 그...”

“흥!”

양진석은 그 말을 듣고 ‘흥’ 하고 퉁명스럽게 윤도훈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

“다시 한번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 나라에서 권리를 줬으면 마땅한 의무도 이행해야 하는 거 아니야? 염하국 영패를 가지고 다니면서 네가 여기저기 허세를 부리고 있는 거 내가 모르고 있을 줄 알았어? 원수한테 사사로이 쓰기도 했었지? 나라에서 네가 필요하다는 데 이렇게 자꾸 거절만 할 거야?”

순간 윤도훈은 이마에 땀이 흥건해졌다.

염하국 영패를 지니고 다니면서 사적인 일을 해결한 건 맞는데, 허세는 아니었다.

윤도훈은 기침을 몇 번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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