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 대로 보이는 중년 남자로서 여유로우면서도 늠름한 자태가 물씬 풍겼다.‘윤보검? 윤 씨?’본명을 알고 난 윤도훈의 두 눈에는 차가운 빛이 반짝였다.‘윤세영 말이 맞았네.’코브라는 확실히 은둔 윤씨 가문에서 지지하고 있는 외부 세력이었다.심지어 금심월 지역에서 개인 무장 세력까지 만들고 마약 밀매를 일삼아 왔었다.“이 두 분은 새로 오신 장관이십니까?”텐트 안에 있던 윤보검은 조상승과 함께 들어온 윤도훈과 나청현을 보고서 벌떡 일어나 웃는 얼굴로 물었다.“네, 이 두 분은...”조상승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두 사람을 소개하려고 했다.그러나 그때 나청현이 나서서 말을 끊어버렸다.“소개할 필요 없습니다.”나청현은 의자를 가리키면서 무덤덤한 얼굴로 윤보검에게 말했다.“다들 앉아서 듣습니다. 앞으로 나 장관이라고 부르면 되고 내가 이곳의 최고 지휘관이라는 점만 기억하고 있으면 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질문 몇 개만 하겠습니다. 사실 그대로 대답하기 바랍니다. 아니면 처차한 결과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나청현은 눈빛이 점점 날카로워지면서 두 자루의 예리한 검처럼 윤보검 일행을 훑었다.윤도훈은 그 광경을 보고서 눈썹을 들썩였다.‘참 마음에 드는 친구일세.’그러나 구두사 윤보검과 그의 부하들은 나청현의 말과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눈 밑 깊은 곳에 음침한 빛이 은은히 번득일 정도로 말이다.윤보검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바로 억지웃음을 자아내면서 말했다.“그럼요. 장관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솔직하게 대답할 테니 얼마든지 물어보셔도 좋습니다.”나청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의자에 앉았다.“여기에 남아있는 목적이 뭡니까? 레바도르 무장 세력에 대항할 때 힘이 되고자 하는 것이 본심입니까?”그 말을 듣고서 윤보검은 멍하니 있다가 바로 비분강개한 표정을 지으며 이를 악물었다.“그럼요! 레바도르 무장과 저희 코브라 사이에 깊은 원한이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거기까지... 듣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여기서 시간을 끌
윤보검은 그 말을 듣고서 마침내 가면을 벗어 던지면서 눈빛도 한껏 차가워졌다.“나 장관님,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도통 솔직하게 말을 하지 않으니 강요할 수밖에 없잖습니까!”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윤보검은 바로 뒤로 물러서면서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저 새끼 죽여!”이때 윤보검 곁에 있던 고수 7명이 동시에 나청현을 향해 돌진했다.그 상황을 보고서 나청현은 이대로 얼버무릴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날 죽인다고? 겨우 너희들이?”나청현의 입가에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이윽고 그는 시큰둥한 얼굴로 주먹을 날렸다.펑-둔탁한 소리와 함께 고수 중 한 명이 거꾸로 날아가면서 몸이 그대로 터져버렸다.이를 본 윤씨 가문 고수들은 아연실색했고 그 중 두 사람은 그대로 몸을 돌려 윤보검을 데리고 탈출하려고 했다.나청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고서 몇 수만에 남은 네 사람까지 처리해저렸다.실은 윤보검에게 파견된 은둔 윤씨 가문 고수들의 실력은 세속에서도 충분히 횡행할 수 있을 정도이다.하지만 결단 경지 후기 절정인 나청현 앞에서는 이토록 볼품이 없는 것이다.그렇지 않고서야 레바도르가 고용해 온 신의 눈물 고수들을 거들떠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다 죽이면 안 됩니다! 하나는 남겨 두어야 물어보든지 뭘 하든지 할 것 아닙니까!”이때 윤도훈은 나청현보다 한발 앞서 윤보검을 비롯한 구사일생한 세 사람을 쫓아갔다.속도는 극에 달했고 단 열 번의 호흡 만에 도로 체포해 왔다.펑펑펑-윤도훈은 사냥꾼처럼 사냥물을 나청현 앞에 툭 하고 던졌다.사색이 되어버린 세 사람은 지금 단전도 손발도 모두 다친 상황이다.나청현은 그 세 사람을 보고 또다시 윤도훈을 바라보았는데,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들썩였다.“그쪽도 참 무서운 사람인 것 같습니다.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그럼 어떡합니까? 설마 일반 병사들에게 화경과 종사급 범인을 압송해 가라고 하겠습니까?”윤도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다.나청현은 그
상대의 눈빛에 주단성은 은근히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상대의 신분과 아버지가 하셨던 당부를 거듭 되새기면서 여전히 웃는 얼굴로말했다.“그래. 네 아버지께서 이번에 좀 많이 주셨어. 귀찮기는 하지만 기어이 도우려고 한다. 어차피 나한테는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는 일이거든. 걔 이름이 뭐였지? 윤... 윤도훈? 얼른 해결해 줄 테니 앞장서봐.”윤치훈은 마치 보잘것없는 일이라는 듯 가볍게 말했다.‘나랑 같은 윤 씨네?’속으로는 이내 중얼거리기는 했지만.“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얼마 걸리지 않을 거예요.”주단성의 윤치훈의 말을 듣고서 흥분을 억제하지 못했다.요즘 그는 이진희와 율이의 움직임에 대해서 몰래 파악하고 있었다.수시로 윤도훈의 처자식인 이진희와 율이를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윤도훈은 실력이 하도 높아서 감히 사람을 붙일 수가 없었다.그러나 만약 처자식만 찾는다면 자연스레 윤도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한 시간 뒤, 오전 8시.전국 의약 우수 기업 표창 대회가 끝나면서 그린 제약회사의 다른 직원들은 오늘 비행기를 타고 도운시로 돌아갔다.하지만 이진희와 율이는 아직 천운시 머물러 있었고 급히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율이가 좀 더 놀고 가자고 보챈 것도 있었고 천운시에 남아 있는 성시아와 얘기를 좀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윤도훈의 긍정적인 답변을 듣고 이진희는 성시아와 구체적으로 기술 차원 합작에 관해서 깊이 얘기하고 싶었다.“율이야, 오늘 엄마가 예쁜 아줌마랑 얘기 좀 하고 올 건데, 엄마 일 다 끝나고 나가 노는 건 어때?”호텔 방에서 이진희는 율이의 작은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좋아요. 진희 엄마 일이 우선이에요.”이진희는 그런 율이가 마냥 귀엽고 기특했다.그렇게 야속을 하고 난 뒤 이진희는 바로 율이를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펑-와르르-그런데 그때 호텔 방의 유리가 갑자기 깨지고 말았다.여기는 22층이고 창밖에는 강철로 된 칸막이도 있다.그런데 창문을
윤도훈은 두 사람에게 좀 더 강한 진살부를 적어주려고 했었다.다만 평범한 종이로 만들어진 진살부는 가장 최고의 공격을 더 해봤자, 초급 경지 후기 절정밖에 되지 않는다.더 강력한 공격을 봉인하려면 특별한 재료가 필요한다는 말이다.이때 이진희는 진살부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고 얼굴에 절망한 기색이 역력해졌다.이윽고 이진희는 이를 악물고 결단을 내린 듯한 모습으로 중년 부인을 향해 달려들었다.단 2, 3초라도 어떻게든 막아서 율이가 안전했으면 했다.“어머, 암력이네? 쯧쯧...”중년 부인은 이진희가 자신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면서 달려오는 것을 보고 입꼬리를씩 하고 올렸다.펑-이진희가 아무리 공격을 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느낌도 없이 간지럽기만 했다.“이거 놔! 우리 엄마 놓으라고!”그때 이진희에게 버려졌던 율이가 다시 데굴데굴 일어나서 달려왔다.율이는 잔뜩 분노한 모습으로 중년 부인을 때렸다.“율이야, 도망가!”이를 본 이진희는 가슴이 뭉클해지고 초조한 나머지 목이 터져라 소리만 쳤다.30분 뒤.중년 부인은 혼수상태에 빠진 이진희와 율이를 윤치훈과 주단성 앞에 버렸다.휠체어에 앉은 주단성은 자기 손에 들어온 윤도훈의 처자식을 보면서 험상궂게 웃었다.그리고 소파에 앉아 있던 윤치훈은 한창 머리를 찻상에 엎드린 채 하얀 가루를 들이마시고 있었다.이진희와 율이를 빤히 쳐다보면서 더없이 괴팍하게 웃었다.“윤도훈 아내 꽤 미인이네?”“하하하...”조금 전까지 하얀 가루를 들이마시고 있던 윤치훈은 이진희를 보고서 요사스레 웃기시작했다.주단성 역시 이진희를 보고서 침을 흘렸지만, 윤치훈이 바로 옆에 있기에 그 마음을 숨겨주었다.“그러네요. 도련님께서 마음에 드시면 좀 가지고 노시는 것도...”하지만 윤치훈은 이진희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저었다.약기운도 한껏 올라와서 주단성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말했다.“나 여자한테 관심 없어.”순간 주단성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만 같았다.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윤치훈의 눈빛에 자기도 모르게 벌벌
“아빠, 율이 너무 아파요! 율이 죽을 것 같아요...”“율이 나을 수 없는 거예요?”“율이는 이렇게 아픈 거 싫어요. 아빠 율이 때문에 돈 더 쓰지 마요.”“율이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면 안 돼요? 율이 집에 가고 싶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중환자실에는 작은 아이가 누워있었다. 아이의 예쁘장하고 귀여운 얼굴은 종잇장처럼 창백했고 코와 입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으며 온몸이 출혈점으로 뒤덮여 있었다.마지막 힘까지 끌어모은 아이는 작은 손으로 윤도훈의 손을 꽉 잡았다. 큰 눈망울에는 괴로움과 아빠에 대한 미련이 가득했다.윤도훈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심장이 바늘에 찔린 듯이 아팠고 왼쪽 신장을 도려냈을 때보다 만 배는 더 고통스러웠다.“율이 착하지, 아빠가 율이 꼭 낫게 해줄게. 율이 다 나으면 아빠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 아빠가 율이 위해서 닭강정 해줄게, 어때?”윤도훈은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울먹이며 말했다.“아빠 거짓말하지 마세요. 율이 낫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돈 아껴 써요. 율이 죽으면 아빠 계속 살아야 하잖아요. 아빠, 율이한테 더 돈 쓰지 말아요...”아이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자신이 하고 있던 용이 조각된 옥 목걸이를 뺐다.“이 목걸이는 율이가 하고 있어도 소용없어요. 아빠가 하고 있으세요. 목걸이가 아빠를 지켜줄 거예요!”옥으로 만들어진 그 목걸이는 윤도훈의 아버지가 남긴 유품이었다. 윤씨 일가에서 대대로 전해지는 그것은 병마를 물리치고 화를 피하게 해준다고 했다.율이가 앓게 되면서 윤도훈은 부디 목걸이가 아이를 지켜주길 바라며 그것을 아이에게 건넸다.하지만 지금 보니 병마를 물리치고 화를 피하게 한다는 건 그저 염원인 뿐이었다율이의 말을 들은 윤도훈은 마음이 찢어지듯 아팠다. 그는 율이의 체온이 남아있는 목걸이를 손에 꽉 쥔 채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다섯 살밖에 되지 않은 율이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다.그리고 아이가 철이 들수록 윤도훈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무거운 무언가가 심장을 꽉 짓누르
“뭐라고요? 멀쩡한 데다가 이미 정신을 차렸다고요?”도시 중심부 병원 안, 이진희의 기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놀라서 물었다.“환자는 별일 없습니다. 외상을 조금 입은 것 말고는 멀쩡합니다.”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리가요? 그 사람 차에 치였을 때 상태가 엄청 심각해 보였고 피도 많이 났어요.”기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이었다.“말씀하셨다시피 그냥 겉으로 보기에만 그랬을 거예요.”이진희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의사의 말이 농담이 아니란 걸 확인한 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제가 가볼게요.”병실 문이 열리고 이진희는 멍한 얼굴로 침대 위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다.윤도훈은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게다가 몸 상태도 어쩐지 이상했다.머릿속에 여러 가지 정보가 떠올랐다.용혼소울링, 용황경, 용안관천술...이게 다 뭘까?게다가 계속 은근히 아팠던 왼쪽 신장에서 한 줄기 열기가 흘러나와 사지로 퍼져나가는 듯해 불편했다.윤도훈이 제대로 살펴보려 할 때 이진희가 들어왔다.고개를 든 윤도훈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아름답다!과거 윤도훈의 혼을 쏙 빼놓았던 주선미도 눈앞의 미인과 비교하면 삽시에 빛이 바랠 것이다.“당신은...”윤도훈은 입을 뻐끔거리며 불확실한 어조로 물었다.이진희는 대답 대신 그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자해 공갈하려던 사람 맞죠?”잠시 넋을 놓고 있던 윤도훈은 한참 뒤에야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상대방이 운전하는 차량을 향해 돌진했으니 자해 공갈단으로 여기는 게 당연했다.“아뇨...”윤도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 그러면 정말 죽고 싶었던 거예요?”이진희가 무덤덤한 얼굴로 물었다.“네...”윤도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죽지 못했으니 이제 어쩔 생각이에요? 계속 자살 시도할 생각인가요?”이진희의 눈에서 빛이 반짝였다. 그녀가 어떤 의도로 이런 질문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그녀의 질
“헉!”조강인은 입을 떡 벌리며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옆에 있던 간호사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이럴 수가? 왜 갑자기 살아난 것일까?갑자기 시체가 벌떡 일어나다니?“아빠... 아빠예요? 아빠, 가지 마요!”바로 그때, 율이가 비몽사몽 눈을 떴다.전에 윤도훈이 돈을 모으러 가겠다고 해서 아주 불안했던 것 같다.율이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빠가 옆에 있어 주길 바랐다.“율이야, 정말 깨어났구나! 아빠 여깄어. 아빠 떠나지 않고 율이랑 함께 있을게!”윤도훈은 눈물을 왈칵 쏟으면서 기쁜 얼굴로 말했다. 열류가 끊임없이 율이의 체내에 주입됐다.율이가 깨어났다!정말 효과가 있었다. 율이가 살아났다.윤도훈은 너무 감격한 나머지 몸이 떨렸다. 한때 지옥이었다가 다시 천국에 온 기분이라 다 큰 성인 남자지만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그는 온 세계를 손에 쥔 듯 율이의 작은 손을 꼭 잡았다. 조금이라도 힘을 빼면 이 모든 것이 환상이 되어 흩어질 것만 같았다.소중한 걸 잃었다가 다시 얻은 그 기분은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다.“아빠 손이 엄청 따뜻해요. 기분 좋아요! 아빠, 왜 울어요? 울지 마세요. 율이는 아빠 우는 거 싫어요.”율이의 창백한 얼굴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고 아이는 다른 손을 뻗어 윤도훈의 젖은 뺨을 닦았다.“알겠어. 아빠 안 울게. 아빠 너무 행복해! 하하하, 율이 이제 괜찮아. 우리 율이 다시 살아났어!”작은 손으로 그의 뺨을 어색하게 닦아주는 율이의 손길에 윤도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울면서 웃었다.“아빠, 율이 집에 가고 싶어요.”율이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지만 아빠가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게 싫었다.“그래. 아빠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윤도훈은 잠깐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말하면서 율이의 몸에 달려있던 장치들을 떼어내고 아이를 안고 떠나려 했다.“잠깐만요. 병원비 미납하셨거든요. 아직 떠나시면 안
“진짜 고마워요!”병실 밖에서 윤도훈이 진지한 모습으로 이진희에게 말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이제 당신은 내 사람이니까요.”이진희가 덤덤히 말했다.“아...”윤도훈의 표정이 이상해졌다.이진희는 여신급이었는데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그를 자기 사람이라고 칭하니 어쩐지 조금...바로 다음 순간, 이진희는 자신이 한 말이 이상한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걸 자각했고 이내 화제를 돌렸다.“참, 의술을 공부한 적 있어요? 당신 딸 백혈병이에요?”조금 전 이진희는 문밖에서 똑똑히 들었다. 윤도훈의 딸은 활력징후가 전혀 없었다가 갑자기 살아났고 지금 상태를 보면 꽤 괜찮은 것 같았다.정말 신기한 일이었다.그래서 이진희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조금 알아요.”윤도훈은 잠깐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일단 딸 일부터 처리하고 날 따라와요. 날 좀 도와줘야겠어요!”이진희의 눈빛이 반짝였다. 표정을 보니 무언가를 시도할 생각인 듯했다.뒤이어 윤도훈은 병실로 돌아왔고 한참 동안 율이를 달래서 재운 뒤 조심스럽게 자리를 떴다.이진희의 인맥 덕분에 황 원장은 직접 병원의 다른 전문가를 불러와 율이를 1대1로 치료하게 했다.현재 윤도훈은 용의 기운을 잘 응용하지 못했고 머릿속의 용황경 또한 흐릿했다.율이는 집에 돌아가고 싶어 했으나 병원에 있으면서 계속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더 나았다.30분 후, 윤도훈은 이진희와 함께 개인 병원에 도착했다.공립 병원에 비해 그곳은 의료 조건이 더 좋고 설비도 더 선진적이었다.물론 그곳의 비용은 일반인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액이었고, 그곳에서 치료받는 사람들도 전부 엄청난 거물이었다.“인 대표님은 내가 지금 쟁취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예요! 그의 아들도 백혈병을 앓고 있어요. 만약 당신이 아이를 치료하거나 아이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면 나한테 아주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알겠어요?”고급 병실 입구에서 이진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최선을 다할게요!”윤도훈은 장담하지는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