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로 들어온 송건서는 까맣게 그을린 것 외에는 텅 빈 뒤뜰을 바라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원래 그는 시체라도 거두려고 생각하면서 들어온 것이었다.하지만 양진인 시왕의 시신마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으니 송장남과 송영신은 더 말할 것도 없다.‘거두긴 뭘 거둬!’바닥의 재를 긁어서 유골처럼 여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한편, 차 안에서.양진석은 윤도훈을 훑어보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듯하지만 압박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윤도훈, 너 수련자 맞지? 엄청난 소동을 일으킨 네 실력은 도대체 뭐야?”양진석이 물었다.윤도훈은 그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서 얼굴에 놀란 빛이 떠올랐다.‘수련자를 안다고?’양진석은 윤도훈의 표정을 살피며 덧붙였다.“한 나라의 힘을 우습게 보지 마. 보통 사람들에게는 너 같은 수련자들이 신비롭겠지만, 난 그나마 알고 있는 게 있어. 심지어 많은 실력이 막강한 수련자를 모집하여 국가 기여에 힘을 이바지하게끔 움직이기도 해. 네 실력에 대해서 알리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하면, 나 역시 강요하지 않을게.”“오늘 이렇게 찾아온 건 너한테서 약속을 받고 싶어서야. 명예 총장에 염하국 영패까지 지니고 있는 네가 만약 나라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거부하지 않을 거지?”이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목청을 가다듬었다.“총수님 말씀대로 전 그냥 명예 총장일 뿐입니다. 저한테는 개인의 삶이 있고 그...”“흥!”양진석은 그 말을 듣고 ‘흥’ 하고 퉁명스럽게 윤도훈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다시 한번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 나라에서 권리를 줬으면 마땅한 의무도 이행해야 하는 거 아니야? 염하국 영패를 가지고 다니면서 네가 여기저기 허세를 부리고 있는 거 내가 모르고 있을 줄 알았어? 원수한테 사사로이 쓰기도 했었지? 나라에서 네가 필요하다는 데 이렇게 자꾸 거절만 할 거야?”순간 윤도훈은 이마에 땀이 흥건해졌다.염하국 영패를 지니고 다니면서 사적인 일을 해결한 건 맞는데, 허세는 아니었다.윤도훈은 기침을 몇 번 하더니
‘코브라’라고 하는 조직의 이름을 듣자마자 윤도훈은 바로 결심이 내려졌다.복수의 칼날이 휘날리고 눈빛마저 더없이 차가워지는 순간이었다.지금의 실력으로는 바로 은든 윤씨 가문을 상대로 복수극을 펼칠 수 없는 윤도훈이다.하지만 은둔 윤씨 가문이 지지하고 있는 세력을 상대하기엔 식은 죽 먹기였다.미리 이자부터 받는다는 셈 치고 윤도훈은 양진석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양진석이 옆에서 계속 설명을 이어 나갔다.“근데 따지고 보면 이상한 곳이 한두개가 아니야. 너도 알다시피 금심월 지역은 마약으로 일어난 또 다른 회색 지대잖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그곳과 마찬가지로 세 국가의 교차 지역에 있단 말이지.”“코브라 조직이든 레바도르 무장 세력이든 모두 마약과 관련되는 일을 하고 있어. 재배부터 매매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틀어쥐고 있다고 보면 돼. 그 사람들이 저지른 죄를 한두 마디로 정할 수 없을 정도야.”“그중 코브라 조직의 핵심 인원과 두목은 대다수가 우리 나라 사람이야. 이번 일로 코브라 쪽에서 먼저 변경 지역에 있는 우리 부대에 자수를 하면서 마약까지 대량으로 제출했어. 그뿐만 아니라 그 유적지를 우리 측에 넘기겠다면서 기꺼이 법의 심판까지 받겠다고 약속했어.”“하지만 앞서 말한 것을 조건으로 우리 측의 보호를 바라고 있어. 함께 레바도르 무장 그리고 레바로드 무장 쪽에서 데리고 온 신의 눈물 조직까지 대항하자고 했어.”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였다.“허허, 어쩌면 죽는 게 두려워서 자수한 게 아닐까요? 본국으로 돌아와서 법의 심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자수를 했으니 사형이 내려지지는 않겠죠. 하지만 레바도르, 신의 눈물과 맞서게 된다면 코브라에게 주어지는 건 죽음뿐이잖아요. 처참한 죽음일 수도 있고요.”“나 역시 너랑 같은 생각이야. 지금 상황으로 본다면 신의 눈물 측에서 사람을 보낸건 사실이야. 우리 부대 그리고 코브라 조직과 이미 전투를 벌렸었거든. 우리가 이기긴 했는데, 우리 측 손실도 만만치 않아.”“내가 지금 걱정하고 있는 건 레바도르도
윤도훈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실은 오늘 그리 순탄하고 무안하게 흘러갔던 것도 아니었다.하마터면 미친 듯이 내리치는 번개에 맞아 죽을 뻔했으니 말이다.다행히도 전화위복으로 용케이 살아남았고 실력도 전보다 더 강해지게 되었다.하지만 이진희에게 사실 그대로 말해줄 수 없었다.걱정하고 속상할 것이 분명하니 좋은 소식만 들려주고 싶었다.그러나 윤도훈을 바라보고 있던 이진희는 상대의 변화를 알아차리게 되었다.지금 윤도훈에게서 예측할 수 없는 무거운 기질이 뿜어져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형언할 수 없는 안전감을 느끼게 된 이진희는 외적으로 달라진 윤도훈의 모습도 발견하게 되었다.갑자기 피부가 매끄럽고 탄탄해진 것이 얼굴에서 말 그대로 빛이 나는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여성스러운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윤도훈은 전과 달리 또 다른 특수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하루 못 본 사이에 더 멋있어진 거 같아...’“도훈 씨, 대체 실력이 어느 정도 돼요?”이진희는 몹시나 궁금해하며 물었다.“이제 막 금단 경지까지 돌파했어.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봐?”윤도훈이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다.이진희는 기대에 잔뜩 찬 모습으로 물음을 이어 나갔다.“난 언제쯤 그 차원에 이를 수 있어요? 다른 건 아니고 가끔가다가 우린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같아서 그래요. 도훈 씨 발걸음을 아무리 따라가려고 해도 전혀 잡히지 않아서 그래요... 멀리서 우러러볼 수밖에 없다고 할까요?”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흠칫거리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우리 지금 같은 세상에 함께 살고 있잖아. 그리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실력은 오로지 너랑 율이 지켜주는 데만 사용되어 있어. 그 외에 다른 건 하나도 없어.”감언이설이나 다름없는 말에 이진희는 자기도 모르게 보조개까지 드러내면서 웃었다.이윽고 수줍다는 듯이 입술까지 사리물고서 윤도훈을 흘겨보았다.“하여튼 입만 살아서.”속으로는 무척이나
이것저것 말하다 보니 어느새 화제는 성시아와의 합작까지 오게 되었다.“도훈 씨, 오늘 시아 씨랑 여러모로 서로 얘기를 주고받았었어요. 그중 기술 차원에 대해서 가장 많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우리 측 연구 개발팀도 대단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그린 제약회사랑 기술 교류 같은 걸 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는데, 아직 얘기 중이에요. 바로 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거든요.”이진희는 잠시 멈칫거리더니 달라진 눈빛과 진지한 모습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그린 제약회사의 약품도 모두 도훈 씨가 만들어 낸 거잖아요. 그래서 일단은 도훈 씨 의견부터 듣고 결정하려고 해요.”“그 전에 미리 말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시아 씨네 회사 설립된 지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여러 유전병에서 좋은 성과도 꽤 많이 얻었다고 해요.”“그뿐만 아니라 시아 씨네 회사는 P시 갑부인 성씨 가문이 뒤에서 지지해 주고 있어요. 만약 비즈니스 관계를 맺게 된다면 그린 제약회사에 획기적인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물론 유전과 유전병에 대해서 지금 국내에서 연구가 가장 깊은 회사인데, 만약 합작만 할 수 있다면 율이 몸에 있는 저주에 관해서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도훈 씨 생각은 어때요?”이진희 말에 윤도훈은 흠칫거렸다.율이를 걱정해주고 신경 써주는 그 모습에 감동이 밀려왔다.“그래. 앞으로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만 해. 그 회사와 기술 교류 정도는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어.”이진희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윤도훈의 두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분위기도 점점 무르익자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부드럽게 뽀뽀를 했다.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이진희는 간드러지게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윤도훈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우리 여보한테서 좋은 냄새 나.”“변태...”얼굴이 빨개진 이진희는 마음과 다른 말을 내뱉었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윤도훈은 천천히 더 깊이 들어
백아름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윤도훈은 눈을 뜨고 웃었다.의외라는 모습과 더불어 싸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하판파 소주 백아름 아니야?’‘왜 여기에 있는 거지? 백아름 역시 이번 임무에 동참하나?’윤도훈은 속으로 은근히 놀라기도 했다.은둔 문파를 등에 업고 있는 하란파인지라 수련 조건이 우월한 모양이었다.한동안 보이지 않던 백아름의 실력이 무려 결단 중기에서 금단 초기로 돌파했기 때문이다.그뿐만 아니라 얼음 속성을 각성하기도 했는데 진급 체질로 그 수련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진석진을 비롯한 대원들의 ‘환호’소리를 듣고서 윤도훈의 시선은 늠름한 청년에게로 향하게 되었다.‘창섭 군신이라고 하는 나청현인가?’‘결단 후기 절정 실력인 것 같은데?’일반적인 고대 무림 세가 중에서 요괴급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나청현이다.염하국 부대에서 불과 1년 만에 새로운 군신을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거라고 윤도훈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진석진과 나건운에게서 들은 바가 있는데 창섭 군신이라고 하는 나청현은 적어도 신경 강자라고 했었다.하지만 직접 느껴보니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았다.윤도훈의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듯 나청현 역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두 눈에서 매서운 냉기가 번뜩이며 덤덤하게 콧방귀만 뀌고 말았다.하지만 나청현 옆에 있는 백아름은 윤도훈을 보고서 놀란 모습을 드러냈다.그녀 역시 이곳에서 윤도훈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한 모습이었다.청황 대회 개인 시련에서 윤도훈에게 억울하게 당한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이불킥할 정도였다.백아름은 이를 악물고 턱을 살짝 치켜올렸다.이윽고 도발적인 기색이 역력한 채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나 대위, 그동안 잘 지냈는가?”나청현을 보고서 양진석은 웃으며 인사했다.나청현은 바로 공손하게 양진석에게 군례를 했다.“양 대장님, 대위 나청현 인사드리겠습니다.”창섭 군신인 나청현 뒤에는 기세 당당하고 눈빛이 날카롭기 그지없는 병사들이 잇달았다.그 병사들은 모두 ‘경천위’의
둘의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임무에 영향을 준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정 안되면 이번 임무에서 윤도훈을 제외할 수밖에 없다.그 말이 떨어지자 윤도훈을 나청현을 바라보면서 흥미진진한 모습을 드러냈다.“좋습니다. 딱 세 번까지만 먼저 공격하게 하죠.” 자신만만해 보이는 윤도훈의 대답에 나청현은 피식 웃었다.“굳이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제 사촌 동생이 어떻게 죽었는지 저도 다 알고 있습니다. 개인 시련 중에 죽임을 당했으니, 그 자신의 실력이 남보다 떨어진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특별히 그를 위해 복수 따위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 공격을 받아주시기로 선택하셨다면 전 최선을 다해 공격에 임할 것입니다. 부디 잘 생각하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눈썹을 들썩였다.나청현에 대해서 별로 악감정도 들지 않았다.적어도 상대는 정정당당하게 미리 말하고 시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어디 한 번 최선을 다해 보세요. 봐주실 것도 없습니다.”윤도훈은 덤덤하게 말하면서 그 어떠한 요동도 보이지 않았다.금단 경지를 돌파하기 전부터 이미 금단 강자를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이었기 때문이다.나청현은 비록 결단 후기 절정의 실력자이지만 윤도훈을 다치게 하기에는 갓난아이였다.“좋습니다! 그럼, 실례 좀 하겠습니다!”이윽고 발밑을 툭툭 거리더니 나청현은 바로 윤도훈을 향해 달려들었다.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주먹에 힘을 담아 윤도훈의 가슴을 내리쳤다.‘난 분명히 말했어! 절대 봐주지 않는다고!’순간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진석진 역시 얼굴에 긴장된 기색이 역력했고 윤도훈 대신 손에 땀을 쥐기도 했다.상대는 무려 창섭 군신이었으니 말이다.만약 나청현이 최선을 다해 공격한다고 하면 윤도훈이 막아낼 수 있을까?이러한 의문도 들기도 했다.양진석 역시 얼굴이 굳어지고 말았다.하지만 얘기를 마치고 시작한 상황에서 끼어들 수가 없었다.긴장한 사람들과 달리 백아름은 흥미진진하
주먹 맞대고 싸우고 있는 윤도훈과 나청현을 보고서 사람들은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그와 반대로 양진석은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진석진을 비롯한 용검 특수 작전 부대 대원들은 하나같이 감격하고 탄복하는 모습을 드러냈다.윤도훈이 무려 전설속의 인물 창섭 군신과 맞서 싸워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진석진이다.백아름 역시 표정이 다소 편안해졌다.윤도훈을 위해 손에 땀을 쥐게 한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실력이 그보다 한 수 위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내심 득의양양했던 것이다.윤도훈을 바라보고 있는 백아름의 두 눈에 또다시 경멸이 떠올랐다.‘네가 아무리 뛰어난 재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한테는 쨉도 안 돼. 너한테는 충분한 수련 자원과 조건을 제공해 줄 만한 빽이 라는 게 없잖아. 하지만 난 달라. 난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고 문파의 자원 지지를 얻고 있거든. 그 덕분에 단기간에 결단 중기에서 금단 경지까지 돌파할 수 있었던 거야.’‘그리고 넌 지금 결단 후기 절정 따위랑 비길 수밖에 없는 실력을 지니고 있지. 어디 감히 겁도 없이 날 모욕하고 능멸했는지 난 지금까지 이해가 되지 않아. 이제 기회 봐서 너한테 반드시 본때를 보여주고 말 거야.’한편 경천위 팀은 팀장이 윤도훈과 비기고 있자, 도발 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창섭 군신에게 절대 인정사정 봐주지 말라면서 윤도훈에게 본때를 보여주라면서 소리를 고래고래 쳤다.나청현은 윤도훈과 한 번 마주치고 나더니 매우 만족스럽다는 듯이 흥분하기 시작했다.고함을 한 번 지르고서 나청현은 또다시 윤도훈을 향해 돌진했다.두 눈에는 강렬한 전의가 솟구치고 있었다.나씨 가문은 고대 무세 가문으로서 나청현은 또래들 가운데 실력이 가장 으뜸이다.지금껏 단 한 명의 적수도 만난 적이 없는데, 오늘 뜻밖에도 그와 막상막하한 실력을 지닌 윤도훈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하지만 전혀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한바탕 통쾌하게 싸울 수 있다는 생각에 좋기만 했다.그런 나청현의 모습에 윤도훈은 어이가 없어
“앞서 약속한 바에 따르면 전 나 대위님의 공격을 세 번이나 다 받아주었습니다.”윤도훈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나청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흥이 와장창 깨진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아직 윤도훈과 마음껏 싸우지 못한 게 분명해 보였다.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흥! 이번 임무에 동참할 자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촌 동생 죽음에 대해서는 이로써 넘어가겠습니다.”말을 마치고 나청현은 몸을 돌려 한쪽으로 걸어갔다.속으로 은근히 불쾌하고 달갑지 않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만은.‘이럴 줄 알았더라면 한 10번은 공격하는 건데...’‘한참 재미있었는데...’그때 진석진과 용검 특수 작전 부대 대원들은 존경을 넘어 숭배하는 모습으로 윤도훈 앞으로 달려갔다.“윤 총장님, 너무 대단하십니다! 창섭 군신과 비기시다니!”“창섭 군신께서는 보통 인물이 아니십니다. 지금껏 쌓아온 공적도 많으시고 염하국뿐만 아니라 대외로도 지금까지 적수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었습니다.”“역시! 윤 총장님! 멋있으십니다!”그들 마음속에 있어서 나청현은 이 나라 군부의 신화 같은 존재이다.그러나 오늘 신화에 필적하는 윤도훈을 보게 되면서 어쩌면 그 신화도 무너질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까지 들었다.정작 당사자인 윤도훈은 그러한 칭찬을 들으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그날 오전.군 수송기 한 대가 에이스들을 전투기에 태우고 염하국 북서쪽 국경으로 향했다.B국을 넘어 금신월 지역으로 바로 직진해 갔다.이튿날 새벽, 날이 밝기도 전에 윤도훈 일행은 금신월 지역에 도착했다.지금 코브라 조직과 염하군 군부에서 유적지를 장악하고 있다.이번 임무에서 나청현은 최고 지휘관을 맡았고 진석진과 윤도훈은 보좌역할을 하게 되었다.그리고 백아름은 따라서 오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 묻지도 않았다.정말로 힘든 전투가 벌어져야만 백아름이 나서서 도와줄 것이다.이곳으로 오고 나서 나청현, 윤도훈 그리고 진석진은 가장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