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훈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실은 오늘 그리 순탄하고 무안하게 흘러갔던 것도 아니었다.하마터면 미친 듯이 내리치는 번개에 맞아 죽을 뻔했으니 말이다.다행히도 전화위복으로 용케이 살아남았고 실력도 전보다 더 강해지게 되었다.하지만 이진희에게 사실 그대로 말해줄 수 없었다.걱정하고 속상할 것이 분명하니 좋은 소식만 들려주고 싶었다.그러나 윤도훈을 바라보고 있던 이진희는 상대의 변화를 알아차리게 되었다.지금 윤도훈에게서 예측할 수 없는 무거운 기질이 뿜어져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형언할 수 없는 안전감을 느끼게 된 이진희는 외적으로 달라진 윤도훈의 모습도 발견하게 되었다.갑자기 피부가 매끄럽고 탄탄해진 것이 얼굴에서 말 그대로 빛이 나는 것만 같았다.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여성스러운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윤도훈은 전과 달리 또 다른 특수한 매력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하루 못 본 사이에 더 멋있어진 거 같아...’“도훈 씨, 대체 실력이 어느 정도 돼요?”이진희는 몹시나 궁금해하며 물었다.“이제 막 금단 경지까지 돌파했어.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봐?”윤도훈이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다.이진희는 기대에 잔뜩 찬 모습으로 물음을 이어 나갔다.“난 언제쯤 그 차원에 이를 수 있어요? 다른 건 아니고 가끔가다가 우린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같아서 그래요. 도훈 씨 발걸음을 아무리 따라가려고 해도 전혀 잡히지 않아서 그래요... 멀리서 우러러볼 수밖에 없다고 할까요?”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흠칫거리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우리 지금 같은 세상에 함께 살고 있잖아. 그리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실력은 오로지 너랑 율이 지켜주는 데만 사용되어 있어. 그 외에 다른 건 하나도 없어.”감언이설이나 다름없는 말에 이진희는 자기도 모르게 보조개까지 드러내면서 웃었다.이윽고 수줍다는 듯이 입술까지 사리물고서 윤도훈을 흘겨보았다.“하여튼 입만 살아서.”속으로는 무척이나
이것저것 말하다 보니 어느새 화제는 성시아와의 합작까지 오게 되었다.“도훈 씨, 오늘 시아 씨랑 여러모로 서로 얘기를 주고받았었어요. 그중 기술 차원에 대해서 가장 많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우리 측 연구 개발팀도 대단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그린 제약회사랑 기술 교류 같은 걸 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는데, 아직 얘기 중이에요. 바로 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거든요.”이진희는 잠시 멈칫거리더니 달라진 눈빛과 진지한 모습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그린 제약회사의 약품도 모두 도훈 씨가 만들어 낸 거잖아요. 그래서 일단은 도훈 씨 의견부터 듣고 결정하려고 해요.”“그 전에 미리 말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시아 씨네 회사 설립된 지 오래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여러 유전병에서 좋은 성과도 꽤 많이 얻었다고 해요.”“그뿐만 아니라 시아 씨네 회사는 P시 갑부인 성씨 가문이 뒤에서 지지해 주고 있어요. 만약 비즈니스 관계를 맺게 된다면 그린 제약회사에 획기적인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물론 유전과 유전병에 대해서 지금 국내에서 연구가 가장 깊은 회사인데, 만약 합작만 할 수 있다면 율이 몸에 있는 저주에 관해서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도훈 씨 생각은 어때요?”이진희 말에 윤도훈은 흠칫거렸다.율이를 걱정해주고 신경 써주는 그 모습에 감동이 밀려왔다.“그래. 앞으로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만 해. 그 회사와 기술 교류 정도는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어.”이진희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 윤도훈의 두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분위기도 점점 무르익자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부드럽게 뽀뽀를 했다.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이진희는 간드러지게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윤도훈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우리 여보한테서 좋은 냄새 나.”“변태...”얼굴이 빨개진 이진희는 마음과 다른 말을 내뱉었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윤도훈은 천천히 더 깊이 들어
백아름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윤도훈은 눈을 뜨고 웃었다.의외라는 모습과 더불어 싸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하판파 소주 백아름 아니야?’‘왜 여기에 있는 거지? 백아름 역시 이번 임무에 동참하나?’윤도훈은 속으로 은근히 놀라기도 했다.은둔 문파를 등에 업고 있는 하란파인지라 수련 조건이 우월한 모양이었다.한동안 보이지 않던 백아름의 실력이 무려 결단 중기에서 금단 초기로 돌파했기 때문이다.그뿐만 아니라 얼음 속성을 각성하기도 했는데 진급 체질로 그 수련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진석진을 비롯한 대원들의 ‘환호’소리를 듣고서 윤도훈의 시선은 늠름한 청년에게로 향하게 되었다.‘창섭 군신이라고 하는 나청현인가?’‘결단 후기 절정 실력인 것 같은데?’일반적인 고대 무림 세가 중에서 요괴급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나청현이다.염하국 부대에서 불과 1년 만에 새로운 군신을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거라고 윤도훈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진석진과 나건운에게서 들은 바가 있는데 창섭 군신이라고 하는 나청현은 적어도 신경 강자라고 했었다.하지만 직접 느껴보니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았다.윤도훈의 시선을 느끼기라도 한 듯 나청현 역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두 눈에서 매서운 냉기가 번뜩이며 덤덤하게 콧방귀만 뀌고 말았다.하지만 나청현 옆에 있는 백아름은 윤도훈을 보고서 놀란 모습을 드러냈다.그녀 역시 이곳에서 윤도훈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한 모습이었다.청황 대회 개인 시련에서 윤도훈에게 억울하게 당한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이불킥할 정도였다.백아름은 이를 악물고 턱을 살짝 치켜올렸다.이윽고 도발적인 기색이 역력한 채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나 대위, 그동안 잘 지냈는가?”나청현을 보고서 양진석은 웃으며 인사했다.나청현은 바로 공손하게 양진석에게 군례를 했다.“양 대장님, 대위 나청현 인사드리겠습니다.”창섭 군신인 나청현 뒤에는 기세 당당하고 눈빛이 날카롭기 그지없는 병사들이 잇달았다.그 병사들은 모두 ‘경천위’의
둘의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임무에 영향을 준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정 안되면 이번 임무에서 윤도훈을 제외할 수밖에 없다.그 말이 떨어지자 윤도훈을 나청현을 바라보면서 흥미진진한 모습을 드러냈다.“좋습니다. 딱 세 번까지만 먼저 공격하게 하죠.” 자신만만해 보이는 윤도훈의 대답에 나청현은 피식 웃었다.“굳이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제 사촌 동생이 어떻게 죽었는지 저도 다 알고 있습니다. 개인 시련 중에 죽임을 당했으니, 그 자신의 실력이 남보다 떨어진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특별히 그를 위해 복수 따위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 공격을 받아주시기로 선택하셨다면 전 최선을 다해 공격에 임할 것입니다. 부디 잘 생각하고 결정하시기 바랍니다.”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눈썹을 들썩였다.나청현에 대해서 별로 악감정도 들지 않았다.적어도 상대는 정정당당하게 미리 말하고 시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어디 한 번 최선을 다해 보세요. 봐주실 것도 없습니다.”윤도훈은 덤덤하게 말하면서 그 어떠한 요동도 보이지 않았다.금단 경지를 돌파하기 전부터 이미 금단 강자를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이었기 때문이다.나청현은 비록 결단 후기 절정의 실력자이지만 윤도훈을 다치게 하기에는 갓난아이였다.“좋습니다! 그럼, 실례 좀 하겠습니다!”이윽고 발밑을 툭툭 거리더니 나청현은 바로 윤도훈을 향해 달려들었다.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로 주먹에 힘을 담아 윤도훈의 가슴을 내리쳤다.‘난 분명히 말했어! 절대 봐주지 않는다고!’순간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진석진 역시 얼굴에 긴장된 기색이 역력했고 윤도훈 대신 손에 땀을 쥐기도 했다.상대는 무려 창섭 군신이었으니 말이다.만약 나청현이 최선을 다해 공격한다고 하면 윤도훈이 막아낼 수 있을까?이러한 의문도 들기도 했다.양진석 역시 얼굴이 굳어지고 말았다.하지만 얘기를 마치고 시작한 상황에서 끼어들 수가 없었다.긴장한 사람들과 달리 백아름은 흥미진진하
주먹 맞대고 싸우고 있는 윤도훈과 나청현을 보고서 사람들은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그와 반대로 양진석은 한시름을 놓게 되었다.진석진을 비롯한 용검 특수 작전 부대 대원들은 하나같이 감격하고 탄복하는 모습을 드러냈다.윤도훈이 무려 전설속의 인물 창섭 군신과 맞서 싸워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진석진이다.백아름 역시 표정이 다소 편안해졌다.윤도훈을 위해 손에 땀을 쥐게 한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실력이 그보다 한 수 위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내심 득의양양했던 것이다.윤도훈을 바라보고 있는 백아름의 두 눈에 또다시 경멸이 떠올랐다.‘네가 아무리 뛰어난 재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한테는 쨉도 안 돼. 너한테는 충분한 수련 자원과 조건을 제공해 줄 만한 빽이 라는 게 없잖아. 하지만 난 달라. 난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고 문파의 자원 지지를 얻고 있거든. 그 덕분에 단기간에 결단 중기에서 금단 경지까지 돌파할 수 있었던 거야.’‘그리고 넌 지금 결단 후기 절정 따위랑 비길 수밖에 없는 실력을 지니고 있지. 어디 감히 겁도 없이 날 모욕하고 능멸했는지 난 지금까지 이해가 되지 않아. 이제 기회 봐서 너한테 반드시 본때를 보여주고 말 거야.’한편 경천위 팀은 팀장이 윤도훈과 비기고 있자, 도발 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창섭 군신에게 절대 인정사정 봐주지 말라면서 윤도훈에게 본때를 보여주라면서 소리를 고래고래 쳤다.나청현은 윤도훈과 한 번 마주치고 나더니 매우 만족스럽다는 듯이 흥분하기 시작했다.고함을 한 번 지르고서 나청현은 또다시 윤도훈을 향해 돌진했다.두 눈에는 강렬한 전의가 솟구치고 있었다.나씨 가문은 고대 무세 가문으로서 나청현은 또래들 가운데 실력이 가장 으뜸이다.지금껏 단 한 명의 적수도 만난 적이 없는데, 오늘 뜻밖에도 그와 막상막하한 실력을 지닌 윤도훈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하지만 전혀 두려운 것이 아니라 한바탕 통쾌하게 싸울 수 있다는 생각에 좋기만 했다.그런 나청현의 모습에 윤도훈은 어이가 없어
“앞서 약속한 바에 따르면 전 나 대위님의 공격을 세 번이나 다 받아주었습니다.”윤도훈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나청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흥이 와장창 깨진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아직 윤도훈과 마음껏 싸우지 못한 게 분명해 보였다.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흥! 이번 임무에 동참할 자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촌 동생 죽음에 대해서는 이로써 넘어가겠습니다.”말을 마치고 나청현은 몸을 돌려 한쪽으로 걸어갔다.속으로 은근히 불쾌하고 달갑지 않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만은.‘이럴 줄 알았더라면 한 10번은 공격하는 건데...’‘한참 재미있었는데...’그때 진석진과 용검 특수 작전 부대 대원들은 존경을 넘어 숭배하는 모습으로 윤도훈 앞으로 달려갔다.“윤 총장님, 너무 대단하십니다! 창섭 군신과 비기시다니!”“창섭 군신께서는 보통 인물이 아니십니다. 지금껏 쌓아온 공적도 많으시고 염하국뿐만 아니라 대외로도 지금까지 적수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었습니다.”“역시! 윤 총장님! 멋있으십니다!”그들 마음속에 있어서 나청현은 이 나라 군부의 신화 같은 존재이다.그러나 오늘 신화에 필적하는 윤도훈을 보게 되면서 어쩌면 그 신화도 무너질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까지 들었다.정작 당사자인 윤도훈은 그러한 칭찬을 들으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그날 오전.군 수송기 한 대가 에이스들을 전투기에 태우고 염하국 북서쪽 국경으로 향했다.B국을 넘어 금신월 지역으로 바로 직진해 갔다.이튿날 새벽, 날이 밝기도 전에 윤도훈 일행은 금신월 지역에 도착했다.지금 코브라 조직과 염하군 군부에서 유적지를 장악하고 있다.이번 임무에서 나청현은 최고 지휘관을 맡았고 진석진과 윤도훈은 보좌역할을 하게 되었다.그리고 백아름은 따라서 오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 묻지도 않았다.정말로 힘든 전투가 벌어져야만 백아름이 나서서 도와줄 것이다.이곳으로 오고 나서 나청현, 윤도훈 그리고 진석진은 가장 먼
윤도훈뿐만 아니라 나청현과 진석진 역시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코브라 조직은 자수할 준비를 하고 모든 것을 넘겨주기도 했다.그러한 상황에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겠다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굳이 군부와 함께 레바도르 무장과 싸우려고 하고 심지어 레바도르 무자에서는 신의눈물 조직까지 데리고 왔는데도 말이다.조상승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저 역시 이상하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두사는 레바도르 무장에서 자기 팀의 대원들을 죽였다면서 직접 복수하겠다고 했습니다. 하물며 코브라 조직에도 고수들이 많고 우리 측의 힘도 제한되어 있으니 기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에 레바도르 무장과 그들이 고용해 온 신의 눈물에서 우리를 상대로 습격을 한 적이 있는데, 만약 구두사가 아니었다면 우린 이미 유적지를 빼앗겨 버렸을지도 모릅니다.”그 말을 듣고서 나청현은 가타부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는 상황이 그러하여 코브라의 도움이 필요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코브라의 구두사와 다른 핵심 요원들도 소집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체 무슨 수작을 벌리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아야 하겠습니다.”“네.”조상승은 명을 받들었다.그리고 조상승이 코브라 사람들을 소집하러 간 틈을 타 몇 사람은 그 유적지 입구에 도착했다.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백아름도 바로 뒤따라왔다.금심월 지역은 대부분 산악 지역이고 이곳의 돌산으로 연결되어 있다.유적지의 입구는 바로 동굴 안에 있다.자욱한 빛의 장막이 가장 먼저 보이더니 그 안에는 또 다른 공간이 숨어있는 것만 같았다.막상 뚫고 들어가려고 하면 에너지 장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여기가 바로 입구입니다! 뭐가 들었는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윤도훈 일행을 데리고 온 한 부관이 조용히 말했다.빛이 자욱한 광막 입구를 보면서 윤도훈은 눈을 가늘게 떴는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그러나 그때 백아름이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 입구..
사십 대로 보이는 중년 남자로서 여유로우면서도 늠름한 자태가 물씬 풍겼다.‘윤보검? 윤 씨?’본명을 알고 난 윤도훈의 두 눈에는 차가운 빛이 반짝였다.‘윤세영 말이 맞았네.’코브라는 확실히 은둔 윤씨 가문에서 지지하고 있는 외부 세력이었다.심지어 금심월 지역에서 개인 무장 세력까지 만들고 마약 밀매를 일삼아 왔었다.“이 두 분은 새로 오신 장관이십니까?”텐트 안에 있던 윤보검은 조상승과 함께 들어온 윤도훈과 나청현을 보고서 벌떡 일어나 웃는 얼굴로 물었다.“네, 이 두 분은...”조상승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두 사람을 소개하려고 했다.그러나 그때 나청현이 나서서 말을 끊어버렸다.“소개할 필요 없습니다.”나청현은 의자를 가리키면서 무덤덤한 얼굴로 윤보검에게 말했다.“다들 앉아서 듣습니다. 앞으로 나 장관이라고 부르면 되고 내가 이곳의 최고 지휘관이라는 점만 기억하고 있으면 됩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질문 몇 개만 하겠습니다. 사실 그대로 대답하기 바랍니다. 아니면 처차한 결과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나청현은 눈빛이 점점 날카로워지면서 두 자루의 예리한 검처럼 윤보검 일행을 훑었다.윤도훈은 그 광경을 보고서 눈썹을 들썩였다.‘참 마음에 드는 친구일세.’그러나 구두사 윤보검과 그의 부하들은 나청현의 말과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다.눈 밑 깊은 곳에 음침한 빛이 은은히 번득일 정도로 말이다.윤보검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바로 억지웃음을 자아내면서 말했다.“그럼요. 장관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솔직하게 대답할 테니 얼마든지 물어보셔도 좋습니다.”나청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의자에 앉았다.“여기에 남아있는 목적이 뭡니까? 레바도르 무장 세력에 대항할 때 힘이 되고자 하는 것이 본심입니까?”그 말을 듣고서 윤보검은 멍하니 있다가 바로 비분강개한 표정을 지으며 이를 악물었다.“그럼요! 레바도르 무장과 저희 코브라 사이에 깊은 원한이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거기까지... 듣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여기서 시간을 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