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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뜨거운 지하 밀실에서 무구지와 윤도훈은 한창 열띤 토론으로 들끓고 있다.

윤도훈을 ‘아가’라고 부르던 무구지는 어느새 서서히 호칭을 바꾸어 부르고 있었다.

토론이 깊어짐에 따라 ‘아가’에서 ‘젊은이’그리고‘각하’로 변하더니 마지막에‘친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호칭의 변화는 윤도훈에 대한 무구지의 태도 변화를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친구’라는 표현은 친근감을 느끼고 평등하게 사귀는 태도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이보게 친구, 나를 속인 이유가 무엇인가?”

한 시간 내내 무구지는 흥분해 마지 못하는 모습으로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윤도훈을 바라보면서 뜬금없는 듯한 물음을 던졌다.

“네? 선배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뭘 속였습니까?”

윤도훈은 흠칫거리다가 멍하니 물었다.

내내 분위기가 좋았으나 바로 안색이 바뀌었으니 말이다.

황보신혁의 말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무구지의 성격이 괴팍하고 변덕스럽다고 했던 그 말이.

“흥, 아직도 나를 속이지 않다고 우기고 싶은 것이냐? 단약에 대해 연구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통하고 있잖아.”

“그래도 날 속이고 있는 게 아니냐?”

그러더니 무구지의 입가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

땀이 흥건해진 윤도훈은 웃으면서 말했다.

“연단 기술은 폭이 생각보다 넓습니다. 감히 정통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선배님, 과찬이십니다.”

무구지는 손사래를 치며 말을 끊어버렸다.

“그만하거라. 지나친 겸손도 오만이다. 흥!”

“그리고 선배라고 그만 좀 부르거라. 너랑 난 뜻이 같고 흥미를 느끼고 있는 분야도같다. 연단술에도 한의약에도 너만의 견해가 깊어 보이고 내가 내내 궁금해하는 부분도 단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능력을 네가 지니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난 너와 앞으로 성이 다른 형제로 지내고 싶단다. 어떠하냐?”

“네? 의형제라는 말씀이십니까?”

윤도훈은 무구지의 말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역시나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네.’

‘도통 흐름을 잡을 수 없어...’

“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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