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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스승님, 제자 구교환, 손녀 구연희와 함께 인사드리려고 찾아왔습니다.”

건물 1층 한가운데서 무몽을 본 구교환이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환갑이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얼굴에는 스승에 대한 제자의 정이 서려 있다.

무몽은 겉으로 보기에 그보다 훨씬 어려 보이기도 했다.

구연희 역시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인사를 올렸다.

“처음으로 인사 올리겠습니다. 구연희라고 합니다.”

무몽은 얼굴에 웃음기를 띄우고 말투에 약간의 친밀감을 띠며 말했다.

“교환이냐? 어서 일어나거라.”

“넌 교환이 손녀냐? 참으로 예쁘게 생겼구나. 하하...”

“다들 어서 앉거라.”

비록 구교환는 그의 기명 제자일 뿐이지만 사제간의 정이 여전히 둘 사이에 서려 있다.

몇 년 동안 제자를 보지 못한 무몽은 구교환이 직접 찾아오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구교환과 구연희는 공손히 인사를 마치고서 선물로 가지고 온 귀중한 물건들을 가지런히 내려놓았다.

이윽고 얌전히 무몽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사제였던 두 사람은 옛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구연희는 옆에서 가끔가다가 고개만 끄덕였다.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구연희는 발로 구교환의 발을 툭 차면서 눈짓을 보냈다.

어느 정도 인사치레가 끝나자, 구교환은 다시 풀썩 무릎을 꿇으며 비분해 마지 못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무몽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교환아, 이게 무슨 짓이냐?”

구교환은 무몽을 향해 머리를 세 번이나 조아리더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스승님, 실은 또 다른 비보를 전해주고자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들으시고 부디 슬픔을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무몽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비보?”

구교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스승님, 실은 스승님의 방시혁 제자가 불행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순간 무몽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더니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시혁이가 죽었다고? 진작에 그에게 그런 날이 오리라고 예상은 했었다.”

방시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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