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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한정아는 윤도훈을 알아보고 문을 열었다.

“어머, 도훈 오빠 아니야? 여긴 어쩐 일이야?”

한정아는 윤도훈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이상야릇한 표정으로 물었다.

옆에 있던 남자는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윤도훈을 노려보며 물었다.

“한밤중에 제 여자 친구는 무슨 일로 찾아온 겁니까?”

“주선미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

윤도훈은 남자를 상대하지 않고 한정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한정아는 코웃음을 쳤는데.

“선미한테 차여서 열 받았어? 아직도 선미 찾아다니고 있는 거야? 그냥 꿈 깨!”

주선미는 지금의 윤도훈에 대해 한정아에게 알려준 적이 없다.

윤도훈에게 어떠한 손실을 보았는지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친구라고 하더라도 절대 체면이 깎이는 일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한정아는 아직도 윤도훈을 가난뱅이, 주선미에게 버림받은 남자라고만 기억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이 형편없고 지금까지 세 들어 살고 있지만 도도한 모습으로 남을 내려다보는 이상한 흥취가 있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다시 한번 물어볼게. 주선미랑 연락할 수 있어? 그냥 물어보는 거 아니야.”

윤도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나지막한 어조로 물었다.

이 말을 들은 한정아는 잠시 과장되게 몇 번 웃고는 경멸하는 표정으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

“그냥 돕는 게 아니면 네가 뭘 줄 수 있는데? 돈?”

“그래.”

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아야, 이놈 가난뱅이라고 하지 않았어? 근데 너한테 돈을 준데.”

옆에 있던 남자 역시 윤도훈을 곁눈질하며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그냥 가. 한밤중에 남의 여자한테 찾아와서 뭐? 돈을 준다고? 미친놈이 다른 마음품고 온 거 아니야?”

그러면서 윤도훈의 얼굴을 두드리려고 손을 내밀었다.

윤도훈은 눈매가 날카로워지고 상대방이 손을 뻗는 순간 오른손으로 확 막아버렸다.

탁-

우렁찬 소리와 함께 남자는 그대로 날아가 버려 마침 소파에 부딪혔다.

얼굴에는 손바닥 자국이 역력했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아!”

“너... 너...”

한정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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