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미는 마음속의 의심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물었다.이미 대답을 준비해 놓고 있던 윤병우이다.“당연히 싫다고 하셨는데, 내가 나서서 입이 닳도록 애원한 덕분에 성사된 거예요.”“선미야, 아직도 내 마음 모르겠어? 너 알고 있잖아.”윤병우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주선미는 더 이상 의심을 하지 않았다.“알고 있어 오빠. 역시 오빠밖에 없어.”“그래! 내가 지금 차 몰고 갈 테니 우리 도망가자.”“참, 윤도훈 네 번호 알고 있으니깐 지금 당장 핸드폰 꺼 놓고. 알았어? 추적해서 올 수도 있잖아.”윤병우가 정중하게 당부했다.그는 지금 윤도훈에 대해 뼛속까지 두려워하고 있다.윤도훈이 주선미를 찾아갔었다는 말에 윤병우 역시 속으로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알았어. 준비하고 있을게. 주소 보내줄 테니 얼른 와. 도착하고 나서 경적 딱 3번만 눌러주고.”주선미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심장이 두근거렸고 잠시 후 두려움까지 느끼게 되었다.“윤도훈, 이 미친놈아! 난 그것도 모르고 너 만나러 갈려고 했는데... 윤병우만 아니었다면 나 내일 죽는 거 맞지? 천만에! 절대 네 손에 죽을 리 없어!”주선미는 이를 악물고 욕을 한 후 핸드폰 전원을 꺼버렸다.그러나 잠시 갈등하고 나서도 핸드폰을 버리지 못했다.얼마 전에 몇백만 원이나 들여서 제작한 개인 폰이기 때문이다.지난번 유현과 이혼하고 나서 받은 보상에 윤병우가 준 사례금까지 더하면 몇억은 있었지만 이미 거의 다 써 버렸다.고급차를 주정은 한 대 조미란 한 대씩 사면서 말이다.주선미는 사치품을 거의 쓸어 담다시피 했다.5분 뒤...주선미는 트렁크를 대충 치우고 나서 방에서 나왔다.“선미야, 왜 그래?”딸의 모습에 부모는 잠시 의아해하며 물었다.“저 잠깐 나가서 숨어 있을게요. 두 분 말씀대로 윤도훈이 다른 마음으로 찾아오는 것 같아서 그래요.”“두 분도 일단 피해 있으세요. 윤도훈이 홧김에 찾아오면 어떡하려고 그러세요.”“저는 친구가 데리고 와서 그만 갈게요.”주선미는 그렇게
바이러스에게 부탁하고 나서 윤도훈은 은둔 오씨 가문에서 보내온 선물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기회를 줄 수 있다고? 이건 보물 지도인가?’‘깃털 열쇠는 또 뭐지?’윤도훈은 오색찬란한 깃털을 손에 쥐고 양가죽 지도를 바라보았는데, 멍하기만 했다.‘염하국 그 어디도 아니야.’‘외국인가?’‘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지도에 표시된 모든 표시는 고대 염하국 문자이기 때문에 해외에 있을 가능성이 없었다.‘어디로 가서 찾으라는 거지? 나 가지고 노는 거 아니야?’윤도훈은 마음속으로 구시렁거렸다.하지만 깃털에서 뜨거운 속성의 냄새를 느껴 평범하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그냥 버릴 수 없었다.“됐어. 지금 내 식견으로는 보아낼 수 없어. 천천히 놓고 연구해 보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깃털과 양가죽 지도를 주머니에 넣고 서재에서 나왔다.바로 그때,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발신자 번호를 보고 윤도훈은 살짝 당황했다.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보스, 움직였습니다! 북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꽤 빠릅니다.”바이러스가 무거운 소리로 말했다.“움직여?” 윤도훈은 미간을 찌푸렸다.‘아니겠지?’“청암시에서 벗어났어?”윤도훈은 주선미가 밤 생활을 즐기려고 나갔을 수도 있다며 생각했다.너무 긴장해야 할 것 없다면서.“북쪽 근교에 이르렀고 이제 곧 나갈 기세입니다.”그러나 바이러스가 곧이어 제공한 소식에 긴장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십여 분 후, 윤도훈은 포르쉐 918을 몰고 제황원을 떠났다.이 차는 당시 강진시 한의약 교류회에서 허씨 가문과 정씨 가문 가주가 자기에게 공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고 어느 한 재벌 2세가 선물로 준 것이다.윤도훈은 핸드폰을 차량 내 거치대에 고정했고 바이러스가 바로 위치를 보내주었다.한편.성능이 뛰어난 볼보 한 대가 Z시로 가는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뒷좌석에는 윤병우와 주선미가 앉아 있었고 운전 자리는 윤병우의 부하가 앉아 있다.운전 기술이 어찌나 뛰어난지 가는 내내 질주했다.“네, 도련님.”“지금
6시간 뒤, 다음 날 새벽 4시가 되었다.Z시 어느 한 별장 앞에 볼보 suv 한 대가 멈춰 섰다.윤병우는 허승재에게 전화하고서 이희철이 허승재 곁에 남겨둔 부하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허승재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 부릅뜨고 있었다. 밤새 천결대법을 수련하여 정기가 극도로 흥분되어 있다.“도련님.”윤병우는 허승재를 보고서 아첨을 떠는 모습으로 바로 다가가 말했다.“데리고 왔습니다.”허승재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음험한 눈빛으로 주선미를 훑어보더니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주선미는 그러한 시선에 오싹한 느낌만 들었다.“도련님... 안녕하세요...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허승재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럴 필요 없어. 아이를 낳긴 했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관리를 꾸준하게 받았나 봐?”그는 주선미를 훑어보며 입술을 핥았다.인품을 떠나서 주선미는 확실히 자태가 있고 타고난 아양을 가지고 있다.윤세영이 요술을 연마했기 때문에 매혹적인 것이라면 주선미는 뼛속까지 아름다운 사람이다.허승재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주선미는 두 눈을 흘기며 눈빛을 몇 번 반짝였다.‘무슨 뜻이지? 내가 마음에 든다는 소리인가?’“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받아까지 주시고 보답할 길이 없습니다. 시키는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하겠습니다.”주선미는 이미 허승재를 향해 윙크를 하기 시작했다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그래?”허승재는 눈살을 찌푸리며 농담조로 물었다.“네! 제가 필요하시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어느 쪽으로든 허락할 수 있습니다.”주선미는 암시하듯 말했다.이때 윤병우는 옆에서 주선미의 그러한 모습을 보고서 자기도 모르게 차가운 눈빛으로 어두운 모습까지 그리게 되었다.‘빌어먹을 년!’그전까지 주선미에게 추파를 보낸 적이 있었지만, 자기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니 말이다.그런 그녀가 지금 허승재 앞에서 갖은 유혹을 하고 있으니 눈엣가시처럼 보였다.“그래! 아주 좋아!”허승재는 턱을 만지면서
윤도훈은 물론 허승재를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선택해야 했다. 상대방 곁에 고수가 없다면 당연히 두 가지 모두 이루어낼 수 있었다.하지만 허승재 곁에 있는 그 하얀 얼굴의 중년 남자가 금단 후기에 이른 강자라는 사실은 윤도훈을 놀라게 했다.허승재가 이 동안에 어떤 기회를 잡았는지 윤도훈은 알 수 없었다. ‘허승재의 곁에 이런 강자가 따라다닐 줄이야?’그러니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주선미를 데리고 가서 혀끝에서 정혈을 추출해 윤시율의 저주를 억제하는 것이었다. 허승재에게 복수하는 것은 나중의 문제였다.이때, 윤도훈은 자신이 휘두른 한칼로 백면 시종을 끌어들이는 틈을 타 주선미를 붙잡고 바로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주선미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고, 갑작스러운 사태에 놀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윤도훈이 갑자기 나타난 것도 예상 못 했는데 목적이 나라고?’그런데 윤도훈이 주선미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데려가려는 것 같았다. 주선미는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젠장! 저놈이 도망가려 하네! 수호야, 저 개자식을 죽여버려!”허승재는 잠시 당황한 후 얼굴이 일그러지며 낮게 말했다. 박수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없이 발끝을 차며 추격에 나섰다.“이놈아, 여기가 네 마음대로 오갈 곳인 줄 알아? 이 여자랑 너의 목숨을 놔두고 가!”박수호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마치 수컷 오리의 울음소리처럼 들렸다. 말을 하면서 박수호의 손바닥에서 강력한 기운이 응집된 손바닥 자국이 형성되었고 윤도훈을 향해 날아갔다.윤도훈은 뒤에서 다가오는 공격을 감지하고는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려 대응했다. 슥!윤도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에 든 빙하용최금을 휘둘러 정교한 궤적을 그리며 그 손바닥과 맞부딪쳤다.퍽!가벼운 소리와 함께 윤도훈은 가슴 깊숙이 고통을 느끼며 피를 토했다. 윤도훈은 그 공격을 받아내긴 했지만 몸이 크게 흔들려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순수한 전투력으로 따지면 금단 후기의 강자는 윤도훈보다 훨씬 더 위에 있었다
“건방진 놈!”박수호가 차갑게 외치며 가느다란 검을 손에 쥐었다. 쨍!빙하용최검과 가는 검이 부딪쳤다!윤도훈과 박수호는 동시에 뒤로 물러섰다. 이번 일격에서 윤도훈은 열공경홍도법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세의 보조와 후토지체의 체질 덕분에 박수호와 대등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박수호는 금단 후기에 이른 강자로 속성은 나무 속성이었다. 오행에 따르면 나무는 흙을 이기는 속성이다. 그러나 윤도훈의 속성은 진화된 속성으로, 일반적인 속성보다 상위에 있었다. 따라서 박수호의 속성은 윤도훈을 억제할 수 없었다.“뭐? 그럴 리가 없어!”“네가 결단 후기에 이른 거야? 아니, 그럴 리가 없어!”“설령 그렇다 해도 어떻게 가능하지? 결단 경지에서 이미 체질 속성을 각성했다니? 게다가 그게...”박수호의 하얀 얼굴에 진한 충격이 가득했다. 심지어 말이 꼬일 정도로 당황스러워했다. 단 한 번의 충돌로 박수호는 절대적인 자만심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다. 윤도훈을 바라보는 박수호의 눈빛은 마치 세상에 없는 괴물을 보는 듯했다.“말이 너무 많네! 죽어!”윤도훈은 기세가 한껏 고조되었고, 전투 의지는 극에 달했다. 윤도훈은 불멸후토의 상태에서 금단 후기의 강자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얻었고, 동시에 살의가 솟구쳤다. 잠깐의 탐색 후, 윤도훈은 신속히 전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본격적으로 나서기 전, 윤도훈은 잠시 별장 밖에서 상황을 엿들었다. 허승재의 말을 통해 윤도훈은 박수호 외에도 스승님이 올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현재 상대하고 있는 박수호가 금단 후기의 강자라면, 허승재의 스승님은 대체 어떤 존재일까?윤도훈은 신속히 전투를 끝내고 박수호를 제거한 후 주선미를 데리고 떠나야 했다. 윤도훈은 망설임 없이 모든 힘을 발휘해 대지맥동을 사용했다. 이어서 용모양 옥패에 저장된 진기를 뽑아내어 열공경흥의 제8식을 박수호에게 내리쳤다. 윤도훈은 금단 초기의 오청운을 쓰러뜨릴 때와 같은 방식으로 이번에도 승부를 걸려고 했다.
공포스러운 에너지 파동이 갑자기 일어나 박수호를 향해 일격을 가하던 윤도훈마저 가슴이 철렁했다.퍽!다음 순간, 빙하용최검이 무정하게 박수호의 몸을 내리쳤다. 무시무시한 칼날이 박수호의 머리의 반쯤을 잘라내며 피와 뇌수가 사방에 튀었다.쿵!그러나 동시에,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포스러운 에너지 파동이 맹렬하게 폭발했고 박수호의 몸도 산산조각이 났다. 가까운 거리에서 터진 폭발의 위력은 이전에 히드 조직의 레드 퀸이 터뜨렸던 폭탄보다 열 배는 강력했다. 비록 폭발 때문인 여파의 범위가 그때의 폭탄만큼 넓지는 않았고 소리도 덜 요란했지만, 그것은 에너지가 극도로 응축되었기 때문이었다.이 금단 후기의 강자는 자신이 죽을 운명임을 깨닫고 결국 금단을 자폭하는 길을 택했다. 윤도훈과 함께 죽겠다는 의지였다!그 순간, 윤도훈은 미친 듯이 체내의 후토지력의 힘을 끌어모아 자신을 보호했다. 그러나 박수호의 단전에서 폭발한 진기 때문에 윤도훈은 피를 토하며 멀리 날아갔다. 공중에서 윤도훈은 피를 연달아 뿜어내며 심지어 피부가 터지고 근육이 찢어졌다.펑!땅에 떨어지자마자 윤도훈의 코와 입에서 피가 쏫아져 나왔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 순간, 윤도훈은 마치 자신의 몸이 자신 것이 아닌 듯한 착각을 느꼈다. 오장육부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경맥은 거의 전부 끊어졌다. 금단 후기 강자의 자폭이니 그 위력을 가늠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윤도훈은 신통 '불멸후토'를 가동하지 않았더라면, 자신 역시 산산조각이 났을 것이라는 사실에 아찔한 두려움과 함께 안도감을 느꼈다. ‘다행히 죽지 않고 버텨냈어!’윤도훈의 왼쪽 신장에서 따뜻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지며 사지를 비롯해 오장육부까지 흘러갔다. 이때 용의 기운이 강력한 회복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그 순간,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은 입을 떡 벌리고 멍하니 서 있었다. 전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찔함을 느꼈다. 주선미는 윤도훈에게 혈도를 봉인 당해 누워 있었고, 커다란 눈으로 이 상황을
그 말을 하며, 허승재는 주머니에서 가지고 있던 권총을 꺼내 윤도훈의 미간을 겨냥했다.탕!총성이 울리자, 총알이 쉭하고 날아갔다.퍽!그러나 다음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총알이 윤도훈의 이마에 맞자마자 변형되어 튕겨 나갔다. 윤도훈의 육체를 전혀 관통하지 못한 것이다.수련자의 실력이 초급 경지에 도달하면 생명체의 수준이 질적으로 변화하며 더는 일반적인 화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하물며, 지금의 윤도훈은 이미 결단 경지에 도달했을 뿐 아니라, 후토지체까지 각성한 상태였다.이 광경을 본 허승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젠장! 총알로도 못 죽이잖아?”상대가 폭발에 반쯤 죽어있을 정도였는데 허승재는 끔찍하게도 윤도훈이 그대로 누워있는데도 자신이 해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절망적인 상황이 허승재를 미칠 지경으로 몰아넣었다.바로 그때, 용기로 상처를 회복 중이던 윤도훈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차가운 눈빛으로 허승재를 노려보았다. 허승재는 윤도훈의 눈빛이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느껴져 본능에 따라 몸이 움찔거렸다. 상대가 지금 반쯤 죽어가는 상태라 하더라도 허승재는 그저 공포에 사로잡혔다. 마치 다음 순간 윤도훈이 일어나서 자신을 손바닥으로 내려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윤도훈! 이 자식아, 여기서 그냥 죽어버려!”허승재는 독설을 내뱉고, 윤병우 등에게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두 다리를 휘저으며 달아났다.‘스승님이 곧 도착하시면 윤도훈도 죽고 말 거야.’‘아니면 배씨 가문의 고수들을 불러 윤도훈을 죽이는 방법도 있는데 내가 여기 남아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어!’허승재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달아났다.그리고 윤병우와 그 외의 사람들이 있는 이 별장 안에서도 모두 달아나기 시작했다. 윤도훈이 언제 다시 일어나 자신들의 목숨을 앗아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이 광경을 본 윤도훈의 얼굴에는 비웃는 듯한 표정이었고 주선미의 방향을 한 번 바라본 뒤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승철은 허승재의 외침을 듣고 얼굴이 금세 어두워졌다.“이놈아! 무슨 내가 죽었다는 소리를 하는 거야? 설마 날 저주하는 거야?”“아니면 윤도훈이 이미 죽었다고? 죽었으면 죽은 거지, 뭐 그렇게 흥분할 일이야?”이승철은 허승재가 윤도훈과 얽힌 원한을 알고 있었다. 허승재가 윤도훈에게 이를 갈 만큼 증오심이 깊다는 것도 알았다. 상대가 죽었다면 허승재가 기뻐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지금 이 정도로 과장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스승님! 그게 아니에요! 윤도훈이 아니라 박수호가 죽었어요! 윤도훈이랑 맞서 몇 번 싸우다가 이기지 못하겠다고 판단했는지 박수호가 자폭했어요!”윤도훈과 박수호의 싸움은 아주 짧았기에 허승재도 정확히 보지 못했고 대충 상황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박수호는 죽었고 윤도훈은 중상을 입고 쓰러졌지만 아직 반쯤 살아 있었다.“스승님, 빨리 오셔야 해요! 제가 윤도훈을 죽일 수가 없어요! 스승님이 와서 마무리 지어주세요!”허승재는 이를 악물고 간절히 부탁했다.이희철은 그 말을 듣고 나서 얼굴에 충격이 서렸다.“뭐라고? 수호가 죽었다고? 자폭했다고?”박수호는 단순한 시종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금단 후기에 도달한 강자였다. 그런 박수호가 윤도훈에게 몰려 자폭을 했다니? ‘승재의 이 원수는 실력이 이렇게 강했던 거야?’이희철은 마음속에서 의심과 불안이 교차했다. 결국 무겁게 말했다.“승재야, 네 판단이 맞아! 수호를 자폭으로 몰아간 강자라면, 마지막 숨을 붙잡고 있어도 넌 건드려서는 안 돼. 경거망동하지 말고 내가 곧 갈 테니 기다려. 내 시종을 죽이다니, 윤도훈 그놈,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네! 제발 서둘러 와주세요. 윤도훈이 다시 기력을 회복해 도망치기 전에요!”허승재는 재빨리 대답했다.이희철과의 통화를 마친 후, 허승재는 다시 배씨 가문과 연락을 시도했다.한편, 다른 쪽에서는 Y시 번호판을 단 액티언이 응봉시 경내로 진입하고 있었다. 뒷좌석에는 무구지가 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