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훈의 말을 듣고 송은설은 멍해졌다가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뭐라고? 가슴만 크고 머리가 텅 비었다고?’“윤도훈! 너 말 다했어?”송은설은 잔뜩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이에 송장헌은 표정이 또 달라지면서 물었다.“현이가 울지도 소리치지도 않았다고요? 그게... 어떻게 된 일이죠?”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송은설에 대한 조롱을 거두고 진지한 모습으로 대답햇다.“많이 놀라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놀라움의 정도가 어린아이한테 너무 지나쳤죠. 만약 그대로 가만히 두게 된다면 앞으로 더 큰 불행이 닥쳐올 수도 있었고요. 현이가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현이의 정서에 주의하고 제때 심리지도도 해주셔야 할 거예요.”말하면서 그는 또 송은설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송은설 씨도 은표 씨도 기절 상태였기 때문에 그 사람이 현이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몰랐을 거예요. 그래서 제가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했던 거죠. 은설 씨 탓할 것도 못 되죠. 사실은...”말이 떨어지자 송은설과 은표는 눈을 마주치고 상대의 시선 속에서 어색함을 보았다.‘그런 거였어? 그래서 아빠라고 불러라고 한 거야?’‘그래!’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현이의 모습이 이상한 건 맞았다.가만히 조용하게 앉아 있었으니 말이다.오는 내내 두 사람은 모두 윤도훈의 행동에 이성을 잃어 그쪽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윤도훈의 말을 듣고 나니 문뜩 그러한 행동이 이해되었다.송은설은 입술을 오므리며 윤도훈이 자기를 조롱한 것만으로 모자라서 자기와 은표 대신 좋은 얘기를 해주는 것을 듣고 더욱더 화가 났다.“흥! 하여튼 그 입이 문제야!”그리고 은표는 미안해하며 웃었다.“미안합니다... 오해했었네요...”윤도훈을 바라보고 있는 송장헌의 눈빛도 서먹함에서 다시 열정적으로 변했다.“그런 줄도 모르고 괜히 오해했었네요. 고마워요 진심으로.”“참, 아직 점심 전이죠? 여기서 좀 드시고 가시지 않을래요?”
송장헌의 초대로 윤도훈은 송씨 가문 장원에 남아 점심을 먹었다.송은설과 은표도 점심을 먹지 않았기에 함께 자리에 앉았다. 윤도훈에 대한 송장헌의 태도는 뚜렷하게 좋아졌고 예전 그런 관계로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오늘 윤도훈이 현이를 구함으로 송씨 가문과 윤도훈 사이의 관계를 크게 완화했다.솔직히 말해서 무슨 일이나 직접 경험해야 당사자의 기분을 알 수 있는 것이다.현이한테 사고가 일어나면서 송장헌은 다급하고 초조함에 지난번 윤도훈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하여 마음속의 응어리도 그렇게 깊지 않게 되었다.송장헌과 윤도훈이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송은설과 은표가 옆에서 들러리로 앉아 있을 때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어르신, 천운시 송씨 가문에서 찾아왔는데 어르신을 뵙고 싶어 합니다.”그 말을 듣고 송장헌은 얼굴이 으스스해지며 눈살까지 찌푸렸다.“온 이가 누구냐?”“3대의 자제 송영신입니다.”송장헌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들어오라고 하거라.”대답을 들은 이는 그대로 물러났다.이때 송은설이 눈살을 찌푸리고 싫은 티를 팍팍 냈다.“할아버지, 그쪽에서 왜 사람을 보낸 거예요? 뭐 하려고요?”송장헌은 담담하게 고개를 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은설은 윤도훈을 힐끗 보더니 더 이상 묻지 않았다.윤도훈은 상황을 살피며 눈썹을 들썩였는데.‘천운시 송씨 가문이랑 도운시 송씨 가문이라... 무슨 사이지?’지난번 송은설이 천운시 진씨 가문 뚱보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천운시 송씨 가문에대해 상대가 언급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긴 하다.그리고 송은설의 반응을 보아하니 두 집안의 사이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은데.“어르신 전 이만 일어나 볼게요. 일이 있어서요.”윤도훈은 이때 웃으며 눈치 있게 일어나 떠나려 했다.송장헌은 그러한 모습을 보며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외부인’은 빠지는 게 맞다는 생각을 하면서.“그래요. 다음에 시간 되면 또 놀러 오세요.”“은표야 어서 바래다 드려.”“괜찮아요. 처음도 아니고 그
“송은설 남자 친구잖아.”말하면서 진은우는 윤도훈의 앞을 가로막고 냉소했다.“가려고? 은설이 남자 친구면 다 같이 앉아서 얘기나 좀 하지 그래? 왜? 켕기는 거라도 있어?”윤도훈을 다시 만나게 된 이상 진은우는 절대 순순히 그를 보내줄 리가 없다.지난번에 그렇게 체면을 깎이고 나서 진은우는 모든 이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었다.송은설에게 주려고 해외에서 직접 공수해 온 목걸이도 윤도훈이 모조품으로 산산조각내 바람에 체면이 한껏 구겨지고 말이다.천운시 진씨 가문 도령이 무려 짝퉁을 사서 당당하게 선물하다니.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큰 웃음거리가 되었었다.다행히 도운시에서 있었던 일이라 아는 이들이 얼마 없었다.그렇지 않고서는 전국의 망신거리로 남게 되었을지도 모른다.천운시로 돌아간 뒤 진은우는 노기등등한 모습으로 그 목걸이를 대신 구해준 친구에게 찾아가 왜 가짜 목걸이를 가지고 와서 그런 사달이 나게 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결국 그 친구는 하늘에 맹세하며 유럽 경매에서 직접 낙찰한 진품이라며 절대 가짜일리가 없다고 했다.여러 방면의 실증을 거쳐 진은우는 윤도훈에게 놀아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목걸이는 확실히 진짜였고 윤도훈에게 바보처럼 당하게 된 것이었다.화가 벌컥 난 진은우는 윤도훈을 당장이라도 갈기갈기 찢어 놓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렇게 한을 품고 있는 동안에 윤도훈을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순순히 보내줄 리가 없다.이때 송은설은 상황을 보고 예쁜 두 눈을 몇번 반짝였다.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서서 윤도훈의 곁으로 달려가 직접 그의 팔을 잡았다.“켕기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마침 밥 다 먹고 가려던 길이었어요.”말하면서 그녀는 몰래 윤도훈의 허리를 꼬집으며 눈짓을 했다.그 말과 행동에 윤도훈은 어이가 없었다.‘또 나를 방패로 삼는 거야?’조금 전까지만 해도 송은설은 이러한 방식으로 자기한테 고마움을 표시하겠다고 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말이 씨가 될 줄은 몰랐는데.이때 옆에서 상황을 살피던 송장헌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래? 그런 일도 있었어? 그건 분명 오해였을 거야.”송장헌은 담담하게 진은우가 말 한 것에 대해 그가 기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진은우는 돌아오는 대답에 표정이 굳어지더니 순간 온몸에 힘이 쫘악 빠지는 것만 같았다.이윽고 그는 송영신을 향해 눈짓을 했다.송영신은 고개를 끄덕이고 송장헌을 향해 말했다.“둘째 할아버지, 은설이가 어떤 남자를 만나는지 궁금하지도 않으세요? 저런 사람이 은설이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제가 보기엔 은우 도련님만이 은설이랑 최고의 짝인 것 같은데요.”송장헌은 가타부타 고개를 저으며 비꼬는 말투로 담담하게 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냐? 설마 그쪽에서 널 보낸 이유가 고작 우리 은설이 짝을위함인 것이냐?”왜, 천도송씨네 집에서 이번에 너를 보낸 것은 눈을 씻고 어떤 남자를 찾을까 하는 송영신은 눈빛을 몇 번 반짝이며 무거운 소리로 대답했다.“제가 이렇게 찾아온 목적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은설이가 진씨 가문으로 시집을 가게 된다면 송씨 가문에게 좋은 일이니 말입니다.”그 말을 들은 송장헌은 콧방귀를 뀌며 계속 비아냥거렸다.“송씨 가문에게 좋은 일이라고? 어느 송씨 가문 그러는 것이냐? 천운시 송씨 가문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냐?”옆에서 듣고 있던 송은설 역시 익살스러운 얼굴에 분개한 기색을 드러내며 비웃었다.“그런 거였어요? 저를 빌미로 삼아 진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어 주머니를 채우려고요? 참으로 대단한 마음이네요.”송영신은 눈빛을 몇 번 반짝이더니 송장헌을 바라보며 베푸는 듯한 뉘앙스로 말했다.“둘째 할아버지, 전반적인 국면을 따졌으면 좋겠어요. 저희 할아버지께서 만약 은설이가 은우 도련님께 시집만 간다면 다시 본가로 천운시로 돌아오게 해주실 수 있다고 하셨거든요.”천운시 송씨 가문과 도운시 송씨 가문은 두 한 가문이었다.천운시 5대 세가 중의 하나라는 말이다.그러나 두 어르신의 이념이 맞지 않아 분열된 것이다.송장헌은 그의 큰현 송장남에게 밀려나 천운시에서 쫓겨 도운시
“난 무려...”“진씨 가문 도령인 것 말고 또 뭐? 네가 뭔데? 응?”윤도훈은 비꼬는 말투로 물었다.“너... 나...”진은우는 말투가 흐리멍덩해지자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이때 송영신은 콧방귀를 뀌며 내려다보는 자세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진씨 가문 도령이라는 신분 하나만으로 그쪽이 우러러봐야 할 분이세요. 불만이 많으신가 봐요? 그쪽은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요? 진씨 가문은 천운시 5대 세가 중의 하나로 재력으로 얼마든지 그쪽을 압승할 수 있다고요. 그뿐인 줄 알아요? 권력으로도 은우 도련님 전화 한 통이면 시장까지 움직일 수 있어요. 그리고 군사력까지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우리 은우 도련님이세요. 은우 도련님 형님이 천운 전역 모 특수대대 대장이거든요. 군계에서 지위가 높고 권력이 강한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이나 가겠어요? 은우 도련님 명령하나에 수많은 고수들이 그를 위해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데, 그쪽 같은 아무개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수 있어요.”“그 어느 방면으로든 은우 도련님을 이길 수 없단 말이에요.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은설이랑 더 어울린다고 하는 거죠? 네?”송영신은 윤도훈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거만하게 물었다.송씨 가문은 지금 진씨 가문을 마주함에 있어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상황이다.이런 태도도 후배 자제들에게 반영되었기 때문에 진은우가 말에서 밀리는 것을 보고 송영신이 나서서 윤도훈을 호되게 모욕하고 짓밟고 있는 것이다.송은설의 ‘남자 친구’를 전방위적으로 폄하하려 한다.말이 떨어지자 진은우는 갑자기 어깨를 펴고서 우월감이 얼굴에 떠올랐다.“맞아! 너 같은 찌질이가 감히 나랑 그딴 소리를 해?”“넌 나한테 쨉도 안 되는 놈이야.”그러나 윤도훈은 송영신과 진은우의 득의양양하고 우월한 듯한 모습을 보면서 거들떠보지도 않고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저었다.“미안합니다만 그 어느 면으로 봐도 제가 한 수 위거든요.”“자수성가하여 현재 계좌 안의 자산은 수천억대를 넘었고요 군대에서 명예 총장 배지까지 받
송영신은 비꼬고 경멸하며 윤도훈을 째려보며 물었다.그가 보기에 윤도훈이 한 말들이 모두 터무니없는 허풍이기 때문이다.송은설과 현장에 있던 이 사람들 앞에서 억지로 체면을 세우려고 하는 짓에 어긋나지 않는다고.자수성가해서 수천억대를 벌어?명예 총장?염하용패를 들고 있어?허풍을 치는 사람은 봤어도 이렇게 터무니없는 허풍을 치는 사람은 처음인 두 사람이다.그러나 개인 무력에 대해 말하면서 윤도훈은 웃기만 하고 말을 이어가지 않았었다.이에 송영신과 진은우는 더 이상 감히 허풍을 떨 용기조차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다른 말들 또한 허풍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검증하기에 조금 번거로운 부분이 있어 그냥 대놓고 뱉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무력은 당장에서 바로 들통날 수 있으니 얼버무려 넘기려는 것 같았다.그렇게 세상 똑똑한 척은 혼자서 다 하고 있는 송영신과 진은우는 가만히 넘어가지 않기로 했다.송영신은 사정없이 윤도훈의 허풍을 들추어내며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모습을드러냈다.윤도훈은 그 말을 듣고 갑자기 표정이 이상해지더니 의미심장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역시나 내 생각이 맞았어.’거만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가만히 서서 온몸에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드러내며송연신은 몰아붙였다.“무력은 뭐? 왜 계속 말하지 않고 말하다가 마는 건데? 다른 건 몰라도 나만 한 실력이 있다는 걸 증명하면 나도 인정해 줄게. 어때? 한번 해 볼래?”그 말이 떨어지자 윤도훈은 실소를 금치 못한 채 고개를 저었다.“너만 한 실력? 미안한데 너만한 실력은 될 수 없어.”송영신과 진은우의 입가에 비웃음이 일렁였다.“드디어 쓰레기라도 자기소개하는 거야?”진은우가 조롱하며 물었다.송영신 역시 콧방귀를 뀌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윤도훈은 또박또박 설명했는데.“네가 하도 쓰레기여서 그래. 내 실력 또한 너와 같은 쓰레기 수준이라면 난 그냥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고 말 거야. 쪽 팔려서 어떻게 살아?”조금 전까지 오만한 기색을 드러냈던
한쪽에 앉아 있는 송장헌은 표정이 좀 이상해 보였다.그러나 말리지 않고 덤덤하게 부탁만 했다.“살살해.”“걱정하지 마세요. 살살 할게요.”송영신은 결코 선하지 않은 얼굴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송장헌은 고개를 저으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헛기침을 했다.“너 말고 도훈이한테 하는 말이었어.”“네?”송영신은 하마터면 숨이 막힐 뻔했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이윽고 노호하며 발밑을 툭툭거리더니 윤도훈을 향해 돌진해 갔다.그는 단지 송장헌이 일부러 자기를 폄하하고 모욕하는 줄 알았다.그래서 지금 절대적인 실력으로 그 체면을 되찾으려고 한다.깔아뭉개는 자세로 윤도훈을 발밑에 밟기만 하면 그런 대놓고 겪었던 모욕과 윤도훈이 했던 허풍들을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진은우의 작은 눈에도 기대와 잔인한 빛이 드러났다.“적을 경시하지 말고 전력을 다해 싸워!”윤도훈에 대한 질투가 극으로 달한 진은우이다.특히 지난번에 윤도훈에게 놀림을 당했다는 것을 알고 나서 기회를 보아 그를 호되게혼내주고 싶었다.그리고 마침내 이 기회를 빌려 송영신이 대신 화풀이를 해줬으면 했다.폐인으로 만들어버리거나 죽여주면 더 좋고.지금 이 순간 송영신이든 진은우든 모두 이 나이에 화경 강자가 되었다는 자신을 불가사의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윤도훈은 절대 송영신을 이길 수 없다며 반항할 힘조차 없다면서.그러나 송영신이 윤도훈에서 3미터 떨어진 곳으로 돌진했을 때 충격적인 장면이 나타났다.윤도훈은 가만히 서서 기세등등한 송영신을 마주했지만 손도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다만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지면서 입에서 폭음이 터져 나왔다.“꺼져!”‘꺼져’라는 소리와 더불어 보이지 않는 기운이 윤도훈의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그러자 송영신은 그대로 거꾸로 날아가 버렸다.시각적 충격이 엄청난 장면이 아닐 수가 없었다.펑-바닥에 떨어진 송영신은 목구멍에서 달콤한 맛이 나는 것을 느꼈다.푸-그대로 피를 뿜어내고 말았는데 얼굴 전체가 건강해 보이지 않는 붉은
윤도훈은 그 말을 듣고서 피식 웃었다.“내 계좌를 보겠다고? 심심해? 내 계좌를 보고나서 그때 또 딴소리 하려고 그러는 거야? 공평하지 않다면서 개인 자산은 가문 세력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그러려고? 그러고 나서는 염하용패까지 볼 셈이야?”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한껏 차가워진 어투로 패기를 띠고 말했다.“명심해. 이 세상에는 공평이라는 것 자체가 없어. 약자만이 공평을 추구하고 강자는 다른 사람이 ‘아 세상은 참 공평하지 않구나’하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존재거든.”그 말이 떨어지자 송영신은 화가 나서 얼굴에 경련을 일으켰지만 대답할 말이 없었다.진은우는 이때 윤도훈을 바라보고 있는 송은설의 눈빛을 보게 되었다.이채를 띠고 있는 그 눈빛에 진은우는 화가 나서 치가 떨렸다.“송영신! 그만 해!”“두 사람이 어울리든 아니든 너희들이 나서서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안 돼.”“우리 은설이 진은우한테 시집보내려고 하는 그 생각도 인제 그만접어. 난 절대 내 손녀를 그딴 도구로 쓰게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다른 볼일 또 있어? 없으면 인제 그만 가봐.”송장헌은 어두운 얼굴로 송연신을 향해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쫒아내려고 했다.송영신은 그 말을 듣고 안색이 한동안 흐리멍덩했다.숨을 깊이 들이마시더니 복잡한 마음과 기운을 고르고서 무거운 소리로 대답했다.“할아버지 대신 전해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뭔데?”송영신은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그 키가 둘째 할아버지 손에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열쇠를 들고 있는한 불행이 닥쳐올 거라고 그 어떠한 쓸모도 없을 거라고 하셨습니다.”“그래서 그 열쇠를 우리한테 돌려주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그 말을 듣고서 송장헌은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노여움을 금치 못했다.“돌려줘? 그 키는 원래 우리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야. 우리 몫인데 왜 너희들한테돌려줘야 한다는 건데! 협박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뭐야? 열쇠 도로 가져갈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똑똑히 전혀! 흥!”“은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