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몇 대의 SUV가 도운시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길을 질주하고 있었다. 차 안에서 허승재는 자기 얼굴을 감싸며 불만스럽고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그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마치 그의 심리상태처럼 병적인 기운을 발산했다.“진철, 외지인 한 명 때문에 나를 이렇게 때리다니!”허승재가 화가 치밀어 올라 말했다. 잠시 뒤, 그는 옆에 앉은 윤병우를 향해 사나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 내려!”그러자 놀란 윤병우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물었다.“허……, 승재 도련님, 무슨 일이죠?”“넌 도운시에 남아 윤도훈 전 부인을 이용해! 반드시 윤도훈과 이진희 사이를 갈라놓아야 할 거야!”허승재가 음흉한 눈빛으로 윤병우에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한층 더 불안해했다. “허……, 승재 도련님! 그렇게 된다면 윤도훈이 절 죽일 거예요.”“너 보고 목숨 걸고 싸우라는 게 아냐! 만약 네가 안 하면, 난 지금 널 죽일 거야! 그리고 네가 내 일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서 윤도훈이 널 용서해 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허승재가 윤병우의 머리카락을 쥐어 잡고 욕설을 퍼부었다.그러자 윤병우가 바들바들 떨며 말했다. “예……, 예!”잠시 뒤, 차가 멈추고 윤병우가 차에서 뛰어내렸다.한편으로는 허승재의 위압감에 질려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윤도훈을 미워하기도 해서였다. 윤도훈의 압도적인 힘을 직접 겪은 후, 허승재는 더 이상 윤도훈을 죽이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작은 술수는 가능했다.차 안에서, 허승재가 원한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다른 사람도 갖지 못할 거야! 갖지 못할 거야! 하하하…….”……도운시 중심병원, 응급실 복도에서!윤도훈이 율이를 품에 안고 급히 응급실로 들어섰다. 그와 동시에 이진희도 윤도훈과 함께 응급실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유이연은 밖에서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윤도훈과 율이, 이진희를 본 순간, 유이연의 마음은 설명할 수 없는 죄책감으로 무겁게 짓눌렸다. 그녀는 윤도훈이 이토록 빠르게 율이를 구해낼
이 말을 들은 윤도훈의 얼굴이 굳어졌다.이진희도 미간을 찌푸렸고, 유이연은 한숨을 쉬었다.율이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자책하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삼촌은 율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아빠, 어떡해요? 찬혁 삼촌을 구해주세요.”“그래! 울지 마, 아빠가 들어가서 볼게. 찬혁 삼촌이 죽는 일은 없을 거야.”윤도훈은 율이의 눈물을 닦아주고는 빠르게 응급실로 들어갔다.이진희도 그를 따라 들어갔다.이때, 방금 나온 의사들이 윤도훈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들은 그저 아이를 위로하기 위해 윤도훈이 저렇게 말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만약 살아남으면 그 사람은 신이야! 우리도 살릴 수 없는데, 저분이 무엇을 바꿀 수 있겠어?”응급과장이 불쾌한 듯 윤도훈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응급실 안에서!이찬혁이 병상 위에 누워 있었고, 입과 코에서는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또한 몸에 달린 여러 기기와 관이 이미 모두 제거되었고, 몸은 하얀 천으로 덮여 있었다. 병원 측에서는 이미 치료를 포기하고 시신 처리를 준비한 모양이었다.그때, 무언가를 감지한 듯, 혹은 무언가 반사되듯, 윤도훈이 들어오자 계속 의식이 없던 이찬혁이 눈을 떴다.잠시 뒤, 이찬혁이 윤도훈과 율이를 보고는 안도하며 말했다.“도훈……, 선생님! 율이 양을……, 구하셨군요. 제가 무능해서……, 도훈 선생님의……, 부탁을 저버렸어요. 다행히 도훈 선생님이……, 대단하셔서……, 저는……, 도훈 선생님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도훈 선생님을 위해……, 일할 수 없을 것 같아요.”이찬혁은 죄책감에 자책하며 말했다.그러나 윤도훈은 그런 이찬혁을 보며 감동했다. ‘율이를 보호하기 위해 죽을 뻔한 사람을 내가 의심했었다니.’ 윤도훈도 자책했다.이윽고 윤도훈은 이찬혁의 손을 잡으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있는 한 넌 죽지 않아! 넌 정말 잘했어, 아무도 실망한 사람 없어!”“찬혁 삼촌, 죽지 마세요! 우우우…….”율이가 울면서
응급의학과 주임이 급하게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의 얼굴엔 불안함과 초조함이 가득했다. 잠시 뒤, 그의 뒤를 따라 몇 명의 의료진이 의료 침대를 밀고 있었다.침대 위에는 온몸이 피투성이인 젊은이가 누워 있었는데, 상태가 매우 위급해 보였다. 뒤쪽에도 많은 사람들이 따라오고 있었고, 모두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빨리! 우리 집 도련님을 구해주세요!”날렵한 중년 남성, 고민혁이 입에 발린 말로 소리쳤다.“빨리 구해줘! 그런데 응급실에 왜 다른 사람들이 있어? 빨리 나가!”또 다른 여성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다소 오만하고 독선적인 느낌을 주었다.“도대체 누구야? 빨리 나가게 해! 원명 도련님 치료를 방해하면, 너희 병원은 끝장날 줄 알아!”또 다른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이 독단적으로 말했다.그러자 이찬혁을 치료하고 있던 윤도훈이 이 소리를 듣고는 차갑게 돌아보았다. 별빛 같은 눈동자는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그는 싸늘하게 그들을 쳐다보았다.한 명의 아름다운 여성이 의료 침대 옆에 서서, 초조하고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허시연이었다.‘이 여자가 여기에?’허시연의 모습을 보니, 머리카락은 엉망이고, 옷도 남루하며, 몇 군데 피가 묻어 있었다. 한눈에 봐도 무슨 사고를 겪었던 것 같았다.이진희도 허시연인 걸 알아보고는 분노에 가득 차 차갑게 그녀를 쏘아보고 있었다.어젯밤, 허시연이 이진희를 꼬드겨 나오게 했고, 그 바람에 이진희는 어제 허승재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하필 여기서 마주치다니!“왜 아직 안 가는 겁니까? 빨리 나가세요! 이 사람은 살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예요? 시신은 안치소로 보낼 겁니다. 거기서 작별 인사를 하든 하세요!”응급의학과 주임이 차가운 태도로 꾸짖었다.그때, 허시연도 윤도훈과 이진희를 발견했는데, 그녀도 여기서 그들을 만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특히 이진희를 본 허시연의 표정은 놀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진희가 도망쳤나? 아니면, 허
또한 윤도훈은 방금 고원명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병원이 절대로 고원명을 살릴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허시연과 허홍현의 태도를 보니 남의 손을 빌려 공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원명 도련님을 살리고 싶다? 그러면 앞으로 재미있어지겠군!’그 후, 윤도훈은 계속 이찬혁을 치료하며 그의 몸속에 계속 용의 기운을 주입했다. 또한 용황경의 구전승양 침법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치료에 박차를 가했다.이찬혁은 생명이 워낙 위태로웠기 때문에 현대 의학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죽을 운명이었다. 그러나 윤도훈의 치료 덕분에 그는 기적적으로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이찬혁은 침대에서 내려와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안색은 아직 좀 창백해 보이지만 말이다.“앞으로 며칠만 쉬면 완치될 거야!”윤도훈이 웃으며 말했다.이찬혁은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 잠시 뒤, 이찬혁이 무릎을 꿇고 말했다.“도훈 선생님, 제가 이 은혜를 갚을 길이 없네요.”그러자 윤도훈이 이찬혁을 바로 일으키며 말했다.“무슨 말을 그렇게 해? 널 구하는 건 당연한 거야, 넌 내 딸을 지키다 다쳤잖아!”이찬혁은 순진하게 웃었고, 여전히 감동한 듯 말했다.“그건 상관없어요. 윤도훈 씨는 제 또 다른 부모님입니다. 앞으로 제 목숨은 윤도훈 씨의 것입니다.”이찬혁은 어릴 때부터 용호산에서 자랐고 산에서 내려온 지 1년 반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세속적인 것을 많이 접하지 못한 이찬혁은 오로지 어머니를 위해 복수하는 것만 생각할 뿐, 사실상 엄청 순수한 사람이다.“와! 아빠 정말 대단해요! 찬혁 삼촌 살아났어요!”율이가 신이 나서 퐁퐁 뛰었고, 그녀의 큰 눈동자에는 기쁨으로 가득 찼다.이진희도 한시름 놓인 듯, 이찬혁을 따뜻이 바라보았다.그리고 응급실 문 앞에 서 있던 유이연도 이찬혁이 살아난 것을 보고 깜짝 놀라 했다.“가자! 몇몇 사람들 앞에서 한 번 보여줘. 내 생각에는 그 몇몇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할 것 같거든!”그때, 윤도훈이 웃으며
“맞아요! 고원명 씨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예요.”허시연도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랬다.이에 고민혁도 차가운 목소리도 덧붙였다.“그러길 바래야죠.”그러던 그때 몇몇 사람이 무리 지어 어슬렁거리며 다가왔다.그들의 정체를 확인하고 난 뒤 허시연, 허홍현, 고민혁 그리고 허씨 가문의 경호원은 순간 좋지 않은 기색을 드러냈다.“윤도훈 씨? 이진희? 여긴 무슨 일로 온 거예요?”허시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잇따라 윤도훈을 뚫어지게 노려보며 고민혁도 삼엄하게 물었다.“나 지금 당신 상대할 시간 없습니다. 근데 여기가 어디라도 제 발로 찾아와서 알짱거리는 겁니까?”그러자 윤도훈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조금 전에 기도하는 거 다 들었어요. 고원명 씨가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요? 허허, 거 참 안타깝네요.”“좋은 마음에 미리 해주는 말인데, 이 병원에서 절대 고원명 씨를 구하지 못할 거예요.”그 말을 듣고 허시연, 허홍현 그리고 고민혁은 순간 표정이 돌변했다.“지금 우리 도련님 저주하는 겁니까? 고씨 가문과 원한 맺으려고 안달이라도 난 겁니까?”고민혁이 차갑기 그지없는 얼굴로 물었다.이때 허시연도 윤도훈을 가리키며 언성을 높였다.“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그딴 소리를 하고 있는 겁니까! 고원명 씨한테 문제라고 생기면 당신한테 떡이라도 주어지는 겁니까? 고씨 가문을 안중에 두지 않으니 그딴 소리를 하고 있는 거겠죠. 고민혁 씨께서 어르신께 알리는 날이 당신 장날이 될 겁니다.”허시연은 기회를 틈타 열심히 부추기고 있다.그녀는 이로써 윤도훈에 대한 고씨 가문의 원한을 불러일으키려는 속셈이다.하지만 윤도훈은 그녀를 상대하지도 않고 고민혁을 향해 덤덤하게 말했다.“저주까지는 아니고 그냥 사실 그대로 말한 것 뿐입니다.”“사실대로 말한 것뿐이라고 했습니까? 내가 보기에 고씨 가문을 도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도련님은 절대 이대로 불행을 당할 분이 아니십니다.”고민혁은 이를 갈며 말했다.“맞아요. 고원명 씨는 반드시 무사할 거예
허씨 가문은 골동품 장사로 일떠섰다.하여 그들의 휘하에 규모가 제법 큰 경매소도 여러 개나 있다.그로 하여 허씨 가문은 전에 고씨 가문과 합작한 적이 있다.몇 년 전, 고씨 가문은 어떤 특수한 이유로 경매를 자기 가족 내에서 개최할 수 없어서 허씨 가문의 경매장을 빌려 썼다.이를 인연으로 하여 허씨 가문과 고씨 가문 사이에 친분이 좀 생긴 것이다.최근 들어 고씨 가문에서는 “양원단”이라는 단약이 도운시 상류 계층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그 효과가 엄청나다고 하여 양원단 한 알은 무려 억대에 달하는 가격으로 치솟았다.도운시 심지어 주변 지역까지 단약이 들어간 사업에서는 고씨 가문이 독점하고 있었다.하여 고씨 가문에서는 고민혁을 내세워 양원단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던 것이다.고씨 가문의 작은 아들은 천성적으로 뛰어넘어 놀기를 좋아하는데 그동안 줄곧 가문에서 무예만 연마하여 무척이나 지루했었다.마침 기회가 생겨 고민혁을 따라 이번에 밖으로 나온 것이다.도운시에 오고 나서 고민혁은 허씨 가문의 힘을 빌려 양원단에 대해 알아보려고 했다.그래서 허홍현과 연락이 닿은 것이고 허시연은 기회를 빌어 고씨 가문 도령의 마음을차지하려 했다.어젯밤 이진희를 구덩이에 빠뜨리고 나서 곧장 돌아가 고씨 가문 도령과 밤새 뜨거운 시간을 보냈었다.고원명의 마음을 완전히 차지하기 위해 그녀는 심지어 해돋이를 보러 가자고 했다.낭만적인 분위를 만들어 서서히 감정을 키워갈 생각이었다.이번엔 반드시 성공할 수 있으리라 굳게 믿었었다.그와 더불어 운이 한 번 터지면 잇따라 좋은 일만 생기게 된다는 착각도 들었다.허씨 가문 도령인 허승재한테서 도로 받아야 할 신세가 있을뿐더러 고씨 가문 도령의 마음마저 서서히 차지하고 있었으니 말이다.그러나 해돋이를 보러 가는 길에 뜻밖에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고원명이 중상을 입게 될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만약 고원명이 일어나지 못한다면 고씨 가문 도령의 마음을 차지하려던 계획은 회포로 돌아가고 더 큰 재앙을 닥치게 될
“저…… 그…….”“어떻게…… 살아난 거야…….”“이,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주치의는 이찬혁을 가리키며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다른 의사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입이 떡 벌어진 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윤도훈 곁에 서 있는 이찬혁을 보면서 그들은 귀신이라도 본 듯했다.‘살았어?’사형선고를 받은 듯 절대 살아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이찬혁이 버젓이 서 있으니 형언할 수 없을 놀라움이었다. “왜 그러는 건데요?”의사들의 반응을 보고 고민혁은 의아해하며 물었다.허시연과 허홍현도 의심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조금 전에 다른 응급실에 이찬혁이 누워있었다.그들은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음에도 응급실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하지만 죽어가고 있는 어떻게 생겼는지는 보지 못했다.“정…… 정말로 살려내셨네요! 저 사람 오장육부가 산산조각나서 다시 살아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었어요!” “근데…… 다시 살아났네요!”“이건 분명 기적이에요! 기적이에요!”주치의는 이찬혁을 가리키며 어안이 벙벙해졌다.그의 말을 듣고 어리둥절하기만 했던 주위 사람들도 어찌 된 일인지 알아차렸다.“저 사람 오장육부가 산산조각났었다고 했습니까? 그런 사람을 저분이 살렸단 말입니까? 우리 도련님 부상에 비하면 어느 쪽이 더 심각합니까?”고민혁은 희망의 빛이라도 본 듯이 다급히 물었다.“고원명 환자께서 입은 부상도 치명적이지만, 저분만큼은 아니에요.”주치의의 대답에 고민혁은 이찬혁을 바라보다가 윤도훈에게 시선을 돌렸다.넋이 나갔던 두 눈에는 빛이 돌기 시작했다.고원명보다 심각했던 이찬혁을 윤도훈이 살렸다는 건 윤도훈이 고원명도 살려낼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윤 선생, 정말로 우리 도련님 살려낼 수 있습니까?”고민혁은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부들부들 떨며 물었다.“네.”윤도훈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뭘 더 망설이고 있는 겁니까? 당장 들어가서 구하세요!”“다들 비키세요! 윤도훈 씨께 자리를 내어주세요!”다급한 모습으로 고민혁
“잠깐만요!”주저없이 떠나려는 윤도훈이 모습을 보고 허시연은 다급한 나머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그녀는 윤도훈 앞으로 달려와 그의 앞을 막았다.“윤도훈 씨, 살리고 싶다고 해도 살리고 싶지 않다고 해도 오늘 당신은 반드시 고원명 씨를 살려야 할 거예요.”“네? 지금 혼자서 날 막으려는 거예요?”“아니면 저 사람을 믿고 이러는 거예요?”윤도훈은 고민혁을 가리키며 물었다.이윽고 그는 허씨 가문의 경호원을 흘겨보며 덧붙였다.“아니면 저 병X들을 믿고 이러는 건가요?”“당신…….”연달아 날아오는 그의 질문에 허시연은 순간 말 문이 막히면서 화가 불끈 나서 얼굴까지 붉어졌다.전에 윤도훈과 고민혁은 서로 겨룬 적이 있지만, 두 사람은 비겼었다.만약 윤도훈이 이대로 떠난다면 지금 현장에 있는 사람 중에 그를 막을 수 있는 자는 단 한 명도 없다.앞으로 윤도훈이 고씨 가문의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하지만 이는 허시연이 걱정할 바가 아니다.왜냐하면 지금 허시연의 코도 석 자이기 때문이다.허시연 혼자뿐만 아니라 허씨 가문 전체가 고씨 가문의 분노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고씨 가문의 도련님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게 된 이상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허시연이 맞는지 아닌지 고의성이 있는지 없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이때 고민혁이 다가와 허시연을 밀어 버리고 윤도훈을 향해 무거운 소리로 물었다.“어떻게 해야 우리 도련님을 살려줄 겁니까?”말하면서 그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우리 도련님만 살려낼 수 있다면 고씨 가문에서는 절대 섭섭하지 않게 보답할 겁니다. 당신한테 신세를 진 셈이기도 합니다.”이에 윤도훈은 눈썹을 올리며 입을 열었다.“그래요? 내가 나서서 구하기로 결정한 겁니까? 하지만 그 전에 조건이 있습니다.”“얼마든지 말해 보세요.”고민혁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지난번 고씨 가문 경매에 나타났던 영옥있잖아요. 그거 남았어요?”갑작스러운 질문에 고민혁은 멍해졌다.하지만 잠시 머뭇거리고 나서는 고개를 끄덕였다.“남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