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가문의 별장을 나온 후, 윤도훈은 앞서 걷는 외로운 이찬혁을 발견했다. 그의 오른팔은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이윽고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이찬혁은 뒤를 돌아보고는 낯빛이 급변했다.“저를 죽이러 온 건가요?” 이찬혁은 마음을 추스르며 윤도훈을 노려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아뇨!” 윤도훈은 고개를 저었다. “하, 아니라고요? 잔인하신 분이던데, 한방에 저를 이렇게 만드시고, 전 그쪽이 저를 죽이러 따러 오는 줄 알았어요.” 윤도훈을 바라보는 이찬혁의 눈빛에는 암울한 색이 서려 있었다. 자기 오른팔을 생각하며, 그의 마음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찼다.윤도훈도 이찬혁의 감정을 느끼고 눈썹을 추켜세우고 웃으며 물었다. “이찬혁 씨 계획은 무엇인가요? 계속해서 조문호 가족을 해칠 겁니까?”윤도훈은 말하면서 조문호 별장 쪽을 가리키며 물었다.이찬혁은 고개를 저었다. “별다른 계획은 없어요. 산문에도 돌아갈 수 없어요! 스승님께서는 제가 깨달음이 부족하다 하시며 산에서 쫓아내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해치다니……, 흥, 더 이상 의미가 없어요…….”“네?”이 말을 듣고 윤도훈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찬혁은 약 30세 정도 되어 보이는 나이에 이미 암력 후기 정점에 도달한 인물이다. ‘그런 능력치가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데, 깨달음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산에서 쫓겨났다니?’“스승님이 누구죠? 원래 그렇게 괴팍한 성격인가요?” 윤도훈은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용호산, 이이천 종사님! 스승님은 다양한 현문술과 의술에 능통하시며 염하국의 유명한 대가로 손꼽히십니다. 30세가 되도록 화경에 도달하지 못한 제가 그분께 얼마나 큰 실망을 안겨드렸는지…….”이찬혁은 자기 스승님에 대해 말하며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이내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스승님에게 산에서 쫓겨난 것이 이찬혁에게 가장 큰 수치인 모양이다. 그래서 윤도훈이 이찬혁의 능력을 형편없다고 말했을 때 분노한 것이다. 이찬혁 본인도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게다
이찬혁은 팔을 천천히 흔들어 보았다. 아프지 않기만 한 게 아니라 팔이 더욱 굵고 힘이 세진 것 같았다. ‘윤도훈의 실력이……, 이건…….’“이……, 이게 무슨 일이죠? 저……, 저 정말로 화경 경지에 도달한 건가요? 아픈 것도 다 나았고, 실력까지 향상되다니……?”이찬혁은 믿기지 않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그러고는 감격에 찬 눈물을 흘렸다. 기쁨의 눈물이었다.“도훈 스승님, 감사합니다. 오늘부터 저는 스승님을 존경하고 따르겠습니다.”이찬혁은 무릎을 꿇고 윤도훈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자 윤도훈은 씩 웃으며 생각했다.‘이 사람, 정말 쉽게 눈물을 흘리는군.'“스승이라는 칭호는 사양하겠습니다. 앞으로 저를 위해 일하면 됩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이 있어요, 제가 찬혁 씨 실력을 높인 것처럼 다시 무력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걸요. 만약 찬혁 씨가 저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걸 제가 알게 되면, 결과는 알아서 생각해 보도록 하세요.”윤도훈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찬혁이 윤도훈보다 몇 살은 더 많아 보였기에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은 없었다. 다만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일일 경우, 이찬혁을 쓸 생각이었다. 이찬혁은 뛰어난 현문 술법을 장악하고 있으며 게다가 화경 강자이니 뒤처리해 주는 검은 손으로 사용하기 완벽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윤도훈 선생님. 저, 이찬혁이 만약 윤도훈 선생님을 배신한다면 저는 천벌을 받게 될 겁니다.”이찬혁이 진지하게 말했다.한편 윤도훈과 이찬혁이 떠난 후, 조문호는 이찬혁을 찾아 나섰다. 그는 자기 아들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윤도훈은 한약방에 들러 여러 가지 약재들을 구매했다. 초급 경지에 도달한 후, 그는 대지 맥동이라는 능력을 얻었고, 또 다른 기억을 깨울 수 있었다. 그중에는 연단술이 포함되어 있었다.물론 윤도훈은 현재 가장 기초적인 몇 가지 단약만을 만들 수 있었지만, 세속적인 세계에서는 귀한 것이었다. 또한 앞으로의 수련에
저녁 9시, 윤도훈은 X 세계 호텔로 서둘러 향했다. 이 호텔은 이원이 직접 경영하는 곳으로, 이씨 집안과는 관련이 없었다. 한편 이원은 강진과 정아 두 심복을 데리고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매형!”“도훈 씨!”윤도훈을 본 그들은 일제히 인사했다.“매형, 이 호텔 어때요? 마음에 드세요?”이원이 윤도훈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물었다.“좋네요, 맘에 들어요.”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이 호텔을 선물로 드릴게요! 앞으로 여기의 주인은 매형이에요!”이원은 크게 웃으며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러자 윤도훈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선물로요? 필요 없는데요. 관리할 시간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어요.”“아, 직접 관리할 필요 없어요. 매니저가 왜 있겠어요? 매형은 그냥 돈 받으면 돼요! 아무튼 꼭 받으세요! 아니면……, 아니면 제가 누나한테 매형이 몰래 유흥업소에 갔다고 말할 거예요!”이원은 주저 없이 말했다.“지금 장난해요? 왜 이렇게 짓궂어요?”윤도훈은 머리를 긁으며 웃으며 대답했다.“하하하…….”이원은 크게 웃으며 윤도훈을 데리고 호텔 안으로 걸어갔다.최상층 VIP룸에 도착하자, 이미 30여 명이 다섯 테이블에 모여 앉아 있었다. 이들은 모두 이원의 직원들이었다. 어제 밤의 치열한 싸움으로 몇몇은 붕대를 감고 상처를 감추고 있었다.“도훈 선생님!”“도훈 선생님!”“…….”윤도훈이 들어오자 모두 일어나서 인사했다.“괜찮아요, 앉아요.”윤도훈은 손을 흔들며 땀을 뻘뻘 흘렸다. 왠지 모르게 두목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윽고 이원이 윤도훈의 팔을 붙잡아 중앙테이블에 앉혔다. 또한 자리에 있던 이원의 직원들은 상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도훈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윤도훈도 거절하지 않고 주는 대로 마셨다. 어차피 취하지도 않으니까!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윤도훈은 이원에게 말하고 떠나려고 했다. 율이를 집에 혼자 두고 오래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잠시 나와서 사람들에게 얼굴을 비추고 술 한잔
윤도훈의 반응을 본 강지원도 놀란 듯 말했다. “너, 동창회에 온 거 아니었어? 나는 방금 퇴근하는 바람에 조금 늦었거든, 그런데 너는 왜 이렇게 늦었어?”“동창회? 아, 난 이미 사람들과 식사를 마치고 먼저 가려고 했던 거야…….” 윤도훈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지원아, 정말 이름 그대로 늦게 오네! 동창들 다 기다리고 있어. 네가 안 오니까 황석건이 음식도 안 올리고 있어!”그때 다른 여자가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오며 강지원을 보고 농담하듯 말을 걸었다.“어? 넌……, 윤도훈? 너도 왔어? 초대받지 않았잖아?”이 여자는 이미현으로 역시 윤도훈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하지만 학창 시절부터 윤도훈을 무시했었다. 그 당시 대부분의 동창들이 그랬듯이.18살 때, 윤도훈은 부모님이 실종되는 바람에 경제적 지원과 생활비가 모두 끊겼다. 그는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의 빨래, 청소, 심부름을 했다. 심지어 일부 남학생의 속옷, 냄새 나는 신발과 양말도 윤도훈이 빨았다. 이로 인해 많은 동창들이 색안경을 끼고 윤도훈을 멸시했었다.하지만 소수의 동창들은 예외였는바 그중 한 명이 바로 강지원이었다. 당시 강지원은 윤도훈을 무시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주 그에게 밥을 사주었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강지원이 윤도훈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당시의 윤도훈은 매우 자신감이 없었고, 강지원을 몰래 좋아하긴 했지만 그녀에게 마음을 표현할 용기가 없었다.“황석건이 잊은 거겠지! 어쨌든 동창이니까 만난 김에 같이 올라가자. 이렇게 오랜만에 모이는 것도 쉽지 않으니까!” 강지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윤도훈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마치 그가 그냥 가버리길 원치 않는 사람처럼.“그래……, 좋아!” 윤도훈은 잠시 망설이다가 강지원의 눈빛을 느끼고 거절하지 않았다.“그럼 가자!” 강지원은 기뻐하며 윤도훈을 불렀다. 이윽고 세 사람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탔다. 이때 이미현이 강지원에게 속삭이며 말했다. “지원아, 이 가
“괜찮아! 황석건이 주최한 동창회인데, 나도 참석해야지!” 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 지었다.“하하!”이미현이 웃으며 말했다.“왜 윤도훈, 너도 황석건이 성공했다고 다른 사람들처럼 아부하려는 거야? 참 상황 판단이 빠르네. 황석건을 기분 좋게 해주면, 석건이 회사에서 청소부로 일할 수도 있겠다. 학교 때도 그런 일을 많이 했으니까, 분명 잘할 거야! 크크큭…….” 이미현은 운도훈을 조롱하며 마지막에는 스스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하하, 맞아! 나도 황석건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거든. 너도 분명 석건에게 아부했겠지?” 윤도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물었다.그러자 이 말을 들은 이미현이 분노했다. “닥쳐! 윤도훈, 몇 년 만에 만났는데 왜 이렇게 무례한 거야?”이미현은 마음속으로 윤도훈을 야멸차게 생각했다. ‘이 쓰레기도 황석건에게 아부해서 석건의 후광을 빌리려는 거야? 기다려, 내가 황석건에게 몇 마디만 흘려도 황석건은 널 아니꼽게 볼 거니까!’한편, 강지원은 윤도훈의 말을 듣고 실망했다. ‘황석건의 집안이 더 부유해졌다는 말만 듣고 다른 사람들처럼 아부하려는 거야? 아……, 몇 년 만에 봐서 그런가? 당시에는 자존심이 강하고, 다른 학생들의 양말을 빨면서도 내 도움을 거부했던 소년이, 이제 현실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어른으로 자란 거야? 하긴, 이게 현실이긴 하지. 나도 이제는 그저 월급을 위해 매일 야근하고, 고객들 앞에서 웃으면서 아첨하는 삶을 살고 있으니까…….’이윽고 세 사람은 4층의 한 개인실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마자, 예전 동창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중에는 명품을 걸치고 포르쉐 차 키를 허리에 건 황석건이 중심에 서 있었다.“황석건은 이제 수천억의 자산가야!”“석건아, 나 지금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 그런데 좀 도와줄 수 있어?”“석건아, 난 학교 때 너랑 꽤 친했는데, 이제 나도 좀 끌어줘야지!”황석건은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들에게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마워! 우리 모두 동창이니까,
그때, 누군가가 윤도훈을 발견했다.“어? 저기 있는 사람 윤도훈 아니야? 요즘 뭐 하고 지내?”이 말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강지원 뒤에 서 있는 윤도훈을 쳐다보았고, 각기 다른 표정을 지었다. 과거 윤도훈은 가난한 학생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모두가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별일 안 하는데.”윤도훈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별일 안 한다니, 그러면 백수인 거야?”“그럼 내 양말 좀 빨아줄래? 2만 원 줄게, 어때?”이 말이 떨어지자, 주변에서는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하수빈도 입을 삐죽이며 비웃었다. “윤도훈, 정말 실망이야. 여전히 발전이 없구나! 항상 게으른 태도야!”윤도훈도 하수빈 쳐다보며 비웃었다. “아, 수빈 선생님이시군요? 거의 마흔이신 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실크 스타킹에 짧은 치마를 입고 계시네요? 눈가의 주름살은 생각하지도 않으시고.”이 말을 들은 하수빈의 얼굴색이 급변하며 본능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졌고, 화가 난 듯 말했다. “윤도훈, 나는 네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이야. 이게 선생님한테 말하는 태도야? 역시 부모 없는 아이답게 예의가 없네!”“선생님이라고요? 자격 없으시잖아요!”윤도훈이 차갑게 말했다.하수빈은 분노에 심장이 마구 뛰었고, 그 바람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윽고 다른 동창들도 하수빈의 편을 들며 윤도훈을 비난하기 시작했다.“됐어, 다들 그만해. 내가 대신 선생님께 사과할게.”그때, 누군가가 말했다. 그러더니 뒤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윤도훈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는 바로 윤도훈의 옛 친구, 남정은이었다.‘이 자식도 동창회에 참석했어?’“남정은, 너도 저 가난한 녀석과 어울리고 있었어?”“누가 대신 말해주나 했더니 너였구나?”황석건은 몇 번 웃으며 말했다.그러나 윤도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의 어깨를 토닥이는 남정은의 손을 뿌리쳤다.“다들 윤도훈을 욕하지 마. 너희는 모르는 게 있어. 윤도훈은 최근에 이혼을 겪었어. 아내가 바람 피고 윤도훈을 버렸거든! 윤도훈이 이렇게 된 마당에, 동창인 우리도 더
윤도훈은 차갑게 남정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는 이른바 형제라고 여겼단 사람의 진짜 모습을 완전히 알게 되었다. 그러나 윤도훈은 무표정했고, 마치 자신이 이 일과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졌다.“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어? 남의 아픔을 가지고 놀려?”그때 강지원이 나서서 윤도훈을 대변해 말했다. 그러자 윤도훈이 강지원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사람들과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윤도훈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미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는 달랐다.하늘을 나는 용이 땅 위의 개미들이 자신을 큰 벌레라고 말하는 것에 신경 쓸 리가 있겠는가?“다 웃었어? 다 웃었으면 이제 가도 돼!”윤도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모두의 귀에 선명하게 들려왔다. 윤도훈의 말이 끝나자, 다시 한번 조롱하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가라고? 무슨 말을 들은 거야, 백수가 우리 보고 가라 하는 거야?”이미현이 비웃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황석건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속삭였다.“이 식사는 황석건이 대접하는 거야. 넌 뭔데?”하수빈은 윤도훈을 나무랐다.그때, 황석건은 이미현의 말을 듣고 강지원을 보더니, 이내 윤도훈을 향해 어두운 눈빛을 보냈다.“윤도훈, 오늘 이 동창회는 내가 주최한 거야! 넌 가난뱅이라 조직할 수조차 없잖아, 그런데 왜 여기 와서 난리야? 나는 널 초대하지 않았어,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 우리가 갈 필요가 전혀 없다고, 알겠어?”그러자 윤도훈이 차갑게 대답했다. “이 호텔의 주인은 바로 나야! 난 너희들을 대접하지 않을 거야, 됐지?”이 말을 듣고 모든 사람들이 잠시 멍 해졌다가 다시 조롱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뭐라고? 이 호텔이 백수 거라고?”“하하하……, 정말 웃겨! 원래 밥도 못 먹고 남의 양말이나 빨고 더러운 신발만 닦던 가난뱅이가 호텔이 자기 거라고?”모두가 마치 웃긴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배를 잡고 웃었다. 심지어 강지원도 미간을 찌푸리며 윤도훈의 말을 의심했다.
“한번 해봐! 학교 다닐 때, 양말 빨고 더러운 신발 닦는 데 아주 능숙했잖아? 이게 바로 네 특기니까! 하하하……. 핥기를 잘하면 내가 일자리를 줄 수도 있어!”이 말이 끝나자, 다시 한번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때 강지원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황석건에게 분노하며 말했다. “황석건, 너 너무 지나쳐.”강지원은 말하면서 윤도훈의 손을 잡았다. “윤도훈, 우리 가자! 이 동창회에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어.”황석건은 이를 보고 낯빛이 완전히 어두워졌고 질투심으로 가득 찼다. 조금 전 이미현이 말한 것처럼, 강지원은 이 가난뱅이에게 여전히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가다니? 어딜 가?”“저기, 빨리 저 가난뱅이를 붙잡아. 내 신발은 저놈 얼굴로 닦아야겠어!”황석건은 오늘 강지원 앞에서 윤도훈에게 수치심을 선사하고 싶었다. 그의 말이 끝나자, 몇몇 남성들이 바로 뛰쳐나왔다. 이들은 학교 다닐 때 황석건의 졸개들이었다.황석건의 가족 사업이 더 커지면서, 이들은 잘 보이려고 앞다퉈 나섰다. 특히 윤도훈을 가장 화나게 한 것은 남정은도 그중 한 명이었다는 것이다.윤도훈은 이진희를 도와 이미 20억 원을 내 공장을 구매했지만, 남정은은 여전히 윤도훈이 황석건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또한 남정은은 윤도훈을 아주 싫어했고, 게다가 일자리까지 잃었으니 더더욱 황석건에게 아첨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남정은은 가장 앞에서 달려 나갔다.윤도훈도 차가운 눈빛으로 이른바 동창과 형제들로 불리우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콧소리를 내더니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퍽-잠시 뒤, 윤도훈은 남정은의 얼굴에 주먹 한 대를 날려 공중으로 날려버렸고, 그 바람에 남정은의 얼굴이 부풀어 올랐다.팍! 팍! 팍…….주먹을 날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황석건의 졸개들도 윤도훈에게 하나둘씩 날렸다.이 모습을 본 모두는 눈을 휘둥그레져서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저 한 대씩만 때렸을 뿐인데 사람을 날려 버릴 정도라니?’“네가 감히 때려?”황석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