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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윤도훈은 차갑게 남정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는 이른바 형제라고 여겼단 사람의 진짜 모습을 완전히 알게 되었다. 그러나 윤도훈은 무표정했고, 마치 자신이 이 일과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어? 남의 아픔을 가지고 놀려?”

그때 강지원이 나서서 윤도훈을 대변해 말했다. 그러자 윤도훈이 강지원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사람들과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윤도훈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미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는 달랐다.

하늘을 나는 용이 땅 위의 개미들이 자신을 큰 벌레라고 말하는 것에 신경 쓸 리가 있겠는가?

“다 웃었어? 다 웃었으면 이제 가도 돼!”

윤도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모두의 귀에 선명하게 들려왔다.

윤도훈의 말이 끝나자, 다시 한번 조롱하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라고? 무슨 말을 들은 거야, 백수가 우리 보고 가라 하는 거야?”

이미현이 비웃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황석건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속삭였다.

“이 식사는 황석건이 대접하는 거야. 넌 뭔데?”

하수빈은 윤도훈을 나무랐다.

그때, 황석건은 이미현의 말을 듣고 강지원을 보더니, 이내 윤도훈을 향해 어두운 눈빛을 보냈다.

“윤도훈, 오늘 이 동창회는 내가 주최한 거야! 넌 가난뱅이라 조직할 수조차 없잖아, 그런데 왜 여기 와서 난리야? 나는 널 초대하지 않았어,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 우리가 갈 필요가 전혀 없다고, 알겠어?”

그러자 윤도훈이 차갑게 대답했다.

“이 호텔의 주인은 바로 나야! 난 너희들을 대접하지 않을 거야, 됐지?”

이 말을 듣고 모든 사람들이 잠시 멍 해졌다가 다시 조롱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뭐라고? 이 호텔이 백수 거라고?”

“하하하……, 정말 웃겨! 원래 밥도 못 먹고 남의 양말이나 빨고 더러운 신발만 닦던 가난뱅이가 호텔이 자기 거라고?”

모두가 마치 웃긴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배를 잡고 웃었다. 심지어 강지원도 미간을 찌푸리며 윤도훈의 말을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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