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미는 말을 이어가며 윤도훈을 타이르듯 말했다. “도훈 씨, 우리 따로 얘기해 봐요, 여기서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지 말고…….”윤도훈도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느끼고는 얼굴이 어두워졌다.“좋아요! 저도 한번 들어 봐야겠네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주선미는 복잡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더니 앞장서 걸었다. 윤도훈도 한숨을 쉬며 율이의 손을 잡고 따라갔다. 그녀가 무슨 짓을 할지 윤도훈은 정말 궁금했다.잠시 후!주선미는 샛별 유치원 근처에 있는 평범한 6층 높이의 오래된 아파트 앞에 멈춰 섰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려고 일부러 멀리 온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예요, 말해봐요.”윤도훈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그는 율이의 손을 잡고 주선미와 함께 이 아파트 앞에 서 있었다.“도훈 씨, 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줄래요? 이 며칠 동안, 저는 당신과 내 딸이 없으면 정말 살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낮에도 너희를 생각하고, 밤에는 꿈에서도 나와요…….”주선미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울먹거렸다. 또한 말하면서 쪼그려 앉아 율이의 손을 잡으려 했다. “율이, 엄마 생각은 안 났어?”그때, 윤도훈은 율이를 자신 뒤로 끌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율이에게 손대지 마요!”주선미는 비참하고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번에 정말 율이를 해치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우성호가 율이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라고 했고, 그냥 당신을 대항하기 위해서 그랬던 거예요! 그리고 최근에 다시 자신을 되돌아보고 있어요! 진심으로 반성하고 다시 도훈 씨와 잘 살고 싶어요, 어떻게 생각해요?”“여보, 여보 마음속에 내가 없을 리 없잖아요? 맞죠?”주선미는 눈물을 흘리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물었다.그러나 윤도훈은 전혀 감동하지 않은 듯, 고개를 저었다. “주선미 씨, 그런 꾀는 그만 부려요. 저는 선미 씨가 하는 말을 믿지 않으니까요!”‘하, 주선미가 나랑 다시 살고 싶어 한다고? 어쩌면
윤도훈은 차분한 표정으로 율이가 주선미를 향해 다가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물론 윤도훈은 막을까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막지 않았다. 율이와 주선미가 접촉하는 것을 지금 막는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다.“율이, 내 착한 아이! 엄마 보고 싶었어?”주선미가 손을 벌리며 율이에게 물었다.수욱-그때, 화분이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고 있었다. 화분이 떨어지는 속도와 궤적으로 미루어 보아, 율이에게 떨어질 가능성이 컸다.이를 발견한 윤도훈의 표정이 급변했고 서둘러 율이를 보호하려 했다. 하지만 주선미의 반응이 윤도훈보다 더 빨랐다. 그녀는 서둘러 율이를 품에 안아 보호했다.화분이 주선미의 머리 위로 떨어지려는 순간, 주선미는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조금 갈등했으나 움직이지 않았다. 주선비는 이 화분이 그저 텅 빈 화분 통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떨어진다 해도 몇 바늘 꿰매야 할 정도일 뿐, 생명에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이때 윤도훈은 주선미의 행동을 보고 저도 모르게 논이 동그래졌다.펑-화분이 주선미의 머리에 닿기 직전에, 윤도훈이 손을 뻗었다. 윤도훈은 한방에 화분을 가루로 만들어 주선미의 몸에 흩뿌렸다. 다행히 끔찍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율이! 율아, 괜찮아?” 주선미는 반짝이는 눈으로 율이에게 다급히 물었다.율이는 작은 얼굴을 쳐들고 힘차게 고개를 저으며 주선미의 몸에 묻은 화분 조각들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이윽고 율이의 큰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는 괜찮아요. 엄마, 엄마는 다치지 않았어요?”“좋아! 율이가 괜찮다니 다행이야! 율이만 괜찮으면 엄마도 괜찮아!”주선미는 율이를 품에 안고 모성애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모성애의 위대함을 보여주려는 사람 같달까.“엄마……, 흑흑…….” 율이는 감동하여 울음을 터뜨렸다. 주선미가 남긴 상처는 이 순간 모두 사라진 듯했다.한편 윤도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사실 윤도훈도 누군가가 이 따뜻한 장면을 몰래 찍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사진 속에는 윤도훈이 주선미와
윤도훈의 미간은 아플 정도로 찌푸려져 있었고 그의 얼굴도 매우 어두웠다. 그는 말없이 발걸음을 재촉했다.……흑막으로 뒤덮인 캐딜락 안에서, 변호사 윤병우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송된 사진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때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허승재 도련님!]윤병우 변호사는 서둘러 전화를 받으며 공손히 인사했다.“윤도훈을 처리했어?”허승재의 목소리는 차가웠다.그러자 윤병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직……, 아직 안 했습니다.]“쓰레기 같은 놈! 지난번에 진살부도 줬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윤도훈을 처리하지 못한 거야?”허승재는 분노를 터뜨리며 소리쳤다.[허승재 도련님……, 저……, 그 진살부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실치 않아 서요! 만약 가짜라면, 저…….]윤병우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물론 고씨 가문 사람들에게서 진살부에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윤세음에게도 물어봤었다.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무척이나 아끼는 그로서는 여전히 도박을 하기가 두려웠다.“죽어라, 쓰레기야! 설마 내 돈 1000억을 삼켜버리고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은 건 아니겠지?”허승재가 분노를 삭히며 물었다.이 말을 들은 윤병우는 깜짝 놀라며 빠르게 변명했다. [그럴 리가요. 승재 도련님, 제가 아무리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럴 엄두는 내지 못할 것입니다. 그……, 제가 생각해 본 바로는 윤도훈을 바로 죽이는 게 윤도훈한테는 너무 가벼운 형벌 아닌가요? 죽인다고 해서 윤도훈이 반성하는 것도 아니고, 그보다 먼저 윤도훈의 마음을 꺾고 나서 죽이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윤도훈이 죽기 전에 모든 것을 잃게 하고, 불만과 고통 속에서 천천히 죽게 하는 게 더 시원하지 않겠습니까?]“음?”허승재가 말했다.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그래 어떻게 할 건데?”그 후, 윤병우는 자신의 계획을 허승재에게 말했다. 이윽고 계획을 들은 허승재는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좋아! 이진희가 윤도훈에게 완전히 실망하고, 혐오하게 만든 다음에 윤도훈을 죽
저녁 무렵, 윤도훈은 율이를 데리고 그린 제약회사로 가서 이진희와 함께 퇴근했다.율이를 본 이진희는 곧바로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도훈 씨, 율이 어떻게 된 거예요? 누가 괴롭힌 거예요?”율이의 작은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여전히 남아 있었고, 분명 최근에 울었던 흔적이었다. “진희 이모…….” 율희는 윤도훈에게 아직 서운해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진희를 보자 입술을 삐죽이면서도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율이 착하네! 이모한테 말해봐, 무슨 일이야?” 이진희는 율이를 안아 들고 다정하게 물었다. 율이의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억울해 보이는 모습에 이진희의 마음은 녹아내렸다. 그녀는 율이가 사랑스러운 동시에 안쓰러웠다.“신경 쓰지 마, 율인가 고집 부리는 거야.” 윤도훈은 약간 짜증스럽게 손을 내저었다. “율이가 어떻게 고집을 부리죠? 도훈 씨, 아이를 키우려면 인내심이 필요해요! 인내심이 없다면 율이를 저한테 맡기든 지요!” 이진희는 윤도훈을 흘겨보며 약간 무턱대고 율이를 변호했다. 그녀는 윤도훈이 어쩌면 인내심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윤도훈이 이진희를 흘겨보며 말했다. “율이는 절대 나랑 떨어질 수 없어. 율이를 데리고 싶다고? 그래, 그럼 제황원에 이사 와서 같이 살자! 그러면 율이랑 더 많이 교감할 수 있을 거야!”이진희는 다시 윤도훈을 흘겨보며 말했다. “도훈 씨가 정말로 나랑 율이가 더 많이 교감하길 원하는 건지, 아니면 다른 속셈이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윤도훈은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무슨 속셈이 있겠어? 내 별장은 충분히 넓고 방도 많아.”이진희는 입술을 삐죽이며 오만하게 말했다. “흥! 그래도 안 돼요!” 비록 그렇게 말했지만 이진희는 이내 윤도훈의 표정을 살폈다. 혹여나 그가 실망할까 봐 걱정이 된 모양인지 곧바로 덧붙였다. “적어도 결혼식 전까지는 절대로 같이 살지 않을 거예요.”“음, 알았어.” 윤도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러자 이진희가 흠칫하더니 말투를 바꿔 말했
들어가기 전부터 누군가가 막아서자 이천수는 기분이 나빴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미숙 어르신께서 여러분 일가는 들어오지 못한다고 지시하셔서요!” 경비원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이 말을 들은 이천수와 이진희의 표정은 즉시 어두워졌다. “미숙 어르신을 보러 오는 건데, 그것도 안 되나요?” 이진희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이천수도 더욱 불만스럽게 말했다. “내가 누 군 줄 알면 비켜! 난 내 엄마를 보러 온 거야!” “죄송합니다, 미숙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어요. 여러분은 이제 이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라고요! 규칙에 따라, 여러분은 이씨 가문의 옛집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경비원은 고개를 흔들며 조금도 흔들림이 없이 말했다. 이천수와 이진희가 어떻게 설득하든 그들은 그대로 서 있었다. 그 모습에 부녀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자신들의 신분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다니.부녀가 경비원과 심하게 말다툼할 때, 윤도훈은 이진희를 뒤로 끌고 가서 말했다. “비켜요!” 그러고는 경비원들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두 명의 경비원은 윤도훈이 나선 것을 보고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그러더니 눈을 몇 번 깜빡이며 망설였다.“규칙이라고요? 하하…….” 윤도훈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규칙이라고요? 그렇다면 제가 알려드리죠. 힘이 있다면 규칙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는 거. 규칙은 아무것도 아닌 여러분들 같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거예요. 그렇다면 제가 어느 부류에 속하는 사람인지 맞혀보세요.”이 말을 듣고, 두 명의 경비원은 얼굴색이 급변했고 목이 타들어 가는지 몇 번이나 침을 삼켰다.“꺼져!” 잠시 뒤, 윤도훈은 경비원들에게 차갑게 외치며 이씨 가문의 옛집 안으로 걸어갔다.두 명의 경비원은 놀라서 표정이 오락가락하다가, 본능적으로 물러서며 윤도훈의 걸음을 막지 않았다. 이진희와 이천강도 그 뒤를 따라 옛집 안으로 당당하게 들어갔다.그 순간, 이진희는 자신의 옆에 있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눈이 빛났다. 조금 전 윤도훈은 너무
이번에는 이천강이 남미숙 곁에 없었다. 공사다망하신지라 언제나 남미숙 옆에 있을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최근 며칠은 매우 중요했으므로 남미숙의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했다.솔직히 말하면, 그들은 남미숙이 빨리 죽기를 바랐다. 그래서 성계평과 이은정 중 적어도 한 명은 남미숙 곁을 떠나지 않았다.햇볕을 쬐고 있던 남미숙은 윤도훈 일행을 보고 잠시 멍 해졌다가, 곧 얼굴이 어두워졌다.“여기 왜 왔어? 누가 오라고 했어? 가!”남미숙은 깊은 원망을 담아 자기 아들과 그 일행을 거칠게 대했다. 특히 윤도훈을 보는 그녀의 눈에는 짙은 증오가 서렸다. 이씨 가문의 고수들이 윤도훈에게 크게 다치는 바람에 이씨 가문의 힘이 많이 약해졌기 때문이었다.또한 이원을 약화하려는 계획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다.이진희가 윤도훈이라는 백수 사위를 찾은 후, 이씨 가문에서 제멋대로 굴던 남미숙은 연이은 좌절을 겪었다. 그렇기에 남미숙은 윤도훈을 뼛속까지 미워했다.“캑캑캑……, 캑캑…….”감정이 격해진 남미숙은 심하게 기침했다. 그녀의 손수건에는 피가 묻었다.“어머니! 몸 상태가 왜 이래요?”이를 본 이천수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이진희의 표정도 어두워졌고, 그녀의 얼굴에는 걱정과 죄책감이 드러났다. 그녀는 자신이 남미숙을 화나게 했다고 생각했다.“내가 어떻든 너희들이랑 무슨 상관이야? 이만 가봐! 여기서 당장 나가! 내가 죽어도 너희들이 신경 쓸 필요 없어!”남미숙이 화를 내며 말했다. 이때의 그녀는 낯색이 창백했고, 눈이 움푹 패었으며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이천수와 이진희는 며칠 만에 이렇게 늙고 초췌해진 남미숙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 하지만 윤도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미숙을 유심히 살폈다. 남미숙의 몸은 매우 약해져 있었고, 모든 내장이 지속해서 약해지고 있었다.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 같았다.그전에 봤을 때 남미숙의 몸은 매우 강인했는데, 이진희에게 화가 나 피를 토했을 때조차도 이렇지는 않았다. 또한 윤도훈은 남미숙이 어떤 병에 걸렸거나 독
“그리고 무슨 마음으로 미숙 어르신을 치료하겠다고 하는지 알 게 뭐예요?”성계평은 윤도훈이 남미숙을 치료하겠다고 하자 낯빛이 급변했다. 그러고는 남미숙 앞을 가로막으며 냉소를 터뜨렸다.이은정도 비웃으며 말했다. “윤도훈 씨가 치료할 수 있을 거라고요? 당신은 해만 끼칠 줄만 알잖아요!”“할머니, 윤도훈 씨에게서 한 번 받아보세요. 도훈 씨는 정말로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어요. 제 회사의 신약들은 사실 도훈 씨가 연구한 거고, 장헌 어르신도 치료해 드렸어요! 그러니까 도훈 씨가 할머니를 해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이진희는 남미숙의 쇠약한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하며 말했다.“맞아요, 엄마! 건강이 중요하죠, 이럴 때는 화내지 말고 한 번 받아보세요!”이천수도 손등을 두드리며 말했다.“이천수 씨, 말을 못 알아듣는 거예요? 우리는 이미 구남 선생님을 모셨어요! 그분은 염하국 중의계의 거물이죠! 구남 선생님이 미숙 어르신의 몸 상태를 조절해 드리고 계시 다니까요? 그러니까 윤도훈 같은 반쪽짜리는 그냥 가세요! 만약 윤도훈이 구남 선생님이 미숙 어르신의 치료 과정을 방해한다면, 그 책임을 질 수 있겠어요?”성계평은 차갑게 말하며 쐐기를 박았다.“그러니까요! 구남 선생님을 못 들어 보신 건 아니겠죠? 우리는 이미 그분을 모셔왔어요, 그런데 지금 어린 사위를 데리고 와서 효도하는 척 하는 건가요? 여러분들이 미숙 어르신을 화나게 했기 때문에 어르신이 이렇게 된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는 거죠?”이은정도 비아냥거리며 조롱했다.이은정과 성계평을 주구남을 계속 언급하며 윤도훈을 깎아내리고 무시했다.“구남 선생님? 하하……, 저도 그분의 명성을 들어봤어요! 그런데 미숙 어르신께 어떤 약을 처방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처방전을 볼 수 있을까요? 제가 좀 보고 배우고 싶어서요. 보여주신다면 정말 고맙습니다.”윤도훈은 웃으며 말했다. 남미숙이 이토록 쇠약해진 것을 보고, 윤도훈은 누군가 손을 썼을 거라 의심했다. 상대방에게도 어느 정도 방법이 있는
주구남이 윤도훈을 대하는 반응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서 그는 이은정에게 남미숙을 방으로 데려가라고 부탁했다. 마치 다음에 할 말이 남미숙 앞에서는 말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였다.남미숙도 얼굴이 어두워진 채로 의심스러운 마음을 안고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방으로 들어갔다.“구남 선생님,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저……, 저 윤도훈의 의술이 구남 선생님보다 더 뛰어나다는 건가요?”남미숙이 방에 들어간 후, 성계평이 물었다.주구남은 눈을 깜박이며 웃음을 터뜨렸다.“도훈 선생님의 의술이 저보다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떤 복잡한 질병에 대해서는 해결책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그러면서 윤도훈에게 말했다.“미숙 어르신의 건강이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지만 저도 별다른 방법이 없어요! 그러나 마침 도훈 선생님도 오늘 여기 계시니, 미숙 어르신을 한번 진찰하시는 게 어떨까요?”이 말을 들은 성계평은 당황했다.‘무슨 말이지? 주구남이 윤도훈에게 남미숙 치료를 맡기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구남 선생님과도 미숙 어르신을 눈치채지 못하게 죽여야 한다고 약속했잖아.’성계평은 당황해서 주구남에게 연신 눈짓했지만, 상대방은 아랑곳하지 않았다.한편, 윤도훈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말했다.“오? 저에게 맡기 시겠다고요?”“그래요! 하지만 오늘은 미숙 어르신에게 마지막으로 침술을 시행하는 날이니 그것만 양보 좀 해주세요. 이건 치료 과정이니까요, 치료 과정을 마치고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보죠. 이게 아마 제가……, 미숙 어르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노력이겠죠.”주구남이 말했다.윤도훈은 주구남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알고 싶어졌다.‘미숙 어르신이 이렇게 약해진 것이 주구남의 소행인가? 그렇다면 주구남은 왜 갑자기 미숙 어르신을 나에게 넘기려는 걸까?’“좋습니다. 그럼 수고해 주십시오, 구남 선생님.”윤도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대답했다.“네, 의사는 부모 마음이니까요,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주구남이 한숨을 쉬며 한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