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은 매혹적으로 웃으며 사골에게 물었지만, 그 미소는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사골의 말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분위기와 말 속에 감춰진 의미가 윤세영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영이야, 네가 윤도훈을 사랑하게 된 건가? 응? 부성애도 위대하지만, 사랑도 참으로 위대하지 않니? 하하하.”윤세영은 이 말을 듣자마자 얼굴빛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녀는 입술을 바들바들 떨며 어색하게 웃었다. “사골 스승님, 도대체 무슨, 제가 어떻게 윤도훈을 사랑할 수 있겠어요?” 이때 사골의 얼굴은 어두워졌고, 그 속에는 조롱하는 듯한 기색이 섞여 있었다. “윤도훈은 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전승을 얻은 사실까지도 밝히지 않았느냐? 그리고 너는.” 사골의 표정이 극도로 어두워졌고, 이내 이를 갈며 외쳤다. “이 배신자 같은 년, 왜? 왜 나를 배신한 거야? 내가 너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너를 내 여자로 여겼는데! 너는 윤도훈과 짜고 나를 속이려 한 거냐? 날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느냐? 하긴 윤도훈은 젊고 잘생겼으니, 날 대하는 것보다 윤도훈을 대하는 게 훨씬 더 즐거웠겠지? 하하하.” 이 말을 들은 윤세영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니에요! 사골 스승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저는 사골 스승님께 충성을 다했어요. 이렇게 중요한 비밀도 찾아냈잖아요! 제가 배신했다니요, 윤도훈을 사랑했다니요? 그건 말도 안 돼요!” “배신자, 지금도 나한테 연기를 하는 거냐? 나는 평생 나를 배신한 사람들을 가장 증오한다. 죽어라!” 사골의 눈빛은 차갑고 잔혹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사골은 곧바로 윤세영을 향해 달려들었다. 윤세영도 등골이 서늘해지며 급히 도망치기 시작했다. ‘들켜버렸다. 아무리 조심했어도 결국 사골에게 들키고 말았다. 하하, 아마 사골이 처음부터 나를 주시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모든 행동이 이제 보니 전부 사골의 손바닥 안에 있었던 거구나.’“도망쳐!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으냐?”
윤세영의 번호를 확인한 윤도훈은 서둘러 전화를 받으며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또 무슨 일이야?” 지금 윤도훈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윤시율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이었다. [헤헤헤. 너 아주 긴장한 것 같구나?] 사골의 조롱 섞인 음침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사골의 목소리에 윤도훈의 얼굴이 즉시 굳어졌다. 잠시 후, 윤도훈은 깊이 숨을 들이쉬며 천천히 말했다. “네가 사골이냐?” [맞다.] 사골이 대답했다. 윤도훈은 얼굴에 여러 감정이 스치며, 사골이 윤세영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불길한 예감이 밀려들었다. “윤세영은 어딨지?” 사골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죽었다, 하하하.] 사골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표정이 어두워졌고, 이를 악물었다. 윤세영에 대한 감정은 거의 없었지만, 죽었다는 소식에 윤도훈은 마음이 답답했고, 알 수 없는 아픔과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윤세영? 죽었다? 그렇게 죽은 건가?’ 조금 전까지도 살아서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심지어 윤도훈을 의심하기까지 했던 기억이 떠오르자 윤도훈의 마음은 씁쓸해졌다. 분노가 마음 깊은 곳에서 서서히 끓어올랐다. 윤도훈은 사골에 대한 증오를 더욱 깊이 새겼다. [어때? 매우 슬프냐?? 하하하. 그년, 내가 기술을 가르쳤더니 너랑 몰래 내 뒤통수를 치더라. 죽어 마땅한 거야! 자, 이제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너 정말 상고 윤씨 가문의 용맥 전승을 얻은 거냐?] 사골이 차갑게 비웃으며 물었다. “맞아.” 윤도훈은 바로 인정했다. [헤헤, 네 딸을 지키기 위해 그년이 나한테 알려주게 한 거겠지. 하지만, 내가 어떻게 널 믿을 수 있겠냐?] 사골이 음침하게 물었다. “용혼소울링, 용황경, 용안관천술! 하나하나가 절세의 법문이지. 너도 이 전승을 노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이 모든 게 내 머릿속에 있다. 내 딸의 안전을 보장해 주면, 이 전승을 모두 너에게 넘기겠어.”윤도훈은 마음속의
윤도훈은 나청현과 백아름을 따라 다시 그 동굴로 향했다. 이윽고 그들은 악령의 소굴이 있던 입구 앞에 서 있었다. 이제는 그곳에 있던 희미한 빛의 장막이 사라지고 다른 곳과 다를 바 없는 돌벽만 남아 있었다. “하아, 이 악령의 소굴 입구가 사라져 버렸어요. 그 안에 있는 형제들의 시신은 아직 남아 있는데 말이에요. 도훈 씨, 이 입구를 다시 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나청현은 아쉬움과 기대를 담아 물었다. 그러자 윤도훈은 씁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입구가 사라졌는데 어떻게 다시 열겠어요? 나청현 씨, 마음 편히 가져요. 반나로는 이미 죽었고, 그 전사들의 복수는 갚았잖아요.” 윤도훈도 매우 슬펐지만,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전사들의 영혼은 이미 반나로에게 의해 정화되어 그들의 의식은 사라졌다. 이전에 악령의 소굴에서 반나로가 그들을 이용해 이진희를 공격했을 때, 이진희가 그들의 힘을 흡수한 것이다. 물론, 윤도훈은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하아.” 나청현은 깊이 한숨을 쉬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나청현은 마음을 가다듬고 윤도훈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백아름이 윤도훈에게 호법을 도와주었을 뿐만 아니라, 윤도훈이 적시에 나타나 반나로를 저지하지 않았더라면, 윤도훈과 백아름은 위험에 처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사람이 각자 도망칠 때도, 윤도훈이 시간을 벌어주고 반나로의 주의를 끌어주었다. “고마워.” 백아름도 차가운 얼굴로 윤도훈에게 감사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백아름은 곧 쿡 소리 내며 덧붙였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아둬. 내가 언젠가 너를 이기고 지난 치욕을 씻어내고 말 거야.” 백아름은 신약산곡에서 있었던 일을 여전히 잊지 못한 듯했다. 윤도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어 보였다. “마음대로 해.” 그때 갑자기 윤도훈의 표정이 달라졌다. 이윽고 윤도훈의 영혼 깊은 곳에서 또 다른 잔여 원신의 의식이 나타났다. “선배님?” [날 용조라 불러
“아빠, 율이 너무 아파요! 율이 죽을 것 같아요...”“율이 나을 수 없는 거예요?”“율이는 이렇게 아픈 거 싫어요. 아빠 율이 때문에 돈 더 쓰지 마요.”“율이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면 안 돼요? 율이 집에 가고 싶어요... 집에 가고 싶어요...”중환자실에는 작은 아이가 누워있었다. 아이의 예쁘장하고 귀여운 얼굴은 종잇장처럼 창백했고 코와 입에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으며 온몸이 출혈점으로 뒤덮여 있었다.마지막 힘까지 끌어모은 아이는 작은 손으로 윤도훈의 손을 꽉 잡았다. 큰 눈망울에는 괴로움과 아빠에 대한 미련이 가득했다.윤도훈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심장이 바늘에 찔린 듯이 아팠고 왼쪽 신장을 도려냈을 때보다 만 배는 더 고통스러웠다.“율이 착하지, 아빠가 율이 꼭 낫게 해줄게. 율이 다 나으면 아빠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 아빠가 율이 위해서 닭강정 해줄게, 어때?”윤도훈은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울먹이며 말했다.“아빠 거짓말하지 마세요. 율이 낫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돈 아껴 써요. 율이 죽으면 아빠 계속 살아야 하잖아요. 아빠, 율이한테 더 돈 쓰지 말아요...”아이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자신이 하고 있던 용이 조각된 옥 목걸이를 뺐다.“이 목걸이는 율이가 하고 있어도 소용없어요. 아빠가 하고 있으세요. 목걸이가 아빠를 지켜줄 거예요!”옥으로 만들어진 그 목걸이는 윤도훈의 아버지가 남긴 유품이었다. 윤씨 일가에서 대대로 전해지는 그것은 병마를 물리치고 화를 피하게 해준다고 했다.율이가 앓게 되면서 윤도훈은 부디 목걸이가 아이를 지켜주길 바라며 그것을 아이에게 건넸다.하지만 지금 보니 병마를 물리치고 화를 피하게 한다는 건 그저 염원인 뿐이었다율이의 말을 들은 윤도훈은 마음이 찢어지듯 아팠다. 그는 율이의 체온이 남아있는 목걸이를 손에 꽉 쥔 채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다섯 살밖에 되지 않은 율이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다.그리고 아이가 철이 들수록 윤도훈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무거운 무언가가 심장을 꽉 짓누르
“뭐라고요? 멀쩡한 데다가 이미 정신을 차렸다고요?”도시 중심부 병원 안, 이진희의 기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놀라서 물었다.“환자는 별일 없습니다. 외상을 조금 입은 것 말고는 멀쩡합니다.”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리가요? 그 사람 차에 치였을 때 상태가 엄청 심각해 보였고 피도 많이 났어요.”기사는 귀신이라도 본 듯한 얼굴이었다.“말씀하셨다시피 그냥 겉으로 보기에만 그랬을 거예요.”이진희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의사의 말이 농담이 아니란 걸 확인한 뒤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제가 가볼게요.”병실 문이 열리고 이진희는 멍한 얼굴로 침대 위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다.윤도훈은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었다.게다가 몸 상태도 어쩐지 이상했다.머릿속에 여러 가지 정보가 떠올랐다.용혼소울링, 용황경, 용안관천술...이게 다 뭘까?게다가 계속 은근히 아팠던 왼쪽 신장에서 한 줄기 열기가 흘러나와 사지로 퍼져나가는 듯해 불편했다.윤도훈이 제대로 살펴보려 할 때 이진희가 들어왔다.고개를 든 윤도훈의 눈동자에 놀라움이 스쳐 지나갔다.아름답다!과거 윤도훈의 혼을 쏙 빼놓았던 주선미도 눈앞의 미인과 비교하면 삽시에 빛이 바랠 것이다.“당신은...”윤도훈은 입을 뻐끔거리며 불확실한 어조로 물었다.이진희는 대답 대신 그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자해 공갈하려던 사람 맞죠?”잠시 넋을 놓고 있던 윤도훈은 한참 뒤에야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상대방이 운전하는 차량을 향해 돌진했으니 자해 공갈단으로 여기는 게 당연했다.“아뇨...”윤도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아, 그러면 정말 죽고 싶었던 거예요?”이진희가 무덤덤한 얼굴로 물었다.“네...”윤도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죽지 못했으니 이제 어쩔 생각이에요? 계속 자살 시도할 생각인가요?”이진희의 눈에서 빛이 반짝였다. 그녀가 어떤 의도로 이런 질문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그녀의 질
“헉!”조강인은 입을 떡 벌리며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옆에 있던 간호사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이럴 수가? 왜 갑자기 살아난 것일까?갑자기 시체가 벌떡 일어나다니?“아빠... 아빠예요? 아빠, 가지 마요!”바로 그때, 율이가 비몽사몽 눈을 떴다.전에 윤도훈이 돈을 모으러 가겠다고 해서 아주 불안했던 것 같다.율이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빠가 옆에 있어 주길 바랐다.“율이야, 정말 깨어났구나! 아빠 여깄어. 아빠 떠나지 않고 율이랑 함께 있을게!”윤도훈은 눈물을 왈칵 쏟으면서 기쁜 얼굴로 말했다. 열류가 끊임없이 율이의 체내에 주입됐다.율이가 깨어났다!정말 효과가 있었다. 율이가 살아났다.윤도훈은 너무 감격한 나머지 몸이 떨렸다. 한때 지옥이었다가 다시 천국에 온 기분이라 다 큰 성인 남자지만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그는 온 세계를 손에 쥔 듯 율이의 작은 손을 꼭 잡았다. 조금이라도 힘을 빼면 이 모든 것이 환상이 되어 흩어질 것만 같았다.소중한 걸 잃었다가 다시 얻은 그 기분은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도 알지 못할 것이다.“아빠 손이 엄청 따뜻해요. 기분 좋아요! 아빠, 왜 울어요? 울지 마세요. 율이는 아빠 우는 거 싫어요.”율이의 창백한 얼굴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고 아이는 다른 손을 뻗어 윤도훈의 젖은 뺨을 닦았다.“알겠어. 아빠 안 울게. 아빠 너무 행복해! 하하하, 율이 이제 괜찮아. 우리 율이 다시 살아났어!”작은 손으로 그의 뺨을 어색하게 닦아주는 율이의 손길에 윤도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는 마치 미친 사람처럼 울면서 웃었다.“아빠, 율이 집에 가고 싶어요.”율이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지만 아빠가 자신을 위해 돈을 쓰는 게 싫었다.“그래. 아빠랑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윤도훈은 잠깐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말하면서 율이의 몸에 달려있던 장치들을 떼어내고 아이를 안고 떠나려 했다.“잠깐만요. 병원비 미납하셨거든요. 아직 떠나시면 안
“진짜 고마워요!”병실 밖에서 윤도훈이 진지한 모습으로 이진희에게 말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이제 당신은 내 사람이니까요.”이진희가 덤덤히 말했다.“아...”윤도훈의 표정이 이상해졌다.이진희는 여신급이었는데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그를 자기 사람이라고 칭하니 어쩐지 조금...바로 다음 순간, 이진희는 자신이 한 말이 이상한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걸 자각했고 이내 화제를 돌렸다.“참, 의술을 공부한 적 있어요? 당신 딸 백혈병이에요?”조금 전 이진희는 문밖에서 똑똑히 들었다. 윤도훈의 딸은 활력징후가 전혀 없었다가 갑자기 살아났고 지금 상태를 보면 꽤 괜찮은 것 같았다.정말 신기한 일이었다.그래서 이진희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조금 알아요.”윤도훈은 잠깐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일단 딸 일부터 처리하고 날 따라와요. 날 좀 도와줘야겠어요!”이진희의 눈빛이 반짝였다. 표정을 보니 무언가를 시도할 생각인 듯했다.뒤이어 윤도훈은 병실로 돌아왔고 한참 동안 율이를 달래서 재운 뒤 조심스럽게 자리를 떴다.이진희의 인맥 덕분에 황 원장은 직접 병원의 다른 전문가를 불러와 율이를 1대1로 치료하게 했다.현재 윤도훈은 용의 기운을 잘 응용하지 못했고 머릿속의 용황경 또한 흐릿했다.율이는 집에 돌아가고 싶어 했으나 병원에 있으면서 계속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더 나았다.30분 후, 윤도훈은 이진희와 함께 개인 병원에 도착했다.공립 병원에 비해 그곳은 의료 조건이 더 좋고 설비도 더 선진적이었다.물론 그곳의 비용은 일반인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액이었고, 그곳에서 치료받는 사람들도 전부 엄청난 거물이었다.“인 대표님은 내가 지금 쟁취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파트너예요! 그의 아들도 백혈병을 앓고 있어요. 만약 당신이 아이를 치료하거나 아이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면 나한테 아주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알겠어요?”고급 병실 입구에서 이진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최선을 다할게요!”윤도훈은 장담하지는 못하
“헛소리하지 마요! 당신이야말로 목숨이 위험할 것 같네요!”인광준은 완전히 화가 나서 무시무시한 얼굴로 말했다.흰 가운을 입은 유 닥터가 냉소하며 말했다.“저희 병원은 인 대표님 아드님의 병세를 안정시켰어요. 대표님 아들은 만성 과립구성백혈병에 걸렸고 지금은 만성기인데 갑자기 생명이 위험하다니요! 시비 거는 겁니까?”“전 백혈병 때문이라고 한 적 없어요! 이 아이는 독에 중독되었어요!”윤도훈이 설명했다.용의 기운을 두 눈에 주입한 윤도훈은 겸이의 체내에서 검푸른색의 독소가 유동하고 있는 걸 보았다.그것은 이제 곧 심맥에 침입할 것이다.“그게 무슨 말이죠? 저희 병원이 환자에게 독을 썼다는 말입니까?”유 닥터는 더욱더 화가 났다. 그는 윤도훈을 손가락질하며 호된 목소리로 물었다.“제 말은 그 뜻이 아닙니다. 어떤 음식들은 서로 상극이라 그 자체로는 독성이 없을지 몰라도 함께 먹으면 치명적일 수 있어요.”윤도환이 고개를 저었다.“장난해요? 우리 국인 사립병원의 레시피가 이런 저급한 실수를 저지른다는 게 말이 돼요?”유 닥터는 못마땅한 얼굴로 불만스레 인광준을 바라보았다.“인 대표님, 이 사람이 헛소리하는 걸 듣고만 계실 겁니까? 저희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럼 이 사람에게 아드님의 치료를 맡기시죠?”그 말에 인광준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유 선생님, 전 절대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말하면서 그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이진희 씨, 얼른 이 사람 내보내시죠.”도운시 상류층이라면 이진희가 데릴사위를 찾고 있다는 걸 대부분 알고 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조금 전 기사는 윤도훈이 이진희의 약혼자라고 했다. 그래서 인광준은 곧바로 윤도훈을 형용할 단어 몇 개를 떠올렸다. 쓸모없는 사람, 기생오라비, 수치를 모르고 허영심만 가득한 사람.그러니 그가 윤도훈이 한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아들은 계속해 이곳에서 치료받아야 했기에 절대 이곳 의사에게 밉보여서는 안 됐다.이진희는 자신을 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