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혁이란 이름을 듣자마자 좌희재는 피범벅이 된 자신의 오른 다리를 부여잡고 부들부들 휘청거리며 일어서서 험악하게 소리쳤다.“네가 뭔데 소 부국장을 부르네! 마네야? 꿈 깨!”“연락 안 할 건가요? 그럼 뭐 내가 하는 수밖에.”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고서 휴대폰을 꺼내 소강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받지 않는 전화에 서준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었고, 좌희재는 두어 번 비웃으며 말했다.“전화 안 받지? 알려줄게. 소 부국장 오늘 중앙 지국에서 회의하고 있어. 이 사람아, 오늘은 옥황상제가 와서 사정을 해준대도 소용없어. 내 손으로 당신을 잡아서 죽여버릴 거니까.”바로 그때, 밖에서 수하 한 명이 들이닥치며 다급하게 소리쳤다.“좌 국장님, 큰일났어요. 밖에 수십 대의 차가 들어오고 있어요. 앞장선 사람이 봉문의 도민준과 백주원인데, 지금 당장 사람을 내놓으랍니다.”“뭐라고? 봉문의 사람이?!”좌희재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돌려 서준영을 쳐다보았고 마음이 불현듯 초조하고 불안해져서 어쩔 줄을 몰랐다.봉문 사람들까지 서준영 일에 끼어들면 좀 더 쉽지, 않아질 게 뻔했다.‘서준영이 등신에 기생오라비라고 하지 않았나? 이자가 대체 뭐길래?’수하 한 명이 또 허둥지둥 뛰어 들어오며 소리쳤다.“국장님! 좌 국장님! 하씨 가문의 따님 하연우 씨 전용차가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서준영을 만나겠다고 요구하고 당장 사람을 풀어 주라고 말합니다.”“좌 국장님! 주...주병곤 주 사장께서 왔어요.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주라고...”좌희재가 어떤 반응을 하기도 전에 또 다른 수하가 황급히 달려오며 소리를 질렀고, 주병곤이라는 이름에 그제야 그는 진짜 제대로 당황했다. 하연우, 주병곤 다들 좌희재가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앞전에 전화로 얘기할 때는 이유를 갖다가 대충 얼버무리며 넘겼지만, 지금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좌희재는 심각하게 미간을 들썩이며 소파에 앉아 있는 서준영을 노려보며 차디찬 말투로 물었다.“당신 대체 뭐야?”서준영
임서 지국.경찰서 마당에는 하연우와 주병곤 등 사람들은 좌희재와 거의 이십여 분 동안 대치하고 있었다. 좌희재는 서준영을 이대로 놓아 줄 수 없다고 태도를 분명히 밝혔다. 하연우 측 태도도 확실했다. 모든 인맥과 세력을 동원하여서라도 서준영을 데려가겠다였다. 좌희재는 호랑이 등에 타서 스스로 내려올 수가 없는 처지라 몇 번이고 위층으로 왔다 갔다 했다.“요한 씨, 일이 좀 번거롭게 되었어요. 서준영하고 하연우의 관계가 보통이 아닌 것 같은데 아니면 우리가 그냥 서준영을 풀어 줄까요? 하연우가 정말 모든 인맥과 관계를 동원하면 정말 소란스러워질 테고 우리만 곤란해질 수도 있어요. 그때가 되면 저뿐만 아니라 요한 씨나 소 국장님마저 모두 연루될 텐데.”좌희재는 긴장해서 이마의 식은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총상을 입은 다리는 점점 더 욱신거리고 아파졌다.소요한은 몸을 돌리더니 바로 좌희재의 뺨을 '탁' 치며 화를 냈다.“풀어 준다고요? 누구 맘대로. 여기는 강운이지 용진이 아니에요.”소요한은 손가락으로 좌희재의 가슴팍을 찌르며 엄숙하게 말했다.“잘 들어요. 여기는 임서 지국 경찰서이고 여기의 일인자는 좌희재 좌 국장이에요. 국장님이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곳이에요. 그리고 잊었나 본데요. 나 소요한이고 우리 아빠 소강혁이에요. 아들이 피해자로서 공정 공평하게 사건을 처리해달라고 한 게 불법은 아니잖아요?”좌희재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알겠어요. 요한 씨, 알아서 잘 처리할게요.”그대로 좌희재는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왔고, 얼굴을 돌리는 순간 그의 눈 밑에는 한 끗 분노가 스쳐 지나갔다. ‘소요한 어린놈의 새끼가 감히 나를 때려.’좌희재가 뭐니 뭐니 해도 임서 지국의 일인자 신분인데 이런 대접을 받으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감히 앞에서 화도 내지 못하고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좌희재는 마당으로 내려와서 얼굴이 굳은 채 정중하게 말을 했다.“하 대표님, 주 사장님. 제가 여러 번 얘기 했듯이 지금은
노여움에 찬 목소리가 임서 지국 전체에 울려 퍼졌다. 좌희재가 고개를 돌려보니 화가 단단히 난 소강혁이 자신을 향해 걸어왔고, 그는 웃는 얼굴로 소강혁을 반기며 아첨했다.“소 국장님, 어찌 여기까지 왔어요. 중앙 지국에 일 보러 가시지 않았어요?”“짝!”소강혁은 무작정 손을 들어 좌희재의 얼굴을 후려치며 호통을 쳤다.“내가 지금이라도 알고 왔으니 망정이지. 임서구를 뒤집어엎을 작정이었나? 서준영이라는 사람을 여기 데리고 왔다며?”좌희재는 얼이 빠진 채로 얼굴을 부여잡고 이해가 가지 않는 눈빛으로 물었다.“소 국장님, 저를 왜 다짜고짜 때립니까? 서준영이라는 사람을 잡아 온 건 사실입니다만, 그 사람 무리 싸움에 고의상해로 잡혔어요. 여기서 우리 경찰도 다치게 했다고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잡은 건데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게다가 서준영한테 맞은 게 소요한, 국장님 아들이라고요...”좌희재는 적극적으로 상황 설명하려 애를 썼지만, 소강혁은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불효막심한 자식은 맞아 죽어도 싸. 감히 내 이름을 내세워서 온갖 나쁜 짓을 다 하고 다녀? 당장 나오라고 해.”소강혁이 진심으로 화를 내자 좌희재는 얼어붙었고 이내 손짓으로 소요한을 불러 내려오라고 지시했다.소요한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자 이내 감격에 차서 울부짖었다. “아버지, 왜 이제야 오셨어요. 이거 보세요. 아버지 아들이 오늘 맞아서 몰골이 이래요. 나를 때린 자식 꼭 잡아서 감옥에 보내줘요. 아예 감옥에서 썩게 해줘요.”퍽!소강혁은 달려오는 소요한을 한 발에 걷어찼고 화를 내며 질책했다.“불효자식. 너 오늘 무슨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나 알아? 정말 지금 당장에라도 너는 맞아 죽어도 싸.”소강혁은 자신의 허리띠를 풀며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소요한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으악! 그만그만해요! 잘못했어요. 아버지 내가 잘못했어...”소요한은 바닥에서 뒹굴며 비명을 질렀다. 한참 지나서 소요한이 온몸에 상처를 입은 채 바닥에 쓰러져 겨우 숨을 헐떡이었다. 소강혁
그게, 그게...좌희재는 순간 얼어붙었고 속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뭐해? 오늘 수갑 못 벗기면 좌희재 당신이 그 수갑 차게 될 줄 알아!”그 모습에 소강혁이 번뜩 화를 냈고 좌희재는 당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준영 씨, 미안합니다. 내가 실수했어요. 제발 그 수갑 풀게 해줘요.”“실수요? 좌 국장님 실수를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여기서 한 번 읊어보시죠.”서준영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무릎 꿇은 좌희재를 내려다보았다. 좌희재는 이를 악물고는 두뇌 회전을 하더니 곧장 소요한에게 다 뒤집어씌우며 말했다.“준영 씨, 소 국장님. 이게 다 요한 씨가 저를 협박해서 그랬어요. 서준영 씨를 감방에 처넣지 않으면 아드님이 국장님께 얘기해서 나를 해고할 거라고 해서... 준영 씨, 소 국장님 제발 한번 봐주세요...”서준영은 눈썹을 꿈틀하더니 냉소적으로 되물었다.“좌 국장님, 그게 마지막 변명인가요?”좌희재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준영 씨, 변명이 아니라 사실이에요. 다 소요한 저 사람이 시킨 대로 한 거예요.”곁에서 듣고 있던 소강혁의 낯빛이 점점 어두워져 갔다.결정적인 순간에 책임을 남한테 돌리고 배신을 하니 소강혁으로서는 입장이 더욱 난처하게 되었다. 좌희재를 엄중 처벌하려 했는데 아들을 주동자로 몰아세우니 둘 다 내칠 수밖에 없게 되었다.바로 그때 서준영이 담담하게 담배 한 대를 피우며 화제를 돌렸다.“취조실에 그 사람들도? 소요한이 보낸 이들인가요?”“그럼요.”좌희재는 바로 딱 잡아떼며 모든 책임을 소요한한테 돌렸다. 옆에 뻗어있던 소요한이 정신이 들었는지 바로 소리쳤다.“개 소리 하지 마! 그 사람들 분명히 당신이 몰래 키운 세력이잖아.”좌희재는 울며 겨자 먹기로 말했다.“요한 씨, 이 와중에 더는 나한테 더러운 물을 끼얹지 말아요. 요한 씨가 나를 협박하지 않았으면 내가 양심을 버리고 그런 일을 했겠어요? 소 국장님, 명찰 부탁합니다.”말을 끝으로 좌희재는 무릎을 꿇었고 소요한을 물고 늘어지겠다
우르르하고 순식간에 경찰들이 달려와 무릎 꿇고 있는 좌희재와 여우 숨이 붙어있는 소요한을 데리고 갔다.좌희재는 마지막까지 계속 억울하다고 소리쳤다.“나 억울해. 나 진짜 억울해요...”그러던 중 손미화가 정문으로 걸어오더니 손에 USB 꺼내 들며 소강혁에게 건넸다.“소 국장님, 좌희재가 벌인 일들 증거를 수집해 놨어요.”소강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USB를 건네받고 수하에게 전달하면서 명령했다.“바로 조사해 봐.소강혁은 서준영에게 다가가 허리 숙여 인사하며 말했다.“준영 씨, 미안해요. 내 아들 대신해서 이렇게 사과할게.”서준영은 소강혁을 일으켜 세우며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소 국장님, 이러지 마세요. 들어가서 교육 좀 받는 것도 아드님을 위한 길일 수 있어요.소강혁도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 내가 부족한 탓이에요. 일하느라 바빠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이렇게 큰일을 칠 뻔했네요.”서준영은 미소를 띠고는 소강혁의 얼굴을 한 번 보더니 홀연히 눈빛이 변하면서 물었다. “소 국장님, 혹시 사모님 요즘 건강이 괜찮나요?”소강혁은 놀라면서 물었다.“괜찮은데 왜요?”서준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턱을 만지작만지작하면서 입을 열었다.“소 국장님, 요 며칠은 사모님의 건강을 좀 더 신경 써줘야겠어요. 방금 보니 국장님 금술궁이 약간 희끗희끗해보여서, 보통은 반쪽의 건강이 문제가 있을 때 보이거든요.”“네? 정말인가요?”애처가로 소문난 소강혁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조급해졌다.“괜찮아요. 혹여라도 무슨 문제가 있으면 그때 저를 찾아주세요.”서준영은 소강혁의 어깨를 톡톡 치면서 웃어 보였고 소강혁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요, 그리되면 준영 씨한테 부탁할게요.”서준영은 미소를 지어 보였고, 곧 하연우와 같이 임서 지국을 떠났다.소강혁은 임서구에 남아 직접 안건을 처리할 생각을 했다. 이번 기회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임서구에서 어둠의 그림자로 활동하는 나쁜 놈들을 깡그리 없애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임서 지
“응.”하연우는 기분이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했다.“할아버지 건강이 안 좋아져서 요즘 나보고 집에 가보라고 했었어. 삼촌이 이번에 찾아온 것도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나를 부르러 온 거야. 서준영, 미안해 나도 어쩔 수가 없어...”하연우의 말투와 표정에서 미안함이 잔뜩 묻어나 있었다. 그녀도 서준영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녀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사실, 이미 강운시를 떠나야 했지만, 그녀가 죽겠다고 협박까지 하며 며칠 더 남아있기로 했던 것. 그녀는 서준영과 한 번만이라도 생일을 같이 보내고 싶었고 둘만의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곁에서 서준영은 아무 말 없이 침묵을 지키더니 자기 주먹을 꽉 쥐면서 조급한 말투로 말했다.“연우야, 내가 같이 가서 할아버지 병을 봐 드릴까? 나도 용진에 데리고 가 줘.”하연우는 서준영의 초조함이 한껏 담긴 반짝이는 눈망울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준영, 미안해. 나도 당신을 용진에 데리고 가서 할아버지를 뵙고 건강진단을 받게 하고 싶지만, 하 씨 집안사람들이 그렇게 놔두지 않을 거야.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할아버지 신분이 그렇잖아. 영국의 소문난 명의가 아닌 이상, 가족들이 당신이 할아버지를 진료하는 일을 동의하지 않을 거야.”“령국에 이름을 날린 명의?”서준영은 얼굴색이 변했다. 연우의 말에 담긴 요구는 서준영에게는 커다란 도전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태도를 바꿔 보였다.“나 할 수 있어! 내가 반드시 할 수 있어. 나한테 시간을 조금만 줘. 나의 의술로 령국에 이름을 날려볼게. 그때 되면 내가 내 발로 용국으로 찾아가서 할아버지를 만나볼게. 그리고 우리 둘 사이 직접 허락받을게.”서준영의 박력에 하연우는 들으면서 심장이 쿵쿵거렸고 몸이 살짝 떨려왔다. 그 순간, 그녀는 그의 따스함을 느꼈고 벅차오르는 감정을 갖고 손으로 서준영의 뺨을 어루만지며 미소를 지었다.“쭌영이, 고마워. 당신을 믿고 기다릴게. 당신은 여기에 머물러만 있을 위인이 아니란 걸 난 알
안윤아의 담대하게 내뱉는 말에, 서준영은 그녀가 그런 말을 할 줄을 몰랐던지 곧바로 어리둥절했다.곁에서 차를 들이마시고 있던 도민준과 백주원도 너무 몰라 찻물을 내뿜었고 황급히 일어나 휴지를 찾아들며 탁자를 닦아내곤 허허 웃었다.“저기, 준영 씨, 우린 이만 자리를 피해드릴게요. 둘이서 얘기를 나눠요.”백주원은 눈치 없이 앉아있는 도민준을 일으켜 세워 등을 떠밀면서 별장을 나섰다. 안윤아는 의기양양한 자세로 뒷짐을 진채 고개를 기웃했고 서준영은 어이없는 듯 엄숙한 얼굴을 하고서 말했다. “뭐가 배우고 싶은데?”서준영이 가르치겠다는 듯 물어오자 안윤아는 바로 자세를 바꾸면서 흥이 나서 답했다.“은침술. 나 그게 배우고 싶어”서준영은 미간을 찡긋하다가 가까이 다가온 안윤아의 가슴골을 보게 되었고, 이내 옆으로 몸을 비켰다. 서준영의 이상한 반응에 안윤아는 버들잎 같은 눈썹을 움찔하면서 의아해했고, 혹시나 해 고개를 내려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보더니 물었다.“뭐야?”서준영은 모호하게 대답했다.“다이어트 좀 해.”“다이어트? 뭐야, 나 몸매 괜찮은데. 몸무게 40킬로대야.”안윤아는 입술을 삐죽하며 말했고 서준영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다시 답했다. “뚱뚱하다는 게 아니라, 내 말은 가슴이 너무 크면 쉽게 병이 온다는 소리야. 됐고, 그래서 은침술이 배우고 싶다고? ”안윤아는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이면서 서준영의 말을 소화하더니, 이내 주먹을 꽉 쥐면서 애교를 떨면서 투정 부렸다.“어우, 변태! 가슴이 크면 좋은 거 아냐? 보면 남자들은 다 그렇게 가슴 큰 여자들만 좋아하더구먼. 뭘.”서준영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반박했다.“모든 남자가 큰 가슴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고. 그것보다는 내실 있고 품위 있는 여자를 더 좋아하지.”안윤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쳇, 남자의 말은 믿으면 안 된다 그랬어. 내가 믿나 봐라. 다들 그러던데, 귀여움이든 뭐든 섹사함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고!”서준영은 말로는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용형진이 전화를 끊은 직후, 용진 공항에 일행 4명이 출몰했고 비장한 자태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형님, 저 비행기 처음 타봐요.”세모꼴 눈에 마른 원숭이처럼 생긴 한 남자가 흐느적거리며 말했다. 그의 미소 사이로 노란 치아가 드러났고 옆에서 그의 모습을 본 스튜어디스와 탑승객은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 남자 옆에 앉은 일행은 대두의 그나마 멀쩡한 모습이었다. 일행 중 우두머리 같았고 그는 곁의 일행을 째려보더니 진지하게 욕을 했다.“이미지 좀 챙겨라. 네가 이러면 보는 사람들이 우리까지 깔본다고.”일행 중 나머지 두 사내는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우두머리는 새로 맞춘 양복을 정리하면서 안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더니 일행한테 건네며 비장하게 말했다.“이 얼굴 기억해. 이번 임무의 타깃이야.”누렁니는 사진을 찬찬히 쳐다보더니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머릿속에 저장했어요. 꽤 생겼네요. 죽이기에는 아까운 비주얼이긴 한데.”서준영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사진 속 인물이 본인임을 바로 인지했을 것이다. 우두머리는 즉시 누렁니의 입을 틀어막고 욕설을 퍼부었다.“이 새끼야. 목소리 낮춰서 조용히 말해! ”나머지 두 일행에게도 사진이 전달되었다. 그쯤, 비행기도 이륙하였다.... 별장 안. 그 시각 서준영은 파경단을 정제하는 중요한 시각에 있었다. 단전 안의 기운은 서준영이 이끄는 대로 끊임없이 불타올랐고 앞이 약재를 제련했다. 꼬박 두 시간을 들여서 파경단 제련한 뒤에 서준영은 한숨을 돌렸다. 그는 이마에 맺힘 땀을 닦으며 공중에 떠 있는 다섯 개의 단을 쳐다보았다. 그가 손을 들어 올리자 연한 골드 색의 파경단 다섯 개가 그의 손에 놓였고 비교해보니 지난번 파경단과 비슷한 크기였다.서준영이 의도적으로 작게 만든 것이다. 완전한 파경단이라면 하나로도 충분히 종사의 경지에 있는 강자를 바로 오너의 경지로 진입하게 만들 수도 있으므로, 신중했다.파경단 하나로도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고, 문제가 터지면 서준
“실력이 어느 정도 되니까 야마모토를 이길 수 있었겠지.”우비를 입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자가 차갑게 말하자, 하얀 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이제 어떻게 할 거야?”“야마모토를 구해야지!”여자는 말하면서 천천히 빗물과 어울리더니 옥상에서 사라졌고, 이어서 흰 눈을 가진 남자도 똑같은 방법으로 사라졌다....서준영은 택시를 타고 준성 그룹 앞에 도착했다.그는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최수영에게 전화했다.“어머, 서 신의님 무슨 일이야? 설마 내가 보고 싶은 거야?”최수영의 농담을 하며 웃었다.서준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농담할 기분 아니야. 조금 전에 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나를 습격했어. 혹시 들은 거 없어?”“섬나라 낭인 인자들이 습격했다고? 언제?”최수영은 곧바로 긴장하며 심각한 어조로 물었다.“10분 전 일인데 길게 공격하지 않고 곧바로 철수했어.”서준영이 상황을 설명했다.“내 생각에 오늘은 나의 실력을 시험해 보려는 것 같고 그들의 주요 목적은 아마도 당신들 손에 있는 야마모토 규로 같아.”“알았어. 주의하라고 전달할게.”최수영이 대답했다.야마모토 규로는 아직 호송 전이었기에 지금 강운시 감옥에 갇혀 있었다.그런데 상대방이 속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벌써 강운시에 잠입해서 야마모토 규로를 감옥에서 구출하려고 하니 말이다.서준영은 전화를 끊고 전혀 끊으려고 하지 않는 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무슨 큰 일이 발생할 것 같았다.서준영이 심호흡하고 있을 때 뒤에서 임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오셨어요.”서준영은 돌아서서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소원 누나는 오셨어?”“아직 오시지 않았어요.”임현우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자, 서준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안 왔다고?”서준영은 곧바로 이소원에게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지? 설마 무슨 일이 있나?’“안 되겠어. 한번 가봐야겠어. 금방
서준영은 성용 리조트에서 나와 곧바로 준성 그룹으로 향했다.가는 길에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지고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마치 검은 구름이 내리누르는 것 같았다.이어서 마른번개가 쳤는데 사람의 마음에 살짝 두려움을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난 듯 강운시에 폭풍우가 쏟아졌다.서준영은 차 안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며 와이퍼가 움직이며 나오는 소리를 들었다.주변 시야는 불과 십여 미터에 불과했는데 비가 그치지 않고 더 세지자, 차량도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녹색 신호등이 켜지자, 서준영이 사거리를 지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 한 대가 곧장 서준영의 작은 차로 달려들었다.마치 폭풍우를 휩쓸고 달려드는 짐승처럼 브레이크를 밟을 생각도 하지 않고 돌진했다.서준영은 순식간에 발로 운전석의 문을 격렬하게 걷어차고 뛰어내려 기린 걸음으로 수십 미터 밖으로 도망쳤고 자기가 운전했던 작은 차가 대형 트럭에 의해 10~30미터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차는 허공에서 수십 바퀴 돌다가 쿵쿵하며 바닥에 떨어지더니 또 수십 미터 미끄러져 나갔는데 순식간에 차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다.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생존의 기회가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서준영은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았다.그러더니 순식간에 사면팔방에서 수십 명의 살의가 치솟은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죽여버려!”서준영은 폭우 속에서 미간을 찌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갑자기 나타난 십여 명을 훑어보았는데 그들은 모두 검은색 슈트를 입고 얼굴을 가렸으며 손에는 카타나를 들고 있었다.비록 얼굴을 가렸지만, 모두에게서 불타오르는 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사면팔방에서 서준영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카타나? 설마 섬나라의 낭인들인가?’서준영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자기를 죽이려고 돌진하는 자들의 정체를 대충 짐작했다.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온몸으로 무시무시한 살의를 폭발시켜 세 명이 카타나를 들고 덮치는 순간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주변
“계속 싸울 거예요?”서준영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웃으며 물었다.용춘화는 미간을 찌푸리고 같이 웃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젊은 나이 그 정도의 실력일 줄은 생각도 못 했네. 오늘은 내가 경솔했어. 지금 떠날 거니까 용서하게.”용춘화는 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왜냐하면 자기가 서준영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조금 전 상대방의 공격을 생각해 보면 분명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서준영이 만약 전력을 다했다면 그의 손은 이미 망가졌을 것이다.서준영은 전창파와 큰 원한이 없었기에 양춘화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노인을 괴롭히는 것은 보기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반면에 진강오는 용춘화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뭐지? 왜 저러는 거지?’진강오가 즉시 소리쳤다.“용 어르신,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저 자식을 죽이려고 제가 어르신을 모신 건데 지금 저 자식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어떡해요? 빨리 저 자식을 죽이세요. 이건 명령이에요.”그의 말에 용춘화는 눈을 내리깔고 진강오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에 진강오는 겁에 질려 떨었다.“진강오 씨, 당신은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일 뿐이에요. 당신 부친이라면 모를까 당신은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용춘화가 분노했다. 천도시 무도계를 섭렵하고 대가로서 당연히 자기만의 자부심이 있었다. 특히 현문의 사람으로서 속세의 가문에 원래 불만이 많아 그들의 지시를 잘 따르려고 하지 않는다.오늘도 불영꽃이 아니었다면 용춘화는 절대 아무 데도 쓸모없는 부잣집 도련님을 보호하려고 강운시 이 먼 곳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용춘화는 돌아서서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진강오는 어안이 벙벙해하며 외쳤다.“악! 젠장! 전창파 용춘화, 당신을 딱 기억했어. 내가 용진에 돌아가면 아버지에게 전창파를 부숴버리라고 할 거야.”진강오의 포효를 듣고 서준영이 담담하게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진강오 씨, 이제 우리 사이의 계약을 이행해야지?”
서준영의 오만한 말을 듣고 있던 용춘화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천박한 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야? 내가 현문에서 날아다닐 때 너는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의 전창파는 현문 중에서도 2위야! 너 같은 놈은 한 손으로도 끝낼 수 있어. 너 오늘 제대로 쓴맛 한번 봐야겠구나. 어떤 사람은 네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게.”말을 마친 용춘화는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대가 최고 강자의 기운을 폭발하며 화가 난 주먹으로 태연하게 앉아 있는 서준영을 공격했다.용춘화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움직임은 용과 호랑이의 기세가 있었고 강력한 기운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순간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었다.용춘화가 서준영을 향해 공격하는 것을 본 진강오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하하하! 서준영, 넌 이제 죽었어. 무슨 생각으로 용 어르신의 심기를 건드린 거야?”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용춘화의 주먹을 관찰했는데 주먹의 중심에 하얀빛이 보이자, 역시 대가 최고 강자답게 탱크 몇 대를 파괴할 만한 힘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용춘화는 자기 주먹에 자신만만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의 주먹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하지만 그와 진강오를 놀라게 한 것은 서준영이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손을 들어서 주먹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주먹으로 주먹을?’“오만한 놈! 주제도 모르고 덤벼? 네놈이 아무리 대가의 실력이라고 해도 나는 이길 수 없어.”용춘화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찬란한 하얀 빛이 터져 나왔다.충격 후, 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지만, 용춘화는 일고여덟 걸음 휘청거리다가 겨우 중심을 잡았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용춘화는 중심을 잡은 다음 다시 공격하지 않고 흐릿한 두 눈으로 소파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는 서준영을 바라보았는데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서준영이 자기의 주먹을 손쉽게 막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용춘화가 누구였던가? 나
서준영의 말을 듣고 진강오가 눈을 내리깔며 비웃었다.“서준영, 너 정말 겁대가리 없구나. 설마 천진난만하게 내가 우리 진씨 가문의 5분의 1 약초 시장을 너에게 준다고 우리 진씨 가문에서 너를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할 것 같아?”서준영은 여전히 태연하게 진강오 앞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 내가 오늘 온 것은 빚을 받기 위해서고 여기 계약서에 있는 대로 당신은 집행하기만 하면 돼. 그리고 담당자들끼리 인수인계를 진행하게 하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진강오는 서준영의 말을 듣고 안색이 끔찍하게 어두워지더니 다짜고짜 테이블에 있던 컵을 바닥에 부수고는 서준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서준영! 너 죽고 싶구나! 내가 가만히 있으니 정말로 네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용어르신, 저놈 죽여요!”그의 말이 떨어지자, 백발이고 체구가 작으며 허리가 구부정한 노인이 옆 방에서 나왔다.서준영은 눈을 찌푸리고 걸어 나오는 노인을 주시해 봤다.진강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준영, 내가 이런 준비를 할 거라고 생각 못 했지? 내가 밖에 있는 쓰레기들 말고 정말로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오늘 계약서 원본을 두고 여기에서 살아서 나갈지 아니면 맞아서 폐인이 되어 나갈지는 네가 결정해. 다만 너도 무술 유단자이니 무릎을 꿇고 빌어서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면 멀쩡하게 놔두는 건 물론이고 내 밑에서 일하게 해줄 수도 있어.”진강오는 말하면서 더욱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서준영, 잘 생각해 봐. 나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내 밑에서 나를 위해서 일하면 너도 언젠가는 크게 될 수 있어. 그러니 여기 작은 강운시에서 놀지 말고 나를 따라 용진으로 가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거야.”진강오는 자기의 설득이 먹힐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에서 완승을 거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그 뒤에 있던 노인은 손을 뒤로한 채 칼을 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서준영을 보고 있었는데 흐릿한 노인의 눈동
진강오의 부하는 겁에 질려 서준영이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 몇 걸음 뒤로 후퇴하면서 거실까지 다시 들어갔다.“도... 도련님... 서... 서준영이에요.”부하가 충격에 외쳤다.소파에 앉아서 거울로 멋진 얼굴이 엉망이 된 것을 한탄하던 진강오가 짜증을 내며 외쳤다.“왜 또 그래? 서준영이 죽었어? 죽지 않았으면 귀찮게 하지 말고 나가!”그때 서준영은 소파에 앉아 있는 진강오를 보며 웃었다.“진강오 씨, 당신 덕분에 아직 죽지 않고 오늘 빚 받으러 왔어. 그런데 오늘 환영식은 너무 프로답지 않았어.”진강오는 그 목소리를 듣더니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겁에 질려 온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 거실에 나타난 서준영을 보며 외쳤다.“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 밖에 십여 명의 경호원들이 있지 않았어?”그는 서준영이 찾아오는 걸 막으려고 특별히 십여 명의 솜씨가 좋은 경호원을 고용했었다.서준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십여 명의 쓰레기들일 뿐이야. 진강오 씨, 이제 보내 당신 아이큐가 얼마야? 너무 낮은 것 같아. 내가 진작에 예전의 그 서준영이 아니라고 말했잖아. 까먹었으면 다시 상기시켜 줄게. 나는 현재 준성 그룹의 실소유주이고 강운시의 서 대가이며 실력은 대가 경지야. 그런 나를 저기 쓰레기들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그의 말을 듣고 있던 진강오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그래, 서준영이 달라졌다! 그런데 2달도 안 되는 사이에 어떻게 지금의 대가가 된 거지? 이제 스물세 넷밖에 안 되는데? 지금 이 정도면 용진에서도 유명해질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있던 진강오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 신분을 생각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빚을 받으려고.”서준영은 담담하게 말하며 눈앞에 있는 부하를 걷어차 버리고 아예 진강오 앞에 앉아서 말했다.“어젯밤에 한 계약 이제 지켜야지. 강운시의 약초 시장을 전부 내놔. 그리고 용진 진씨 가문이 용진에서의 약초 시장 5분의
서준영이 운전해서 성용 리조트에 도착했다.진강오가 서준영이 찾아올 것은 짐작했는지 리조트 앞에는 경호원들이 더 많아졌고 또 총기까지 휴대하고 있었다.서준영은 차에서 내리자, 경호원이 물었다“누구예요? 뭐 하러 왔어요?”물어볼 때 경호원의 손은 줄곧 총기를 잡고 있었고 그 외의 몇 명은 서준영이 타고 온 차도 검사했다.서준영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며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서준영이라고 하는데 진강오에게서 받을 빚이 있어서 왔어요.”“받을 빚이요?”몇 명의 경호원들은 이해가 안 된 듯 미간을 찌푸렸다.“돌아가요. 여기가 어디인지 알고 빚 받으러 왔다는 거예요?”한 명의 경호원은 서준영이 농담하는 줄 알고 곧바로 밀어냈다.하지만 그가 아무리 밀어도 서준영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경호원이 화를 냈다.“이봐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요. 여기는 성용 리조트이고 안에는 용진 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셔요. 그러니 불편한 일을 겪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요.”그 경호원은 냉정하게 호통치며 또다시 서준영을 밀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서준영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은 오히려 서준영 몸의 힘에 튕겨 나가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오른쪽 손이 아예 부서졌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몇 명의 경호원들은 모두 허리에서 총기를 꺼내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준영을 향해 외쳤다.“이봐, 당장 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엎드려! 안 그러면 쏠 거야!”서준영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저 사람은 저절로 넘어진 거야.”“웃기지 마. 우리가 눈이 먼 줄 알아! 방금 분명…”경호원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말하다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멈췄는데 확실히 서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방금 경호원이 서준영을 밀다가 스스로 튕겨 나간 것이다.“왜? 할 말이 없어? 그럼 비켜. 진강오를 찾아야 하니까.”서준영이 냉정하게 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그러자 몇
서준영은 안윤아의 손을 밀쳐내며 어이가 없다는 듯 힐끗 보았다.안윤아는 그 순간 깜짝 놀라며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고 소리 지르며 도망쳤다.“나쁜 놈! 준영 씨는 변태야!”‘내가 변태라고?’서준영은 너무 황당했다.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사람은 분명 안윤아인데 왜 자기한테 뭐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었다.여자들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기술은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서진도 얼굴이 붉어지며 난감한 표정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치켜세우고 말했다.“서 신의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낮에 그런 행운이 있으시다니.”서준영은 나서진을 힐끔 보고 말했다.“빨리 가요.”“알았어요.”나서진은 즉시 고개를 돌려 도망치다시피 나가더니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서 신의님, 묘강에는 언제 가실 거예요?”서준영이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조금 있다고 처리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고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일을 모두 처리해야 안심하고 묘강에 갈 수 있어요.”“네, 알겠어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나서진이 웃으며 말하고 떠났다.서준영은 나서진을 배웅하고 묘강으로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했다.첫 번째, 제일 중요한 건데 진강오를 찾아서 계약서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다.두 번째, 준성 그룹에 가서 회사 일에 대하여 지시하고 이소원이 오늘 회사에 나오는 날이니 만나보고 싶었다.세 번째, 도지혁의 일은 묘강에 다녀와서 처리해도 될 것 같았다.최수영의 말대로면 도지혁은 3일 후에 도착할 건데 그때 서준영은 묘강에 있을 것이다. 때문에 돌아와서 도지혁을 제대로 만나볼 예정이었다.지금은 우선 안씨 가문과 최수영, 그리고 장이준과 나서진에게 도지혁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시하게 할 생각이었다.네 번째, 어젯밤에 장이준에게 약속했던 대로 부적을 만들어서 드래곤 팀에 전달해서 귀혈옥 제련과 관련되는 사람들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이거야말로 제일 다급한 일일 것이
순간 서준영은 마음속으로 용진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쳤다.오너 이하로 무적이 된 그는 용진에 오너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연우 씨, 조금만 기다려! 내가 묘강에 가서 황금누에독충을 해결하면 바로 용진으로 갈게.’지금의 서준영은 자신감이 폭발했다.그는 강운시 약초 시장을 통합했고 준성 그룹의 상업적 가치도 수조에 달하기 때문에 충분히 용진에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지금 자신의 오너 이하로 상대가 없는 실력이라면 용진에서 무시를 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서준영은 심호흡하여 흥분을 가라앉히고 침실로 돌아갔는데 이번에 소울랜드의 지도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아마도 9단계를 돌파하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며 심호흡하고는 침대에서 곧바로 깊은 잠에 빠졌다.며칠 내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잠을 잘 기회도 없었다.결국 정오까지 자면서 깰 기미가 없던 서준영을 안윤아가 뛰어와서 깨웠다.“준영 씨, 해가 중천에 떴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빨리 일어나.”안윤아는 새하얀 만화 문의가 있는 티셔츠를 입었는데 가슴이 불룩했고 핫팬츠를 입어서 순백의 두 다리를 드러내고 새하얀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정교한 메이크업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채 방으로 뛰어 들어가며 외쳤다.그녀는 지금 엄청 귀엽고 활동적이고 순수하며 해맑았다.서준영이 계속 자는 모습을 보고 안윤아는 곧바로 침대에 뛰어올라 가슴으로 서준영의 몸을 세게 누르고 청색 옥반지로 서준영의 콧등을 만지며 외쳤다.“준영 씨, 일어나.”안윤아로 인해 서준영은 피를 토할 뻔했다.“무슨 일로 왔어?”잠에서 깬 서준영은 안윤아가 자기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밀어내면서 안윤아가 정말 대담하고 개방적이라고 생각했다.남자가 있는 방에 개의치 않고 뛰어 들어온 것도 모자라 올라타고 내리눌렀으니 말이다.다행히 서준영이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옷을 입고 잠이 들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알몸으로 자다가 봉변을 당할 뻔했다.“일어나. 여자애가 이게 무슨 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