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돌이 부서지며 부스러기가 튀었다. 그 부스러기들이 호수로 대거 떨어지며 첨벙첨벙 소리를 냈고 물보리가 일었다.하지만 흑사는 헛수고했다.이내 흑사는 다시 거대한 머리를 들더니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양희준이 데려온 여자를 노렸다. 그녀는 이미 두려움에 아무것도 못 한 채 멍해 있었고 그렇게 바로 흑사의 먹잇감이 되었다.“악!”여자가 비참한 비명을 내질렀지만 이내 흑사에 의해 몸이 두 동강 났고 그 바람에 대량의 핏물이 흘러나왔다. 흑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여자를 뱃속에 꿀꺽 삼켜버렸다.“아아악!”강아영은 이 광경에 놀라 소리를 질렀다.사람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강주호는 얼른 현준엽에게 말했다.“준엽아, 어서 아가씨를 데리고 여기서 나가! 어서!”강주호는 이 흑사의 실력을 뼈에 새길만큼 잘 기억하고 있었다.몇 년 전에도 혼자 힘으로는 저항할 수 없었던 흑사를 지금은 더 이길리 만무했다.오늘은 양희준이든 강주호든 아니면 서준영이든 실력이 충분치 않으면 흑사의 간식거리로 될 수도 있다.“빨리 저 흑사 때려죽이지 못해?”양희준이 호수를 사이에 둔 채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는 보디가드에게 소리를 질렀다.오는 내내 뒤를 따르던 네 명의 보디가드는 이미 두려움에 얼굴이 창백해졌다. 양희준의 부름에 그제야 반응하고는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거대한 흑사를 향해 사격했다.펑! 펑! 펑! 펑!네발의 총성이 울렸다.거대한 흑사의 몸통에 발사된 총알은 스파크처럼 터지긴 했지만 흑사의 비늘조차 뚫지 못했다.“이, 이럴 수가...”“칼이든 총이든 다 소용없잖아!”네 명의 보디가드가 순간 넋을 잃었다.권총으로 거대한 흑사에게 중상을 입힐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흑사에겐 통하지 않았다.게다가 보디가드가 총을 쏴서 그런지 흑사는 화가 나 보였다. 적색의 삼각 눈으로 네 보디가드를 노려보더니 거대한 몸통을 비틀며 입을 쩍 벌린 채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쾅!”거대한 뱀의 머리가 그대로 바닥에 내리 꼰지며 흙먼지가 피어올랐다.아래 서 있던 보
호기로움과 패기가 하늘을 찔렀다.강주호도 서준영의 똘기에 놀랐다.이와 동시에 남은 3명의 보디가드는 쉬지 않고 계속 흑사에게 총을 쐈다.그중 체격이 웅장한 보디가드는 이미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화를 내며 몸에 지니고 다니던 검은색 긴 가방에서 소총을 꺼내 탄약을 장전하고는 “젠장”을 외치며 자기를 향해 돌진하는 흑사에게 총을 겨눴다.팡! 팡! 팡! 팡!순간 총소리가 여러 곳에서 들렸다.총알은 쏟아지는 비처럼 흑사의 머리와 몸통으로 향했고 눈부신 스파크를 튀겼다.하지만 흑사는 전혀 다치지 않았다.그 총알은 흑사로 놓고 보면 침으로 혈 자리를 찌르듯 아무런 상처와 고통을 주지 못했다.하지만 이내 흑사는 거대한 입을 쩍 벌리고 촘촘하게 쏟아지는 총알을 향해 돌진하더니 바닥에서 총을 난사하는 보디가드를 두 동강으로 잘랐다.핏물이 허공에서 흩뿌려졌고 그 모습이 너무 잔혹했다.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넋을 놓고 거대한 흑사를 쳐다봤다.너무 무서웠다.이때 흑사는 한 쌍의 적색 삼각 눈을 뜬 채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양희준을 노렸다.양희준이 엄청 놀라더니 소리를 질렀다.“젠장! 내가 너 이 짐승 새끼 무조건 죽인다!”양희준은 자기가 무당파 후계자기도 했고 완벽한 내공 대성의 실력에 주변의 두터운 음령의 기운을 받았으니 이 흑사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되면 음제연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흑사를 베어버렸다는 소문이 성남시 그리고 주변의 다른 도시까지 퍼지게 될 것이다.그때가 되면 양희준은 모두가 주목하는 흑사를 베어버린 영웅이 된다.이런 생각에 양희준은 땅을 지지점으로 삼아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두 팔을 벌려 큰 소리로 외쳤다.“마용등해(鬼龙腾海)!”순간 양희준 주변에 7, 8겹의 까만 마용(鬼龙)과도 같은 안개를 일으켰고 그 마용들은 그를 감싸고 계속 맴돌았다.양희준이 손을 들자 7, 8겹의 마용이 큰 입을 벌리고 괴성을 지르며 흑사에게로 돌진했다.순간 귀신의 동굴 상공이 전체적으로 어
“이럴 수가? 그걸 풀었어?”양희준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마음도 나락으로 떨어졌다.음제연은 가질 수 없다는 것도, 얼른 도망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양희준이 몸을 돌려 도망가려는 순간 흑사는 동굴 안에 있던 꼬리를 아예 동굴에서 빼서 양희준을 향해 돌진했다.양희준이 젖 먹던 힘까지 다해 피했지만 그래도 흑사의 꼬리에 부딪혔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양희준은 바다에 떠 있는 쪽배처럼 수백 미터를 튕겨 나갔고 꽝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부딪혔다. 그러더니 10번 정도 다시 튀어 올랐고 몇십 미터 남짓하게 더 굴러가며 열댓 개의 하늘을 찌를 듯한 고목을 쓰러트리고 나서야 멈췄다.순식간에 양희준의 몸에 있는 뼈와 근육이 전부 부서졌고 내장도 파열되었다. 온몸이 피투성이였고 딱 봐도 살 가망이 없어 보였다.옆에서 지켜보던 강주호와 다른 사람들은 무거운 심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양희준처럼 완벽한 내공 대성에 주변의 두터운 음령의 기운까지 더해졌는데도 흑사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럼 강주호와 다른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한편 흑사는 거대한 몸통을 뒤흔들며 빨간 혀를 날름거렸다. 핏빛 삼각 눈은 바로 강주호 뒤에 서 있는 강아영으로 향했다.순간 흑사는 뭔가 매우 진귀한 사물을 발견한 듯 머리 뒤에 있는 두 아가미 같은 물건으로 연신 까만 안개를 뿜어냈다. 매우 흥분되어 있었다.“이런 짐승 새끼가, 어딜 감히!”강주호는 순간 흑사의 생각을 읽어냈다.이 흑사는 이미 영기를 깨우친 게 틀림없었다.강아영은 태어날 때부터 음령을 지닌 몸이었다. 흑사처럼 음습한 기운으로 수련하는 생물에게 강아영은 천연 보약이었다.흑사가 강아영을 노린 것을 보고 강주호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큰소리로 호통쳤다.“준엽아! 어서 아가씨 데리고 나가! 흑사는 이 늙은이가 처리할 테니.”말이 끝나기 바쁘게 강주호는 앞으로 몇 걸음 빠르게 걸어 나갔다. 온몸에 기운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방대한 진기를 모은 것처럼 몸 전체가 단단해지기 시작했다.“젠장, 감히 우리 손녀딸
“서 선생, 그만두게!”강주호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오라버니, 미쳤어요?”강아영도 겁을 먹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이렇게 갔다가 개죽음당할 수도 있어요! 빨리 돌아와요!”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준영의 뒤를 지키던 도민준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서 말했다.“서 대표, 위험해요! 빨리 돌아와요!”양희준도 흑사와는 상대가 안 돼 지금 생사를 알 수 없었고 강주호도 죽을 각오로 덤비며 흑사를 봉인하려고 시도 중인데 서준영이 아무 근거도 없이 단번에 흑사를 베어버릴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것이다.장난도 이런 장난이 없었다.이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CG 장면이 아니라 정녕 200여 년을 수련한 흑사였고 영기를 깨우친 요괴였다.수백 명으로 이루어진 정예 부대가 와도 흑사를 상대할 수 있을지가 의문인데 서준영은 이제 고작 스무 살이 넘은 젊은이였다.서준영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저는 음제연, 무조건 가져야겠습니다. 만약 이 흑사가 내 앞길을 막는다면 죽여버리는 수밖에요.”서준영은 이렇게 말하더니 흑사와 피어오르는 검은 안개 쪽으로 걸어갔다. 사람들에게 웅장하고 신비로운 뒷모습만을 남기고 떠났다.이를 지켜보던 강주호, 강아영과 현준엽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언뜻 서준영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신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순간 서준영 몸에서 하늘과 땅을 울릴만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죽은 듯이 고요하기만 하던 호수에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했다.몸을 배배 꼬고 허공에 솟아있던 흑사도 적색 삼각 눈을 뜨고 서준영을 경계했다.눈앞에 보이는 이 하찮은 인간 몸에서 전례 없는 위기와 압력을 느꼈기 때문이다.서준영을 지켜보던 강주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세, 세미 대가?”강주호는 깜짝 놀라 두 눈을 부릅뜬 채 서준영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서준영의 몸에서 나온 기운은 세미 대가의 기운이 틀림없었다.무서웠다.강주호는 아직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보기에는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젊은 사내가 세미 대가라니, 그러니 옆을 지키는 호위무
정면으로 거대한 뱀을 마주하고 정면 돌파하는 서준영의 모습이 강주호 등의 눈에 비쳤다. 서준영 손에 들린 금색의 기검은 기운찬 금빛을 내뿜었고 눈이 부시게 빛이 났다. 마치도 황금빛 태양같이 모든 사람의 뇌리에 박혀서 지울 수 없는 기억을 남길 정도였다. 서준영은 이내 두 눈을 감고 차가운 연못 위에 섰다. 그 시각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그때 죽림에서 백포 검신과 안호철이 맞붙은 결투의 장면이었다.봉준호가 그날 펼쳐 보인 것은 그의 강운에서 이십 년 된 독고구검 첫 타자 개천이었다.이내 서준영은 두 눈을 번쩍 떴고 수중의 석 자 길이 금빛의 기검을 곧장 휘두르니 한층 강력해진 검의 기운이 뿜어졌고 황금빛 무지개처럼 호수에 1미터 높이의 큰 물보라가 일었다.서준영은 금빛의 기검을 가슴 앞에 들었고, 금빛의 기검은, 마치 서준영을 둘로 나눈 것 같았다. 서준영의 도도하기 그지없고 또 별처럼 그윽한 차가운 눈동자를 볼 수 있었다.윙하는 소리와 함께 서준영의 가슴 앞의 금빛기검에서 수 미터 길이의 검의 기운을 뱉어내며 하늘과 땅을 잇는 검망을 뿜어냈다.검망이 온 세상을 뒤덮으니 금빛 찬란했다!“이건...”강주호의 표정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 듯했고 눈앞의 광경에 너무 충격을 받은 듯했다. 이 예사롭지 않은 무술은 평범한 무인이 보여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통의 세미 대가가 펼칠 수 있는 실력이 아니었다.‘이건 선인 법술이야, 무조건 선인 법술이야!’강주호 등 현장의 사람들이 충격에 휩싸여있을 때, 서준영은 검은 곱슬머리에 기바람에 옷깃이 휘날리며 금색의 검망으로 둘러싸였고 금빛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서준영은 차가운 호수 위에서 오른손으로 금빛의 기검을 가슴 앞에 들고 있었고 검에서는 수 미터의 천지를 잇는 금빛 검망이 보였다. 왼손은 두 손가락을 모아 검에 붙이더니 위로 그어 올리자 그 끝없는 금빛 검망이 순식간에 폭등하였다.검망의 중간에 감싸인 서준영은 온몸이 금빛으로 물들었고 신성하기 그지없었고,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씁!”
피바다에 쓰러진 양희준은 지금 입에서 피를 쏟아내고 있고 온몸의 근육이 째지고 뼈가 부러지고 내장이 망가졌다. 금빛의 기검을 손에 들고 천지를 개천하며 흑사를 베는 서준영을 보고, 그의 마음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이 전율이 넘치고 더없이 흥분했다.그의 마음은 놀라움, 질겁, 두려움, 의심의 감정을 거쳐서 마지막에는 달갑지 않음, 질투, 분노로 변해갔다. ‘서 씨 저자가 이 정도 실력일 줄이야... 저 나이에 세미 대가의 실력이라니 너무 대단한데. 현가의 일류 문파 후계자들과 견주어도 뛰어난 실력이고, 용진 명문가에서 무예를 닦는 도련님들과 비겨도 될 실력이야. 지금까지 왜 실력을 드러내지 않았지? 괘씸한 것! 풉.’너무 흥분했던 터라 양희준은 입에서 피를 내뿜었고 고개를 한 측으로 기울더니 피바다에 쓰러져 생기를 잃어갔다.무당파 후계자, 2022년 6월 흑사를 베고 귀신의 동굴에서 운명했다.강주호는 강아영과 현준엽을 데리고 작은 뜀걸음으로 서준영의 뒤로 얼른 달려갔다. “서 진인, 도와줘서 고마워요. 오늘 당신이 나서주지 않았으면 우리 다 지금쯤 흑사의 먹이가 되었을 거예요.”강주호가 손 인사를 건네며 공손히 사의를 표했다. 지금 강주호의 눈에 서준영은 의심할 여지 없이 참된 도를 체득한 무예를 수행하는 진인이었다. 경의를 표할 만한 실력이었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추앙의 심정이었다.나이와 실력을 놓고 보면 이 정도 통천하는 신선 술을 지닌 사람은 거의 없었다. 과거를 돌려보면 저세상의 진인이고, 국사 급이었다.강아영은 얼굴에 설렘 가득한 소녀 소녀한 미소를 지으며 금사빠 모드로 서준영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오라버니, 아까 짱 멋있었어요. 아까 뭐라고 한 거예요? 개천? 와 정말 개 쩔어요. 오라버니 대체 뭐예요? 진짜 현가 6대 문파의 제자가 아니에요? 믿기지 않아요. 난 오라버니가 우리처럼 무도를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에 할아버지가 나한테 얘기해줬던 그 신비롭고 강력한 수행성인 같아요.”서준영은 미간에 살짝 주름 잡혔다. 강아
서준영의 눈빛이 서늘해지고 깊어지면서 날카로워졌다.“단약 재난이요? 누구든 단약을 건드리면 반드시 죽여버릴 거예요.”한마디로 주위 분위기가 싸해졌다. 강주호는 몸을 살짝 떨더니 서둘러 말했다.“서 진인만 괜찮다면 저도 함께 가고 싶어요. 서 진인이 연단 하는 걸 옆에서 지켜주고 싶네요.”강주호는 이미 서준영과 잘 지내보기로 결심한 듯했고 서준영은 그런 강주호를 한번 보고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어르신, 잘 부탁드려요.”서준영은 몸을 돌려 뒤쪽 바닥에 널려 있는 거대한 흑사의 시체를 보더니 가까이 다가가서 흑사의 척수골을 잡더니 뽑아냈다. 1미터 남짓한 척수골은 수정같이 맑았고 음령의 기운까지 가득 차 있었다. 이백여 년을 수행한 흑사 전체가 서준영에게는 보기 드문 보물이었다. 척수골은 약으로도 쓸 수 있고 법기로 만들어 쓸 수 있었다. 서준영 그걸 엄청난 법기로 만들어 심볼을 새겨 음살의 기운을 막아내는 데 쓰려고 생각했다. 흑사가 본체 음의 기운을 띄고 있어 그 척수골은 음살 기운의 천적이다.그리고 서준영은 흑사의 붉은빛 반짝이는 역린을 뽑아냈다. 손끝이 뜨겁고 온몸이 붉고 윤기가 흘러넘쳤다.흑사는 용을 낳아야만 역린이 생기는 터라 보아하니 죽은 흑사는 용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 있었다. 그 역린은 딴딴하기 그지없어 방호용 법기로 만들어 쓸 수 있었다.서준영은 전신의 영기를 주입하고 기를 모아 검을 만들어 냈고 역린을 힘껏 베었지만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좋은 물건이네!”서준영은 크게 기뻐했다.에도 이 같은 기록이 있었기에, 서준영은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확인해 본 건데 예상치 않게 진짜 보물을 얻게 되었다.강주호는 옆으로 다가와서 웃어 보이며 축하해줬다.“서 진인 축하해요. 흑사의 역린을 가졌네요. 역린이면 제왕의 경지인 강자를 막아낼 정도는 되겠어요.”서준영은 영감이 아는 것도 많고 물건도 볼 줄 아는 점이 마냥 의아해서 강주호를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흑사의 머리를 한 손으로 깨뜨렸고
밀리터리 룩의 남녀 네다섯 명이 선글라스를 낀 채 차가운 호수 언저리에 나타났다. 눈으로 거대한 흑사의 시체를 확인한 순간, 큰 키의 인솔자는 선글라스를 벗었고 남다른 두 눈과 얼굴에 입가부터 눈꼬리까지 이어진 무서운 칼자국을 보였다. 그 뒤로 빨간 포니테일을 한 늘씬한 여자가 이어서 선글라스를 벗어보더니 경악을 금치 못하는 얼굴로 말했다.“와, 이 흑사를 상대로 어르신이 이겼다고? 설마 어르신이 종사의 경지로 오르신 건가?”인솔자는 눈살을 약간 찌푸리며 흑사의 시체를 점검해 보았고 사방의 시체를 더 확인해 보았다.‘현장에 아직 탄피도 많이 남은 걸로 봐서 여기 분명 격렬한 격투가 벌어졌었어. 그렇지만, 여기 흑사가 죽은 건 분명 뭔가 이상해, 누군가에 의해 두 동강이 났다는 건 실력이 무시무시하다는 건데. 강주호가 과연 이런 실력이 있을까?’조금 전에 그림자 팀에 연락할 때 서준영의 의사로 강주호는 누가 흑사를 죽였는지 밝히지 않고 결과만 얘기했다. 그러니 그림자 팀이 봤을 때 당연히 강주호가 벌인 일이라고 생각했고 흑사도 강주호의 손에 죽었다고 생각할 수밖에.“대장님 여기 시체가 있는데 참담합니다. 아마 어르신이 말한 무당파 후계자 양희준인 것 같습니다. 어찌 처리하죠?”머리를 짧게 친 잘생긴 남자가 두 손을 허리에 집고 짜증스러운 표정을 하고 물었다. 인솔자는 걸어가서 한 번 보고 심호흡하며 말했다.“무당파 후계자이니... 데려가지.”말을 마치고 현장 수습을 하던 이들도 다 떠났다....강운시 독채 별장.서준영과 도민준은 급히 별장으로 들어섰고 백주원, 손미화가 급히 마중 나와 물었다.“준영 씨, 음제연 찾아왔어요?”서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가져왔어요. 바로 연단 시작하죠. 대신 호법으로 지켜주세요.”“네.”백주원 등은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서준영이 정제할 단약이 어떤 기이한 현상과 이상한 장면을 초래할지 모른 채...“여기 이분들은?”손미화가 뒤에 따라온 강주호 일행을 알아채고 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