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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구경민이 고윤희를 구해주고 일주일이 지난 뒤, 구경민은 고윤희를 자기의 여자로 받아들였다.

병원에서도 고윤희는 구경민이 직접 데리고 온 여자라 다들 고윤희를 구경민의 여자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의사들도 기분이 다 달랐다.

특히나 젊고 미혼인 여의사나 간호사들은 배가 아팠다.

서울에서 구경민은 젊음과 권력의 상징이었으니 말이다.

서울에서 구경민과의 결혼을 꿈꾸는 여자들은 마치 남성에서 부소경과의 결혼을 꿈꾸는 여자처럼 많았다.

그녀들은 두 눈 뻔히 뜨고 구경민이 밤새 다른 여자의 병실에 머무르는 꼴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구경민은 고윤희를 직접 씻겨주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고윤희의 창백하던 작은 얼굴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 뒤로 고윤희는 구경민을 ‘자기.’라고 불렀다.

고윤희는 병원의 수많은 여의사와 여간호사, 그리고 여성 환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구경민의 차에 올라 그의 집으로 갔다.

도우미들은 모두 그녀를 ‘아가씨’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초심을 잃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

고윤희가 구경민의 여자가 된 그해, 고윤희도 곧 서른이 되어갔다. 어릴 적부터 불공평한 대우를 받고 자라 온 그녀는 이 지저분한 세상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평온한 얼굴로 구경민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구세주님.”

그녀는 더는 병원에서처럼 구경민을 ‘자기야’라고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구경민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사리가 분명한 이 여자가 더 좋아졌다.

구경민은 그제야 연상의 좋은 점을 알게 되었다. 연하는 대체로 멋대로 행동하는 기분파이지만 연상은 성숙하고 속이 깊으며 사람을 귀찮게 굴지 않는다. 물론 고작 6개월 연상이지만.

구경민은 그녀가 좋았다.

“왜 그래요?”

구경민은 고윤희에게서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고윤희는 구경민을 존경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난 경민 씨의 아내가 되겠다는 헛된 꿈은 꾸지 않아요. 경민 씨의 여자친구도 바라지 않아요. 난... 사실 경민 씨의 썸녀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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