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7화

“맞아요.”

고윤희의 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

“친자 확인까지 했었죠.”

“....”

고윤희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우리가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지출도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때 부모님의 사업도 적자가 나면서 살던 집을 팔아 언니 오빠와 동생들에게 주었어요. 당연히 내 몫은 없었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부모님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갔어요. 부모님은 날 돈 때문에 바보한테 팔아넘겼어요. 난 그곳에서 4년을 감금당했죠. 4년을 햇빛도 못 보고 살았어요. 나 피부 엄청 창백하죠? 이건 지하실에서 감금되어 있다 보니 햇빛을 보지 못해서 그래요. 울어도 보고 외쳐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우리는 법적 부부라고 알고 있었기에 가정사에 끼어들려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얼마나 절망했는지 알아요? 좀 지나서 그 바보는 죽었어요. 하지만 그날 보셨던 그 자식이 날 데리고 서울로 왔어요. 맨날 도박으로 돈은 다 탕진했죠. 경민 씨가 날 도와주었던 그날, 그 자식은 내 몸을 오야지한테 팔려고 했어요. 내가 싫다고 반항하니 날 그렇게 만든 거죠.”

고윤희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려왔다.

그녀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더니 미소를 지으며 구경민을 바라보았다.

“비록 고졸이긴 하지만 공부도 잘했어요.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공부 엄청 열심히 했어요. 공부라도 잘하면 나에게도 눈길을 줄줄 알았죠. 그래서 난 눈치가 빨라요. 내가 뭘 하면 안 되는지, 뭘 해야 할지 다 알 수 있어요. 내 진짜 남편도 아닌 사람의 빚을 갚아주느니 차라리 다른 남자에게 내 몸을 주는 게 나아요. 내 구세주에게 다 바치고 싶어요. 내 구세주 옆에 있는 게 제일 행복한 날이 될 거 같아요. 나 말인데요. 일 년이라도 그렇게 행복하게 살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고윤희의 말을 들은 구경민은 마음이 복잡했다.

구경민도 당연히 청순하고 부드러우며 사람의 마음도 잘 이해해 주는 그녀가 탐났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가볍게 대하기 싫었다.

하지만 고윤희는 오히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